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ALTERNET에 게재된 『What Happens When a Country Doesn’t Puritanically Freak Out About Teenagers Having Sex』을 번역한 글입니다.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은 10대에 첫 경험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10대는 부모들에게 이를 숨기며 이는 그들도 부모들이 이를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겠죠. 고등학교에서 여학생이 자기 방에서 남자친구와 있는 것을 들킨 뒤 외출금지를 당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부모 몰래 가지는 첫 경험은 오늘날 미국의 10대에게는 마치 통과의례와 같이 되었습니다 (80년대 초반의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는 이런 장면들이 있습니다).
메사추세츠 앰허스트 주립대의 사회학자 애미 샬레는 지난 10년 동안 청소년의 성생활에 대해 연구해왔습니다. 그녀의 책 『절대불가: 부모와 십대, 그리고 성문화(Not Under My Roof: Parents, Teens, and the Culture of Sex)』는 생활과 교육수준은 비슷하지만 10대의 임신률이 서구에서 가장 높고 낮은 두 국가인 미국과 네덜란드에 주목합니다.
샬레는 네덜란드와 미국의 10대들이 성생활을 시작하는 나이가 평균 17세로 서로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2006년의 조사는 미국의 소녀들이 네덜란드에 비해 두 배 더 낙태를 하며 8배 더 아이를 낳는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미국의 10대들 중 매년 300만 명이 성병에 걸리며 이는 전 연령에서 매년 성병에 감염되는 사람의 수의 1/4 이상에 해당합니다.
이런 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네덜란드의 10대가 미국의 10대보다 성관계의 횟수가 적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물론 빈곤은 출산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의 빈곤율은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는 피임과 성교육이 문제의 원인일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나는 샬레에게 그녀의 연구내용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70년대 성 혁명 이전에는 [성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강조가 심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는 아직도 그런 분위기가 남아있습니다. 나는 네덜란드에서는 어쩌면 성 혁명 이전에도 10대의 성에 관대한 분위기가, 예를 들어 10대에 약혼을 하는 것과 같은 문화가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즉, 오늘날 더 이상 ‘저 아이들은 평생을 약속했겠지’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이 아이들도 안전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고 특히 오늘날에는 성관계를 할 수도 있는 거지’라는 분위기가 있다는 거죠.
네덜란드의 성교육 수업 중 ‘영원히 사랑하리라’라는 정말로 유명한 수업이 있습니다. … 사람들은 ‘관계 수업’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어떤 성교육 수업에서는 성적 지향에 대해 이야기하며 선생님이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옆에 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지 말해봅시다.’ 그러니까 이들은 성을 현실적인 상황에 비추어 이야기하는 것이죠.
그러나 미국에서는 개인, 혹은 개인주의라는 개념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14살에서 16살 사이의 청소년들이 사랑을 해도 되는지, 혹은 어떤 사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회가 이중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성은 정상적인 성적 관계라는 맥락 속에 자리 잡지 못하고 어떤 기준점 없는 충동으로만 존재하게 되지요. 성은 더 두려운 존재가 되고, 특히 사춘기의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게 되구요.
미국의 50개 주 중 37개 주는 성교육에 금욕적인 내용을 포함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25개 주는 금욕적인 내용을 더 강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19개 주는 부부간의 성관계에 중점을 둡니다. 그리고 13개 주는 10대의 성관계와 임신이 가져올 부정적인 결과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에이즈에 대해 가르칠 때, 단 19개 주만이 콘돔과 피임방법을 같이 가르치게 되어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10대의 높은 임신율과 성병 비율을 볼 때 금욕을 강조하는 성교육이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교육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단지 교육계의 분위기 때문은 아닙니다. 미국이 가진 문화적 경향에서 우리는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종교적 이유만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개인을 대하는 방식, 그리고 사랑이나 연애의 의미에 대한 사회적 통념과 이런 사건들을 10대에 겪는 것에 대해 사회가 보여주는 태도가 여기에 영향을 끼치고 있죠. 이들은 하나로 엮여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 문제가 바로 피임이죠. 청소년들에게 피임약을 팔아도 될까요? 네덜란드에서는 청소년들에게 피임약을 팔 수 있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 10대의 임신률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또 사람들이 10대의 성관계에 대해 가진 두려움도 낮아졌고요. 10대들의 성관계와 원치 않는 임신, 그리고 인생이 꼬이는 것의 관계가 낮아지게 됩니다 물론 낙태수술을 허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죠.
그리고 세 번째 요소가 종교적인 면이라고 봅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심하게 종교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종교가 이들에게 ’공포를 유지해야 합니다. 설사 성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기만 한다면 성생활은 위험하지도, 또 아이들의 인생을 망치게 하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아이들이 성생활에 공포를 느끼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라고 가르치는 나라에 살다 보면 ‘어떻게 하면 성은 인생에 있어 매우 위험한 요소라는 가치관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다들 하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 문화와 사회에 실제 신앙을 가진 이들 이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에 존재하는 ‘순결운동’은 젊은이들에게 혼전 순결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운동입니다. 이 주장은 종종 어린 소녀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재작년, 네바다 주의 흑인 경찰협회 회장 레지나 코워드는 자신의 교회를 중심으로 혼전 순결의 중요성을 알리는 지역 모임을 이끌었습니다. 그녀는 혼전 성관계가 유발하는 네 가지 문제로 성폭행, 폭력배, 마약, 매춘을 들었습니다.
그해 5월 라스베가스에서는 ‘순결을 선택하자’ 행사가 열렸습니다. 125명의 학부모와 아이들은 포주와 창녀들의 인터뷰를 보고 현대 노예매매에 대해 배웠으며 마약에 중독된 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았습니다. 매춘에 발을 들였다가 성병에 걸려 사망한 소녀들을 주제로 한 재현극도 있었습니다. 라스베가스 선 지는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각각의 독백은 그 소녀들이 들것에 실리고 결국 관에 들어가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순결운동의 모든 행사가 이렇게 극적인 것은 아닙니다. 많은 ‘순결 무도회’는 전통적인 행사처럼 아버지와 딸의 춤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유일한 차이는 무도회의 마지막 순간에 아버지와 딸이 서로 서약을 교환하는 것입니다. (딸은 아버지에게 결혼 전까지 순결한 상태를 유지할 것임을 서약합니다) 어떤 행사에서는 5살 난 여아를 참여시킨 적도 있습니다.
때로 이들은 아버지는 딸을 지저분하고 발정 난 남자애들로부터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을 주입하기도 합니다. 이런 주장들에서 우리는 십대들의 성관계는 곧 실수이며 부모가 두려워해야 할 행동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는 정말 성차별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네덜란드는 정확히 이 지점에서 미국과 다르게 가르칩니다. 그들은 소년들이 자신을 감정을 가진 로맨틱한 사람으로 생각할 여지를 남깁니다. 미국의 소년들이 로맨틱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문화적으로 그래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을 받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그런 감정을 느꼈을 때 이런 종류의 양가적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내가 남자가 맞는 걸까? 또는 이 감정이 나를 남자가 아니게 만드는 걸까? 혹은 그저 남자가 되어가는 소년인 걸까?’
소녀들의 경우, 네덜란드에서는 여성에게 선택의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더 강조합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런 대화를 합니다. 곧,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또 네가 어떤 것을 느끼는지를 생각해보게 하지요.
네덜란드는 성교육 중에 남녀의 자위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극히 드문 나라입니다. 여성들이 자신의 성적 기쁨과 자신의 몸에 대해 알게 될 때 진정한 성적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요. 미국에서는 이런 것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샬레는 자신의 글 ‘우리는 정말 청소년의 성생활을 걱정해야 하는가?(Must We Fear Adolescent Sexuality?)’에서 네덜란드의 부모들에게는 자신의 아이들이 성생활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용어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에어 안 토에 진(er aan toe zijn)”으로 영어로는 “준비된(being ready)”으로 번역됩니다.
지난 30년간 네덜란드 사회는 청소년의 성생활을 받아들이고 이들이 손쉽게 피임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습니다. 성에 대한 대화가 가정에서 종종 이루어지며 많은 청소년들은 첫 경험을 자신의 집에서 가집니다.
나는 미국의 드라마에서 소녀들이 어떻게 그려지는지를, 특히 부모들이 자신의 딸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며 늘 놀랍니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에서도 말이지요. …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트>가 떠오르네요. 그 드라마에 나오는 부모는 매우 좋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의 딸에게 하는 성교육의 내용은 끔찍한 수준입니다. … 그들은 그저 남자애들이 어떻게 그녀를 이용하려 할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지금 사랑에 빠져 있는 딸에게 성이란 매우 나쁜 것이라고 가르치는 셈이죠. 이 상황은 정말 흥미로운데, 그 이유는 … 그녀가 연인과 성관계를 가지게 되는 순간 그녀는 이로 인해 자신의 부모를 실망시키게 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볼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도대체 언제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거지? 성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걸까? 지금 저 상황에서 도대체 뭐가 문제가 되는 걸까?’
금욕 위주의 성교육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람들이 이 때문에 자신의 성 충동을 자신이 제어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해 두려워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에 빠지게 된다는 점도 있습니다. 즉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정적인 내용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이런 관행은 중지되어야 합니다.
또한,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에 빠진 젊은이들은 성적으로 건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즉 금욕 위주의 성교육은 젊은이들이 임신에 대해 배우지 못하게 한다는 점을 제외하고서라도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젊은이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성을 인생의 즐거움으로 여길 수 있게 만드는 포괄적인 성교육입니다.
네덜란드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줍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교훈은 성병, 에이즈, 그리고 원치 않는 임신들에 대해 이를 가지고 젊은이들을 협박하는 것보다, 이를 솔직히 가르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입니다.
원문 : 뉴스페퍼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