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을 2인당 한 종지 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1인당 한 종지의 간장이 나왔다. 내가 아우슈비츠에 끌려가다가 마지막 소원으로 탕수육 몇 점이 먹고 싶다고 소원을 빈 게 아니었음에도 종업원 일을 하시는 분은 나와 지인에게 각각 한 종지씩의 간장을 주셨다.
그 높은 분에게도 함부로 몸을 주지 않는다는 간장님은 나와 지인에겐 기꺼이 몸을 주셨다. 사전에 미리 가서 간장을 킵해두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지인과 나는 우리도 모르게 메뉴가 나올 때마다 “감사합니다”는 인사를 연발했다.
먹은만큼 돈을 냈지만, 감사하다는 얘기를 하는건 아마도 우리가 우리에게 음식을 가져다주시는 분이 행하는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기 때문일거다. 그건 그 분이 간장을 두 종지 줬기 때문도 아니고, 내가 부탁하지도 않은 단무지를 다시 채워주셨기 때문도 아니다. 서로의 노동을 존중하고 거기에 감사할 줄 아는게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적인 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언젠가 이 중국집에 다시 갈 생각이다. 이 중국집은 맛있는 음식으로 손님을 즐겁게 해준다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하게 다해냈다. 해물 짜장면의 면은 딱 적당하게 익었고, 짜장은 짜지 않았다. 탕수육은 찍먹인 내가 아무 소리 못할 정도로 맛있었다. 나는 그 식당이 어디인지도 밝힐 수 있다. 아! ‘중화’, ‘동영관’, ‘루이’는 아니다.
한줄요약: 알고보니 맛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