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ul Graham의 「Six Principles for Making New Things」를 번역한 글입니다.
Arc 출시에 격렬한 반응이 터져나오면서,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즉, 제가 기획에 대한 철학이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발견했습니다. 가장 명료한 비판가들이 하는 얘기는 Arc가 너무 빈약해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년 동안 작업했는데, 겨우 수천개의 매크로가 전부라고? 왜 좀 더 중요한 문제를 다루지 않았는가?
저는 이런 반응에 대해서 고심하면서, 뭔가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기에 비아웹(Viaweb), Y 컴비네이션, 그리고 제 에세이 대부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과 똑같았습니다.
저희가 비아웹을 출시했을 때에, VC들과 e커머스 ‘전문가’들에게는 바보 같았습니다. 저희는 오피스텔 방 하나에 들어간 몇 명이었는데, 1995년에는 이게 지금처럼 멋있어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관점에서 저희가 만든 건 소프트웨어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에게 소프트웨어는 윈도우 어플리케이션을 연결하는 뭔가 거대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아웹은 그들이 처음으로 보는 웹 기반 어플리케이션이었기 때문에, 그냥 웹사이트와 다를바가 없어보였습니다. 그들은 비아웹이 신용카드 결제를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자 더 멸시했습니다 (사실 첫해 동안 신용카드 결제를 도입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 e커머스는 결제가 핵심이었습니다. 뭔가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비아웹은 모든 경쟁자를 짓밟았습니다.
Y 컴비네이션에 대한 초기 반응도 거의 똑같았습니다. 너무 가벼워보여서 비웃음을 샀습니다. 벤처 투자는, 적절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수개월 동안 진지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 다음에 백과사전 두께의 서류에 조건을 정리한 시리즈 A 라운드에서 소수의 벤처에게 수백만 달러를 주는 것이어야 했습니다. Y 컴비네이션은 하찮아 보였습니다. 물론 Y 컴비네이션이 비아웹처럼 될거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모방자들의 수를 세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방법에 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페이지뷰를 세는 방법 외에는 제 에세이들이 성공적인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제가 처음에 시작했을 때에 비해서 반응이 좀 달라졌습니다. 처음에 악플러들의 기본적인 반응은 (명료하게 번역한다면):
이 자식은 누구고, 이런 내용에 대해서 글을 쓸 자격이 뭐지? 난 이 에세이를 읽지는 않았지만, 이 주제에 대한 학위를 가진 사람들이 수많은 책까지 썼는데 이렇게 짧고 일상어로 쓴 글이 이런 주제에 대해서 의미 있는 내용을 담을 리가 없어.
물론 이제 새로운 세대의 웹사이트에 새로운 세대의 악플러들이 등장했지만, 적어도 이들은 “이 자식은 누구야?”는 빼고 시작합니다. 자, 사람들은 초기에 비아웹과 Y 컴비네이션과 제 에세이들에 대해서 한 말을 Arc에 대해서도 하고 있습니다. 왜 이게 반복될까요? 저는 이 4가지 일에서 제 작업 방식이 모두 동일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 실제로는 해결되어야 하지만
- 사람들이 간과하는 문제에 대해서
- 단순한 해결책을 찾아서
- 최대한 편안하게 전달하는데
- 매우 투박한 버전 1로 시작하고
- 빠른 속도로 개선하는 겁니다.
제가 이 원칙들을 구체화하자 뭔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게 있었습니다. 이건 업신여기는 초기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과 거의 동일합니다.
단순한 해결책이 더 좋지만, 복잡한 해결책만큼 멋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간과하는 문제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문제라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편안하게 해결책을 전달한다는 것은, 그냥 포장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해결책을 이해해야 하는 귀찮음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투박한 버전 1로 시작한다는 것은 언제나 초기 시도가 작고 불완전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는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단번에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대부분 사람이 바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뭔가 있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습니다. 역발상 투자 펀드처럼, 이 전략을 따르는 사람은 일반적인 사람이 볼 때에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되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역발상 투자 전략처럼, 그게 핵심입니다. (장기적으로) 이 기법이 성공적인 이유는, 사람들이 적합해보이기 위해서 포기하는 모든 이점을 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간과하는 문제를 다루면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은데, 경쟁이 적기 때문입니다.
편안하게 해결책을 전달하면 (a) 해결책을 거창하게 보이려고 하기 위한 노력을 절약할 수 있고, (b) 당신의 청중 뿐 아니라 당신 자신을 속이는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투박한 버전 1을 출시하고 개선하면, 당신의 해결책은 자연 발생적인 상상력의 도움을 얻을 수 있는데, 파인만(Feynman)이 얘기한 것처럼 이것은 언제나 당신 자신의 상상력보다 더 강력합니다.
비아웹의 경우 단순한 해결책은 서버에서 소프트웨어가 구동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간과되는 문제는 자동으로 웹사이트를 생성하는 것이었습니다. 1995년 온라인 상점은 디자이너들이 수동으로 만들었지만 저희는 이게 규모를 달성하지 못할 걸 알았습니다. 편안한 해결책은 저였는데,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어떤 소매업자 사무실에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투박한 버전 1은, 제 기억이 맞다면, 처음 출시됐을 때에는 코드가 1만 줄도 안 됐습니다.
이 기법은 벤처와 프로그래밍 언어와 에세이를 초월합니다. 아마 모든 창조적인 작업에 해당될 겁니다. 확실한 것은 미술에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인데, Cezanne과 Klee가 이렇게 작업했습니다. 저희가 투자한 벤처가 이런 식으로 활동하라고 권고한다는 점에서 Y 컴비네이션에서는 돈까지 걸었습니다.
언제나 코 앞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이 시대에 뒤떨어진 전통에 얽메이거나 인공적으로 대단해보이는 것을 하다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서 간과하게 된 단순한 것들을 찾아보세요. 나중에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얘기할 만한 것을. 진짜 문제가 뭔지 알아낸 다음에, 그걸 해결하도록 하세요. 회사처럼 보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마세요. 장기적으로 승리하는 것은 제품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출시해서, 유저들에게서 뭘 만들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도록 하세요.
레딧(Reddit)은 이 방법의 전형적인 경우입니다. 처음에 레딧이 출시됐을 때에, 아무 것도 없어보였습니다. 디자인적으로 무식한 사람들에게는 의시적으로 간소화된 디자인이 마치 아무런 디자인도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레딧은 진짜 문제를 해결했는데, 바로 뭐가 새로운지 사람들에게 알려준 다음에 비켜주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됐습니다.
이제 이 아이디어가 대중화되면서 당연해 보입니다. 사람들은 레딧을 보면서 창업자들의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는 모든 것들처럼, 실제로는 훨씬 더 어려웠습니다. 레딧은 너무 격렬하게 흐름에 저항을 한 끝에 흐름을 바꿔버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마냥 흐름에 실려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따라서 레딧을 보고 “나도 저런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할 때마다 기억하세요: 이런 아이디어는 주변에 널려있습니다. 하지만 (당신 기준에) 틀려보이기 때문에 당신이 무시하는 겁니다.
원문: Nextra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