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게이트와 통진당 해산으로 2014년을 떠나보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015년을 떠나보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여기저기서 2015년 결산이다, 총정리다 하며 바쁜 시기인데요, 여기에선 세계적인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 유저들이 선정한 2015년 최고의 (영미권) 영화 10선을 정리해봤습니다.
10.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지난 몇 해가 그랬듯, 앞으로 몇 년간도 마블 유니버스의 시대가 이어질 듯합니다. 전작 <어벤져스>와 이전의 단독 시리즈들에 비해 만듦새가 떨어지고, 점점 마블 덕후만을 위한 떡밥물이 되어 간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여러 히어로들의 갈등과 협력, 그들의 고뇌를 화려한 영상과 함께 잘 버무려냈다는 점에선 충분히 이 리스트에 오를 만한 작품이겠지요.
9. 앤트맨
마블의 히어로 영화지만 그간의 마블 히어로 영화와는 조금 다릅니다. 어마어마한 스케일떡밥과 휘황찬란한 히어로 군단은 없지만, ‘사이즈’가 다른 액션과 참신한 캐릭터, 거기에 더해진 적절한 유머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8. 엑스 마키나
“판단과 감정을 가진 로봇의 자아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 “로봇에 자아가 있다면, 그 로봇을 만든 인간은 신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것인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전혀 새로울 게 없는 SF의 오랜 질문들을 이 작품은 단 네 명의 배우와 한정된 공간에서 팽팽하게 잘 표현해냈습니다.
7.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Manners, Maketh, Man.” 호쾌한 B급 액션처럼 보이지만, 그 속은 철저하게 계산된 수많은 연출과 기존 문법에 대한 파괴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그 특유의 강렬한 ‘약빤 연출’ 때문에 호불호가 좀 갈리겠지만, ‘스파이 액션’이라는 장르에 획을 긋는 작품으로 남을 것은 분명합니다.
6. 나와 얼,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한국엔 아직 개봉하지 않았지만, 선댄스 영화제를 휩쓸며 극찬을 받은 작품입니다. 제시 앤드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친구의 의미를 모르던 소년이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소녀를 위한 영화를 찍으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백이 강조된 연출과 복합적인 감정의 표현이 특히 기억에 남을 작품입니다.
5.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국제적인 범죄 조직과 그들을 검거하기 위한 정부 기관의 대치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전형적인 범죄 액션일 것 같지만, 이 작품은 그 과정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관객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과연 정의란 무엇인지, 선과 악의 경계는 어디인지, 그것이 존재하기는 하는지 끊임없이 되뇌게 됩니다.
4.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닥터 드레, 이지 E, 아이스 큐브, MC 렌, DJ 옐라, 이들이 모였던 전설적인 힙합 그룹 N.W.A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미국에서 큰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현실의 인물에다 전설적인 그룹을 다룬 영화다 보니 미화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시대극이란 측면에서 충실히 ‘전설’을 그려내었습니다. 전설에 걸맞은 음악은 덤.
3. 마션
역대 가장 낙천적인 재난 영화. <로빈슨 크루소>와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화성과 지구 양측에서 유쾌하게 전개됩니다. 지향점은 확실히 다르지만, 어쨌든 2013년의 <그라비티>, 2014년의 <인터스텔라>를 잇는 SF 명작이라고 하기에 충분합니다.
2.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SF의 고전이 돌아왔습니다. 시리즈 특유의 자동차 액션을 새롭게, 그리고 더 강렬하게 성공적으로 재해석해내며 세계적인 극찬을 받았습니다. 영화만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증명한 명작이었습니다.
1. 인사이드 아웃
“진짜 나를 만날 시간.” 픽사의 상상력이 또 하나의 걸작을 탄생시켰습니다. 슬픔은 슬퍼야만 극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우리는 또 어른이 되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