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UARTS의 「There’s an awful cost to getting a PhD that no one talks about」를 번역한 글입니다.
박사학위를 받는 게 쉽지 않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혹자는 밤새워 일하거나 식사를 거르지 않으면 제대로 박사를 하는 게 아니라고까지 말하기도 합니다. 박사과정이 쉬우리라 기대할 만큼 순진한 박사과정 학생은 드묾에도, 잘 거론되지 않는 괴로움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심리적인 문제입니다. 물리학 박사과정에서 보낸 나날은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지적으로 어려웠거나 일이 고되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정신적으로 무너져 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했고, 고립되었으며,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헤맸습니다. 공황장애가 찾아드는 일은 일상이었습니다.
학계의 수많은 사람이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처럼 외롭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버클리에서 발표한 2015년 연구에 따르면 대학원생의 약 47%가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2005년 연구에서는 대학원생 열 명 중 한 명이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2003년 호주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의하면 학계 종사자들이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비율은 일반인보다 서너 배 가량 높았습니다.
기실 많은 대학원생이 고강도의 지적 노동에 익숙해져 있으며 우울감을 통제하려는 노력이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마다 자신을 자책하곤 합니다. 고독감 역시 책에 파묻혀서, 혹은 실험실에서 홀로 일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대학원생들에게 부담이 됩니다.
또한 박사과정 학생들은 사기꾼 신드롬(imposter syndrome)을 자주 겪곤 합니다.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기 전, 이 역시 내 심리적 문제 중 하나였습니다. 학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과정은 순전히 운에 불과했으며, 학부과정과 석사과정에서 얻었던 높은 성적은 그저 행정상의 실수인 것만 같았습니다.
이는 내 우울감만큼이나 불안감을 자극했습니다. 뉴저지에서 사회학 교수로 종사하는 린다는 사기꾼 신드롬은 뛰어난 성취를 보이는 학생들이 그들과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에게 둘러싸일 때 흔히 일어나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스스로 충분한 능력이나 자격이 없는 사기꾼이라고 느끼는 건 흔한 일이며, 그렇게 느끼는 건 오직 자기 자신뿐이라고 믿곤 하지요.
마지막으로, 박사과정에 진학할 예정이거나 진학 중인 학생들의 경우 학계의 인력시장에서 겪게 되는 현실을 직시하고 올바른 계획을 세우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불확실한 미래는 학생들이 치러야 할 부담이지만, 자기 정체성의 전부를 대학원에 걸지 않으면 부담감에 짓눌리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만일 교수가 되는 게 꿈이라면, 그렇지 못했을 경우 인생이 어떠할지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보세요.
린다는 말합니다.
그 외에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요? 일 대신 가족, 친구들, 취미가 주는 즐거움을 통해 삶의 균형을 맞추는 걸 목표로 하세요.
원문: 뉴스페퍼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