공유경제 배송 서비스 아마존 플렉스
아마존의 새로운 기행! ‘아마존 플렉스(Amazon Flex)’로 업계가 뜨겁습니다.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아마존은 오늘(현지기준 9월 30일)부터 공유경제 배송서비스인 ‘아마존플렉스(Amazon Flex)’ 시범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아마존플랙스는 일반인을 활용한 배송서비스입니다. 자차를 보유하고 운전면허가 있는, 그리고 21세 이상의 일반인이 아마존 플렉스 운송인에 지원할 수 있으며 시급은 18 ~ 25달러(약 2만 1300원 ~ 2만 9600원)입니다.
아마존은 아마존플랙스 지원자 모집에 있어 유연한 근무시간(Flexible Hours), 높은 급여(Great Pay), 근무 지속성(Consistent Work)을 강조했는데요. 선정된 지원자는 아마존의 당일배송 서비스인 아마존프라임나우(Amazon Prime Now) 상품에 대한 배송을 맡게됩니다.
현재 시애틀에 한정하여 서비스를 시작한 아마존플랙스는 빠른 시일내에 뉴욕, 볼티모어, 마이애미, 달라스, 오스틴, 시카고, 인디아나폴리스, 아틀란타, 포틀랜드로 확장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물류산업은 공유경제가 태동하는 다음 전장이 될 것임에 분명합니다. 물류는 물건의 흐름, 즉 ‘이동’을 근간으로 한 산업입니다. 그리고 국내만 해도 하루에 수천만명의 사람들(Crowd)이 움직이고 있죠.
이들의 움직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면 어떨까. 당연히 할 수 있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아마존의 공유경제 물류시장 진입은 다소 늦은 편인데요. 이미 해외에서는 DHL, 우버, 피기비 등 수많은 업체들의 공유경제 운송을 실험한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몇 개 업체가 공유경제 배송 서비스를 론칭, 운영하고 있는데요. 몇 가지 서비스를 살펴보겠습니다.
대한민국 소셜배송의 퍼스트무버 ‘SNS Quick’
SNS퀵은 지난해 8월 론칭한 국내 최초의 소셜배송 서비스입니다. 일반인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유롭게 시장에 진입하여 배송 의뢰를 할 수 있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SNS퀵은 플랫폼을 제공해주며, 그에 따른 배송 수수료를 통해 사업을 운영합니다.
아마존플랙스가 배송인에게 일정한 시급을 지급한다면, SNS퀵은 플랫폼 사용자인 배송인과 배송의뢰인과의 자율적인 운임책정 시스템을 만들었죠. 즉 배송인은 SNS퀵이 아닌 배송을 의뢰한 배송의뢰인에게 돈을 받는 구조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SNS퀵이 기존 퀵 서비스, 택배 서비스에 비해 갖는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SNS퀵 개발사인 유니넷소프트 김지훈 이사님의 말을 인용합니다.
SNS퀵 서비스는 단순한 퀵서비스 개념의 앱서비스가 아닙니다. 물론 오토바이 퀵배송이 차지하고 있는 부분에서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만, 기본적으로 SNS퀵의 경쟁 상대는 퀵서비스나 택배서비스 등이 아닌 물류산업 전체입니다. 당장 급한 물건이니 좀 비싼 가격을 주더라도 지금 바로 와서 물건을 보내주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요구에 응할 수 있는 배송인이 있다면 SNS퀵 서비스는 퀵서비스 또는 그보다도 빠른 서비스가 되는 것입니다.
SNS퀵이 론칭한지는 어느덧 1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국내에는 공유경제 배송을 표방한 유사 서비스들까지 등장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SNS퀵이 가진 배송인 인프라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원활한 ‘배송매칭’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SNS퀵은 배송인과 의뢰인 간의 실시간 채팅 서비스, 소셜 후기 유도 등 다양한 전략을 시행했습니다. 더 많은 배송인을 확보하기 위한 서울전역을 기반해서 보물찾기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모두의 배송 공유 서비스 ‘무버’
무버는 지난 3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공유경제 배송 서비스입니다. 앞서 언급한 SNS퀵과 거의 동일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충분한 ‘배송인 확보’ 문제는 SNS퀵뿐만 아니라 무버에게도 주어진 숙제였습니다.
때문에 무버는 초기 사업 론칭을 위해 전문배송인(Mover) 확보에 집중했습니다. 기본적으로 C2C 배송을 기반으로 하지만 충분한 배송인, 배송의뢰인 인프라가 확보되기 전에는 B2C 배송을 수행할 수 있는 전업 배송인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무버 개발사 아이에이치소프트 김재규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전문무버를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배송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여유시간이 많고, 무엇보다 확실한 신분을 가지고 있는 대학생 배송인 확보에 집중했으며, 이륜차 배송기사 및 용달기사들과 제휴를 통해 안정적인 전문무버를 확보하고자 B라인의 관계자 또한 만났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일까요. 무버는 오는 5일부터 국내 500억 매출 규모의 의류업체와 제휴를 통해 당일배송 서비스를 실시합니다. 일정수 이상의 고정물량을 확보한 것입니다. 아직 서비스를 론칭하지 않아 그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충분한 물량은 더 많은 대중 배송인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행가방의 남는 공간을 활용하라 ‘팩맨즈’
팩맨즈는 오는 10월 5일 오픈베타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는 공유경제 기반 배송 서비스입니다. 앞서 언급한 SNS퀵, 무버가 광의적이라면 팩맨즈는 다소 협의적입니다.
국내, 해외를 오고가는 여행객에만 집중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일반인을 활용한 직구, 역직구 서비스입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다소 어려운 해외직구 프로세스를 ‘일반인’을 활용하여 쉽게 풀어내고, 누구나 쉽게 좋은 상품을 직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팩맨즈는 베타테스트 이전에 정기적으로 해외를 오가는 일반인들을 확보하여 클로즈 테스트를 진행했었는데요. 이에 따른 소비자 반응이 꽤나 쏠쏠했다고 합니다. 배송인으로 활동한 사람들 또한 꽤나 많은 부가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 다른 그 지위를 독점(?)하고자 팩맨즈의 홍보를 막아 더 많은 공급자의 진입을 막았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사실 팩맨즈와 같은 서비스는 앞서 언급한 무버, SNS퀵도 집중했던 부분입니다. 실제로 월 평균 90건 가량의 무버 주문의 상당수는 ‘해외직구’ 의뢰입니다. 아무래도 소비자 입장에서 공유경제 기반 배송을 활용했을 때 가장 큰 편익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이런 ‘직구’ 분야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배송대행지’ 서비스를 활용한 직구 프로세스가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 어렵기도 하며, 블랙프라이데이 등 배송폭주 기간에는 기본적으로 10일 이상 걸리는 배송 리드타임 또한 대중을 활용한 배송을 한다면 상당시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5년 국내 해외 관광객 수는 1265만 명(올해 8월까지)입니다. 같은 기간 방한한 외래 관광객 수는 837만 명으로 그 숫자를 합치면 2100만 명에 이르죠. 만약 이들의 이동중에 빈 가방을 활용할 수 있다면? 단순 추산으로 한국 전체 국민수의 40% 이상 되는 숫자의 배송인을 확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공유경제 기반 배송, 숙제는 있다!
포스팅의 제목을 ‘일반인 배송시대’라 잡았는데요. 사실 아직까지 일반인 배송시대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좀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아직 이들 서비스는 성장 초기 단계이기도 하며,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일반인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에 대한 불신을 아직까지 지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대중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인데, 대중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은 분명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정서를 전환시키는 것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공유경제 기반 서비스는 그 서비스 규모가 커진다면 분명 기존 시장의 반발에 부딪칠 수도 있습니다. 과거 우버엑스가 국내 서비스 론칭 1년만에 서비스를 철수시켰던 것처럼요! ‘제도’에 대한 유연한 적용은 공유경제 기반 배송업체의 숙명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공유경제 기반 배송서비스 업체는 안정적인 매칭, 즉 배송인과 배송의뢰인 양단의 대중을 전부 만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아마존플랙스, 공유경제보다는 임시직경제(Gig economy)
반면 아마존의 ‘아마존플랙스’는 앞서 언급한 이들과는 달리 꽤나 안정적인 운영이 기대됩니다. 아마존은 유통, 물류를 통합한 기업입니다. 다른 공유경제 기반 배송서비스와 달리 ‘물량’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죠.
스스로 “배송의뢰인”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아마존플랙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송인’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엄밀히말하면 C2C 공유경제 배송이라기 보다는 아마존의 B2C 물류를 보조하는 ‘대중기사’를 모으고 있다는 점이죠.
때문에 블룸버그, WSJ, 포천 등 외신들은 아마존의 서비스에 대해 ‘공유경제’보다는 ‘임시직경제(Gig economy)’라는 말을 더욱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가진 대물량을 스스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 미국 전역에 그러한 물량을 보관할 수 있는 물류센터(Fulfillment Center)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이미 수많은 배송인프라를 실험하고 있다는 점은 다른 공유경제 배송 스타트업들이 갖기 힘든 차별우위이자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아마존의 새로운 실험이 과거 물류업체인 DHL의 실험, IT기반 공유경제 배송 스타트업들의 도전과는 다소 다른 각도로 보이는 이유입니다.
원문: 엄지용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