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e스포츠 시장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작년 10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2014 롤드컵’ 결승전에 15년 e스포츠 역사상 전무후무한 4만명이라는 유료관객들이 몰려왔다. 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국회의원들까지 나서 e스포츠는 이젠 더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대중의 놀이문화이고, 유료 콘텐츠로서도 손색없다고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웠다
2014년이 국내 e스포츠가 ‘문화 콘텐츠’로 인정받은 해였다면 올해는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로 대변되던 e스포츠에 종목 다변화 바람이 일며, 또 한 번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시킨 기점이라 할 수 있겠다.
새내기 e스포츠 타이틀 ‘블레이드 & 소울’, ‘피파온라인3’가 인기종목(이라 쓰고 ‘롤’ 혹은 ‘LOL’이라 읽는다)들의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유료 티켓 매진 행렬을 이끌어내는 쾌거를 일궈낸 것.
특히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블레이드 & 소울’의 활약상이 눈에 띈다. MMORPG라는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올해부터 정규 시즌에 돌입하더니, 아예 한국을 넘어 중국, 일본, 대만 등 현재 ‘블소’가 서비스되고 있는 국가별 최강자들을 모두 불러 모아 국제 e스포츠 대회를 열기에 이르렀다. 국제대회인 ‘블소 토너먼트 월드 챔피언십’의 전신인 ‘비무연(2013년)’을 연지 불과 2년 만의 일이다.
블소, MMORPG의 e스포츠化 가능성 확인
그간 우리나라의 e스포츠 역사를 살펴보면 e스포츠 종목으로 성공한 게임의 대부분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와 같은 실시간전략게임(RTS)이나 ‘리그오브레전드’로 대표되는 적진점령(AOS) 등의 장르였다.
지금의 ‘황제’ 임요환이나 ‘콩진호’ 홍진호, ‘페이커’ 이상혁 등의 스타플레이어도 모두 이들 장르에서 배출됐다.
기본적으로 게임성이 담보돼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짧은 시간 내에 승부를 낼 수 있어 관전용 스포츠로 적합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보는 재미’를 가진 게임들이 e스포츠로 성공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2013년 ‘MMORPG의 e스포츠화’라는 다소 낯선 실험에 나선다. ‘블레이드앤소울’의 1대1 대전(PVP) 콘텐츠 별도로 빼 내 이벤트성 대회를 열기 시작한다. 게임 이용자들이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고 한다. (사실 상당수 게임인들은 돈 많은 회사들이라면 한번쯤 시도하는 선심성 이벤트로 치부하고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처음엔 국내 이용자들끼리 ‘블레이드앤소울’ 8개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해 무예를 겨루던 소규모 온·오프라인 행사였다. 이것이 현재 글로벌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블소 토너먼트 챔피언십’의 초기 모습이다.
처음에는 좀 투닥투닥 느낌이었다(…)
실제 과거 같은 장르의 온라인게임 ‘창천온라인’이 길드전 콘텐츠로 한국e스포츠협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밸런스 문제 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결국 자격취소를 당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PVP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고도화시키는 작업을 거듭해왔다. 특히 캐릭터간 밸런스를 맞추고 이를 테스트하기 위해 블소 비무연(2013년)을 시작으로 블소 비무제(2014), 블소 토너먼트(2015년) 등 매년 수 차례 걸친 온·오프라인 대회를 진행했다.
사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엔씨소프트도 비무 콘텐츠의 밸런스 논란으로 많은 욕을 들어왔다. 원거리 캐릭터인 기공사가 우승과 준우승을 휩쓸어 밸런스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는 등 난감했던 적도 많다.
당시 기공사는 이런 느낌이었다(…)
지난해 11월 지스타 현장에서 열린 ‘블소 한·중 최강자전’이 블레이드앤소울의 e스포츠로써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글로벌 4개국이 맞붙은 올해 ‘블소 토너먼트 2015 월드 챔피언십’는 국제 e스포츠 종목으로의 가능성의 확인 받은 원년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지난 11월13일과 14일 양일간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블소 토너먼트 2015 월드 챔피언십’에는 양일간 5천여명의 유료 관객이 모일 정도로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특히 올해부터는 이벤트성 대회가 아닌 정규 시즌으로 진행되는데다가 ‘블레이드앤소울’이 서비스되고 있는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이 참가하는 글로벌 첫 대회라는 점에서 조별 예선리그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아왔다.
지난 10월26일 진행된 ‘블소 토너먼트 2015 월드 챔피언십’ 결선 1차 티켓은 발매 1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으며, 같은 달 28일 진행된 결선 2차 티켓 역시 판매 당일 전석 매진됐다.
또 이제 갓 정규 시즌에 돌입한 신생 종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블레이드앤소울’의 e스포츠 성장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기 이벤트전에서 벗어나 블소 비무연, 블소 비무제 등 장기간의 실험을 거쳐 국가대항전을 치를 수 있는 글로벌대회로 발전시켰다는 점은 더욱 눈여겨 볼만하다.
다만 현재의 성과가 기존 ‘블레이드앤소울’ 팬들을 기반으로 얻은 것이라면, 앞으로는 타 e스포츠팬과 넓게는 구기종목 스포츠 팬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스포츠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풀어 나가야 할 숙제다.
– 게임기업 끊임없는 e스포츠 러브콜, 왜?
최근 e스포츠대상에서 공로상을 차지한 넥슨의 활약상도 눈부시다.
넥슨 역시 지난 11월 지스타 현장에서 피파온라인3의 첫 공식 국제 e스포츠대회 ‘피파온라인3 아시안컵’을 열고 전좌석 매진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7개국이 출전, ‘피파온라인3’로 펼쳐지는 첫 국가 대항전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실제 사전 판매된 현장 관람권 2천여 매는 1주 만에 동났고, 대회 기간 중 ‘피파온라인3’ 홈페이지로 송출된 생방송은 전일 동시시청자수 10만 이상(최고 12만 명)을 기록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원더걸스를 보러 왔을 수도 있(…)
특히 2013년에는 전세계 게임기업 최초로 e스포츠 전용구장 넥슨 아레나를 오픈한 데 이어 한국e스포츠협회, 스포티비게임즈와 삼자협약을 맺는 등 e스포츠 육성에 대한 꿈을 차근차근 키워왔다.
그렇다면 해외 유명 게임사들을 비롯해 국내 유수의 게임기업들이 e스포츠 종목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그간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등 다수의 게임사들이 국산 e스포츠 활성화를 추진해왔으나 스타크래프트 등 해외게임에 견줄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번번히 시장 확대에 실패했다. 운 좋게 한국e스포츠협회 공인종목으로 선정되는 게임들도 있었지만 그 인기가 오래가지 못해 종목 자격취소를 받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사들이 끊임 없이 게임의 e스포츠화를 추진하는 까닭은 게임의 수명 연장과 글로벌 전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블레이드앤소울’은 지난해 비무제를 첫 글로벌 진출지역이었던 중국 이용자와 국내 이용자간의 국제 무대로 만들어 양국의 관심을 모았다. 또 올해 ‘블소 토너먼트 글로벌 챔피언십’부터는 이후 론칭 국가인 일본과 대만지역 이용자로 참가대상을 확대하는 똘똘한 전략을 취했다. ‘블레이드앤소울’는 내년 1월 북미와 유럽 론칭을 앞두고 있어 내년 대회부터는 보다 확대된 규모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e스포츠는 게임을 매개로 게이머와 비게이머가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다. 사실 기업들은 e스포츠를 통한 수익 창출을 기대하지 않는다. 들인 돈에 비해 티켓 판매, 광고 등으로 얻는 수익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단순한 계산이 아닌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e스포츠 활성화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e스포츠는 게임의 재미를 알리는 데 최적화된 것은 물론이고 ‘스타크래프트’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한번 ‘잭팟’을 터트리면 10년 이상의 장수 콘텐츠로 발전할 가능성 또한 높다.
또 최근에는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게임 영역에서도 e스포츠 문화 형성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한국 e스포츠시장의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주목된다.
<이 콘텐츠는 엔씨소프트가 제공하는 네이티브 애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