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연말을 뜨겁게 달구는 연인들의 명절 크리스마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 분위기가 반갑지만은 않을 테다. 평소에도 집 떠나면 고생일진대, 이맘때 괜히 밖을 떠돌다간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캐럴 노이즈와 휴먼 어택으로 크게 내상을 입을 수도 있으니 다들 곱게 집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
26일까지 자는 방법도 소용없다. 올해는 크리스마스가 금요일이라 일요일인 27일까지도 그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시작하면 순식간에 3일을 지워버릴 수 있을 중독성 게임 10편을 준비했다.
문명 시리즈
인류 최초의 타임머신(물론 과거로는 가지 못한다). 합법적 마약. 턴제 시뮬레이션으로 문명을 발전시켜 다른 문명과 경쟁하는 것이 골자이다. 높은 사실성과 전략성, 거기에 적절한 고증이 더해져 대작이 탄생했다. 중독성 게임 하면 언제나 가장 먼저 언급되는 작품으로, 한 턴만 더, 한 턴만 더 하다가 해가 뜨고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문명하셨습니다.”, “오후 3시에 시작했는데 왜 아직도 오후 3시지?” 등의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연애 중인 친구를 위해 오늘 밤 추천하는 지혜를 발휘해보자.
<문명 5> 구매하기
동급생 2
미연시계의 영원한 명작. 매력 넘치는 여러 캐릭터와 상당히 굉장히 높은 난이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래 봤자 현실 연애보다는 쉽다. 나루사와 유이는 빼고… 배경이 겨울에, 다양한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으니 지금 시기에 플레이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현실에서 못 하는 거, 게임에서라도 실컷 즐기자. 기본적으로 19금이긴 하지만 12세 이용가 버전도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난이도는 12세 쪽이 더 어렵다.(?) 15명의 히로인을 모두 공략하다 보면 어느새 새해가 밝아오고 있을 것이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
한때 막장제조 게임으로 이름을 날렸던 경영 시뮬레이션. 자신만의 놀이공원을 건설하는 게임인데, 특히 롤러코스터 디자인 부분이 일품이다. 일부러 사고를 내거나 트랙을 끊는 변칙 플레이도 가능한데, 의외로 많은 플레이어들이 즐기는 정상 플레이이다. (…) 마치 GTA에서 신호 지키며 운전하는 게 비정상인 것처럼 말이다. 연휴에 괜히 사람 미어터지는 롯데월드, 에버랜드에 갈 생각 하지 말고 같이 갈 사람이 있느냐고 먼저 묻는 게 예의 아니냐? 집에서 나만의 에버랜드를 만들어 보자.
<롤러코스터 타이쿤 2> 구매하기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
문명, 풋볼 매니저와 함께 3대 악마의 게임으로 꼽힌다. 턴제 시뮬레이션으로 맵 곳곳을 누비며 자원을 모아 세력을 발전시켜 상대를 멸망시키는 게 개요이다. 단순할 거 같지만 세력별로 다양한 유닛과 테크 구성으로 하면 할수록 더 깊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희대의 명작으로 꼽히는 3편 후부터는 평가가 그리 좋지 않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할 일 없는 친구와 함께 멀티 플레이를 하다 보면 시간도 보내고, 우정도 깨질 수 있을 것이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3> 구매하기
마인크래프트
블록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재료를 모아 도구를 만들고 집을 짓는 단순한 게임인 것… 같지만 사실 어마어마한 확장성을 가진 마의 게임이다. 블록을 자유롭게 쌓을 수 있기에 레고처럼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웅장한 성을 만들거나 캐릭터 상을 짓는가 하면, 블록을 픽셀처럼 이용해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심지어 장잉력을 발휘해 게임 속 게임을 만들기도 한다. 일단 재미를 붙이면 크리스마스 연휴 정도가 아니라 2016년을 날릴 수 있을 테니 꼭 한번 해보자.
<마인크래프트> 구매하기
도미네이션즈
모바일 문명 건설 시뮬레이션으로, 자원을 모아 문명을 발전시켜 다른 플레이어와 겨루는 것이 목표이다. 일단 시작하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자원 회수해야 하는데, 내 마을이 털리진 않았을까, 이제 건설 다 끝났을 건데, 가서 열매라도 채집할까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머리에 떠돈다. 소셜 기반이라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고, 최대 100명이 참여하는 길드전도 준비되어 있으니 연휴를 지우기엔 적격이다. 썸남썸녀는 시간을 들인다고 더 가까워지지 않지만, 내 마을은 들인 시간만큼은 발전할 수 있으니 크리스마스랍시고 괜히 떠돌지 말고 마을이나 발전시키자.
식물 vs 좀비 시리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타워 디펜스 게임. 타워 디펜스 게임답게 중독성이 엄청나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다양한 좀비들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식물을 조합해 막아내는 재미가 상당하다. 엔딩을 본다고 하더라도 결코 게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무한 모드와 퍼즐 모드 등 다양한 모드가 존재하고, 또 기존 미션이 제한이 걸린 채로 다시 나오기에 매번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크리스마스다 뭐다 해서 괜히 청계천 같은 곳에 가서 좀비처럼 파김치가 되지 말고 집에서 편안히 좀비를 때려잡자.
<식물 vs 좀비> 다운로드
PC / iOS / 안드로이드
삼국지 시리즈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명작 역사 시뮬레이션. 플레이어는 삼국지 속의 군주 또는 장수가 되어 천하를 통일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펴게 된다. 시리즈별로 시스템이 조금씩 다르지만 한 턴만 더, 한 턴만 더 하다가 해가 뜨는 광경을 보게 된다는 점은 똑같다. 장수제로는 10편, 군주제로는 11편을 추천한다. 크리스마스다 뭐다 해서 연인들이 사사로운 정에 얽매일 때 우리는 천하를 논하도록 하자. 혹여 삼국지 시리즈에 이미 익숙한 사람이 있다면 이참에 <삼국지> 시리즈의 시스템이 더 훌륭하게 적용된 <신장의 야망> 시리즈를 플레이해보길 추천한다.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시리즈
유럽의 트럭 운전사가 되어 화물을 배달하는, 개요만 보자면 단순한 게임이다. 그런데 시뮬레이터란 이름답게 현실성이 상당하다. 레이싱 게임 특유의 속도감은 이 게임에선 결코 볼 수 없다. 물론 가능이야 하겠지만, 괜히 그러다 교통 법규를 위반하거나 화물이 손상되기라도 하면 정말 플레이어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오죽 현실적이었던지 이 게임 때문에 화물연대를 지지하게 되었다는 사람이 나올 정도. (더불어 화물연대 조끼를 입고 플레이하면 게임이 더 잘 풀린다 카더라.) 이게 정말 재밌을까 싶은데, 하다 보면 진짜 계속하게 된다. 이번 연휴는 날도 추운데 괜히 밖을 떠돌지 말고 집에서 편안히(?) 유럽 경관을 즐겨보도록 하자.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 구매하기
풋볼 매니저 시리즈
일명 FM. 수많은 축구 팬을 현실의 축구와 유리시켜버린 악마의 작품. <문명> 시리즈,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와 함께 3대 악마의 게임으로 불린다. 축구팀의 감독이 되어 구단과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이 게임의 기본적인 목표. 여타 중독성 게임과 마찬가지로 현실성이 상당하고, 단순한 플레이를 넘어 현실과 혼동될 정도로 몰입감이 높다. 남편이 밤새 FM만 한다고 이혼 소송이 제기된 사례가 있을 정도. 그러니 크리스마스를 맞아 특별히 유부남 친구들에게 추천해주도록 하자.
<풋볼 매니저 2015>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