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진짜 경쟁 대상은?
경쟁이란 무엇인가? 경쟁에 어떤 정의(definition)을 가지고 있는가? 투자자들이 ‘당신의 경쟁사가 어디인가’라고 묻는다면 경쟁사가 어디라고 답할 것인가? 경쟁자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기업이 경쟁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을 깊이 생각해본 적 있는가?
스타트업의 경쟁 대상은 바로 고객이다. 모든 기업이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결국 고객의 시선과 만족한 반응을 얻지 못하면 도태되고 만다. 그러므로 경쟁 대상은 제품·서비스가 선택받는 걸 방해하는 옵션, 또는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모든 다양한 옵션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때 무가지 신문인 《메트로》는 데일리포커스 등 여러 무가지 신문과 경쟁했다. 하지만 탁월하게 나은 대안인 스마트폰이 나오자 모두 지하철에서 퇴출되었다. 무가지 신문의 경쟁에는 자기들끼리 하는 것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라는 간접 옵션(indirect option)이 있었다.
더 탁월한 대안만이 경쟁에서 승리한다
온라인 게임의 경쟁자는 단지 MMORPG를 만드는 업체가 아니다. 피처폰 시대에는 전혀 경쟁 대상이 아니었던 기업이 모바일 시대에는 온라인 게임 업체의 경쟁사가 되어 위협한다. 온라인 게임의 경험보다 나은 경험을 속속들이 만들어내며 더 탁월한 대안을 주기 때문이다.
눈앞의 동일·유사 기능을 제공하는 기업이 경쟁사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경쟁을 좁게 정의하는 것이다. 진짜 경쟁 대상은 ‘특정 맥락 안에서 고객이 선택하도록 만드는 모든 것’이다. 그렇기에 경쟁자를 따라 하거나 반대로 막연히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제아무리 좁은 경쟁 범위 내에서 싸워도 더 큰 가치가 오면 전체가 밀려난다. 경쟁 자체에만 신경 써서 잘못 인식한 경쟁 대상에게 이기려고 한다면 돈과 시간과 인력만 사용하다가 망할 것이다. 경쟁사로 인식한 업체가 광고해서 나도 광고하고, 특정 기능을 제공해서 나도 기능을 붙이며 경쟁 자체가 목적이 된 것처럼 행동하면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경쟁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더 나은 가치 제공에 목적을 두고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경쟁에서 승리한다. 경쟁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스타트업의 방향을 잘못 인도하고 수명 단축을 재촉한다.
대기업이 뛰어들면 어쩌지?
첫째, 대기업이라고 해서 뭐든 잘하는 것은 아니다. 제품/서비스의 핵심은 돈이나 다수의 인력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드롭박스도 초기 핵심 기술 구현은 드류 휴스턴 혼자서 만들었고 Y 콤비네이터에 지원했을 때도 팀 구성에 본인 혼자밖에 없었다. 구글의 페이지 랭크 알고리듬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개발한 것이다.
둘째, 대기업도 사업의 정체성이 있다. 정체성에 맞지 않는 신규 사업을 해서는 성공하기 힘들며 대개는 할 수도 없다. 셋째, A급 인재는 돈을 버는 핵심 사업에 배치되어 있고, 한번 해보자는 수준의 사업에는 A급 인재가 아닌 사람들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목숨 걸고 종일 그것만 고민하는 창업팀과 같은 수준의 솔루션이 나오겠는가? 아마존 초기 반스앤노블은 제프 베조스에게 온라인 사업 분야에서 박살 내버리겠다고 협박했지만 결국 B급 인재로 구성된 엉성한 온라인 사업부를 만들었다가 결국 해산했고 지금은 1/100 규모의 회사로 역전되었다.
대기업이 뭘 한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미친듯이 몰두해 답을 찾으려는 지하 단칸방에서 고민하는 스타트업을 겁내야 한다. 경쟁의 본질, 목적, 대기업의 진입 등에 신화를 버리고 스타트업을 운영해야 한다.
원문: Nextra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