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스타트업 바람이 불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20대 친구들의 관심도 뜨겁지만 이제 가장 안정적인 자리에 있는 40대 친구들도 만나면 화두가 스타트업입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 그것이 ‘스타트업’입니다. 새로운 솔루션이든 새로운 커뮤니티든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두려움이라는 상자에 욕망을 가뒀다가 너도나도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접하다 보니 그 상자를 열어버린 사람들이 많은 거겠지요.
스타트업은 아름다운 조직입니다. 몇몇이 모여 놀라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열망으로 뜨겁게 일하죠. 그러나 뜨거운 만큼 실패의 냉혹함도 크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스타트업은 정말 아이디어 싸움일까?
스타트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너무나 멋지다고 느낍니다. 내가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누군가 바로 시작할 것 같은 초조함을 느끼기도 하고 내 아이디어를 누군가 베껴가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합니다.
처음 콘텐타를 시작했을 때 사업을 해보지 않은 친구들은 이런 질문부터 먼저 합니다. 트레이드마크는 등록하셨어요? 누군가 베낄 수도 있을 텐데 어떻게 할 건가요? 너무 많은 사람들한테 미리 말하지 마세요.
하지만 이미 사업을 해본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사업의 성공에 아이디어란 모든 것인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 성공의 주요 요인들은 뭘까요?
- 아마도 아이디어? 네, 아이디어가 없으면 시작할 수가 없지요. 하지만 실제로 해본 사람은 압니다. 내가 그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동시에 수많은 사람이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있다는 것을.
- 아, 그러면 뭘까요? 팀! 강한 팀. 같은 목표를 갖고 있고 열정으로 뭉친 팀.
모두가 계획이 있죠. 얼굴에 큰 펀치 한 방을 얻어맞을 때까진요.
– Mike Tyson
팀은 중요합니다. 사업에는 항상 이런 일이 생기죠. 큰 한 방을 얻어맞고 아무 생각도 안 나는 순간이요. 그럴 때 다시 일어나서 그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이 팀의 힘입니다.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순간에 함께 그 상황을 뚫고 나가는 팀. 세 발의 솥처럼, 한 다리가 휘청거려도 다른 두 다리로 버티고 상황을 뚫고 나가야 합니다. 버티고 견디고 살아남아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 또 하나 당연히 중요한 것은 사업 모델이죠. 시장이 있어야 하고 고객이 있어야 하고 그 고객으로부터 돈을 벌어야 사업이 살아남습니다. 스타트업의 세계에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새로운 테크를 개발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어떤 경우 매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큰 투자를 받는 것을 보면 매출을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오해입니다. 당장 눈앞에 매출이 없더라도 사업 모델 자체가 어떤 쓰레숄드(Threshold)를 넘어갈 때 큰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사업모델이 있거나 적어도 사업 구조가 영속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에 눈먼 돈은 없습니다. 적어도 내게 그런 눈먼 돈이 찾아올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아야 합니다.
- 또 하나의 포인트는 타이밍입니다. 시장에 너무 빨리 나왔나 아니면 너무 늦었나? 내 서비스와 솔루션을 쓰게 하기 위해 시장과 소비자를 교육해야만 한다면 이른 것이고, 그곳에 이미 경쟁자가 많다면 늦은 것이죠. 하지만 도대체 언제가 적기일까요 ?
이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
흥미로운 조사가 있습니다. 성공한 스타트업과 실패한 스타트업을 비교해본 결과 무엇이 가장 큰 차이를 만들었나를 본 것이죠. 테드 강연에서 Bill Gross는 위의 네 가지에 ‘펀딩’이라는 요소를 더해서 다섯 가지 요소로 스타트업을 비교해 봤습니다.
그의 발견은 실패한 스타트업도 훌륭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고 그중 다수는 성공적으로 보이는 사업 모델을 이미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그가 말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이밍’이었습니다.
타이밍! 타이밍! 타이밍!
성공한 스타트업과 실패한 스타트업의 차이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이밍, 다음으로 팀, 아이디어는 그 다음이었다는 겁니다.
아이디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성공에 그보다 더 중요한 다른 요소가 있었다는 것이죠. 비즈니스 모델이나 펀딩이 하위인 것은 이해가 갑니다. 시작할 때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 보이는 경우에도 커뮤니티가 충분히 커지거나, 그 기술이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라면 나중에 사업모델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펀딩은 종종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의 경우가 생깁니다. 자본이 충분하다면 더 크게 시도해볼 수 있지만 그것이 성공을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초기에 적은 자본으로 시작하더라도 시장의 관심을 끈다면 요즘 같은 때에는 자본을 얻는 것이 아주 어렵지도 않습니다.
빌 그로스는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에어비앤비를 예로 듭니다. 물론 에어비앤비는 좋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했고 실행도 잘했고 팀도 좋습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가 시작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누가 잘 모르는 사람의 집에 가서 잘 것이냐 또는 더 어려운 것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자기 집을 누가 내어놓을 것이냐” 라고 했어요. 낯선 이에게 자기 집을 내어놓는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았죠.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미국의 경기가 급속히 위축될 때 시작했습니다. 누구나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어야 했지요. 이런 필요성은 낯선 이에게 집을 내어놓는 거부감을 극복하게 했습니다.
우버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친구 중 오래전 90년대 말에 벤처를 하다가 말아먹은 친구가 있습니다. 지금의 아이튠즈 같은 프로그램을 구상했죠. 하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인터넷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소셜도 없었고, 음원을 구입하는 시장 구조도 훨씬 복잡했죠.
고객의 요구를 중심에
타이밍을 보기 위해서는 아주 솔직하게 현실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나의 아이디어가 정말로 ‘지금’,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가? 이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거나 혹은 무시할 만큼 크지 않다면 혹은 당신의 솔루션이 기술적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당신의 아이디어는 당신의 고집이나 환상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잠재 고객을 미리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 보다는 그들의 문제와 해결방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업을 시작하고 제품을 개발하기 전에 먼저 고객을 만나시고, 제품 개발 중에도 계속 고객과 대화를 나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