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틀벨 스윙 바로 하기 ‘타이밍을 잡아라!’
케틀벨 스윙의 장점이나 효과에 대해서는 수도 없이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윙을 통한 개선 사례나 결과 등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 스윙을 단순히 전신운동 혹은 힙업 운동 정도로만 이야기합니다.그러나 케틀벨 스윙의 진짜 매력은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케틀벨을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타이밍에 꼭 필요한 신체의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그 타이밍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타이밍에 관한 부분은 의외로 많은 분들이 수련 중에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보통 엉덩이와 배에 힘주기! 바닥 밀기! 엉덩이 뒤로 빼기! 같은 물리적 움직임에 주목하는 편이죠.
케틀벨 스윙 중에 가장 잡기 어렵거나 의외로 간과하는 타이밍은 바로 ‘힙 힌지가 이루어져야 하는 순간’입니다. 쉽게 말해 ‘엉덩이가 언제 빠져야 할까?!’ 입니다.
케틀벨 스윙을 할 때 케틀벨이 다리 사이로 들어가 있을 때는 양손과 가랑이 사이의 공간이 최소화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무게의 탄도성 움직임에서 비롯된 부하가 허리가 아니라 엉덩이와 허벅지 뒤쪽에 걸리게 됩니다. 데드리프트 자세가 아닌 스쿼트 자세로 스윙을 한다면 무릎에도 함께 부하가 걸리겠죠.
그냥 보았을 땐 케틀벨 스윙을 그럴싸하게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상하게 반복 수가 늘거나 무게가 늘었을 때 허리가 아프다면 이 미세한 타이밍에 주목해보고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 역시도 SFG 레벨1 지도자 과정 때 이 부분을 간과하고 그저 엉덩이를 덜 써서 그런가 보다 하고 줄기차게 스윙을 하다가 파스를 한 통씩 붙여야 하는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타이밍에 있어 가장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문제가 있는 자세 두 가지 종류입니다. 위 사진은 힙 힌지가 이루어지긴 하였으나 케틀벨이 엉덩이에서 멀게 아래로 축 늘어져 있습니다. 물론 무릎이 가볍게 더 구부러지면 더 좋겠죠.
아래 사진은 좌측 사진과 같은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케틀벨이 앞으로 날아갈 때 엉덩이가 아직도 덜 펴져 있습니다. 스쿼트 패턴(엉덩이 움직임이 위-아래. 고관절과 무릎 중심의 움직임)으로 스윙을 하고 있으니 케틀벨을 앞으로 보내려면 어깨로 들어 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래의 사례는 ‘힙 힌지’ 개념부터 다시 접근해야 하니 오늘은 제외하고.. 위와 같은 경우를 보겠습니다.
케틀벨이 아래로 축 늘어지는 스윙.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자주 발견되는 원인은 ‘엉덩이를 너무 빨리 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케틀벨이 내려오기도 전에 먼저 엉덩이를 뒤로 빼는 것이죠.
이런 부분들 때문에 스윙이 기능적인 운동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특정 타이밍에 정해져 있는 특정한 동작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능 운동이라 함은 단순히 전신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내 몸을 내가 원하고 필요한 시점에 원하는 방식대로 움직이게끔 연습하는 운동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엉덩이를 빨리 빼는 문제를 어떻게 수정해볼 수 있을까요? 다른 지도자분들도 좋은 방법을 가지고 있으실 듯합니다만. 오늘은 혼자서도 실시하기 좋은 방법만 골라서 적어보겠습니다.
첫째, 케틀벨 스윙 시 탑 포지션을 단단히 오래 유지한다.
위 사진처럼 케틀벨 스윙의 탑 포지션은 수직으로 선 상태의 플랭크(Vertical Plank) 여야 합니다. 플랭크 자세에서의 텐션이 풀린다는 뜻은 엉덩이가 이완되어 빠지기 시작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스윙을 할 때 의식적으로 탑 포지션에서의 텐션을 더 오래 잡는 연습을 해봅니다. 마치 순간 정지 화면이 된 듯, 케틀벨이 부~웅 떠올랐다가 떨어져 내려오는 모습을 엉덩이와 복부에 일체 움직임 없이 감상하는 겁니다.
이처럼 탑 포지션에서의 텐션을 단단히 유지하면 크게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먼저 허리가 편안합니다. 케틀벨에 상체가 딸려가듯 숙여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선 자세에서 과신전도 막을 수 있습니다. 척추의 건강한 중립 상태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더 강력한 스윙이 가능합니다. 엉덩이를 앞으로 밀어내며 일어날 때, 플랭크 자세로의 전환은 빠르고 힘 있는 전신의 수축을 유도합니다. 만약 10번의 스윙을 하는데 더 강한 스윙을 한다면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그만큼 운동 효과도 크겠죠.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든, 근력 향상을 목적으로 하든 분명 유의미한 매력 포인트입니다.
플랭크 연습을 10~15초 실시한 뒤 더 강하고 견고한 스윙을 연습해보면 좀 더 편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케틀벨 스윙 연습 시 장애물을 활용합니다.
케틀벨이 아래로 늘어지면 안 된다는 점을 스스로 인지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혼자서 실시해서 무릎 사이에 밴드를 걸었습니다. 만약 밴드가 없다면 무릎보다 낮은 높이의 상자나 케틀벨을 다시 사이에 두고 스윙을 합니다. 장애물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무릎을 앞으로 밀어내며 굽히는 스쿼트 패턴의 동작을 지양하게 됩니다. 몇 번의 연습을 통해 스스로 빠르게 동작을 수정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만 기본적인 스윙 패턴에 대한 감각은 익힌 후라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어깨로 리프팅을 하고 있다면 가당치 않겠죠?
케틀벨 스윙을 ‘근육’의 관점이 아니라 ‘움직임’과 ‘수련’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재밌는 게 참 많습니다. 그저 많이 빨리 무겁게 하는 것에서 자유로워지면 훈련은 더 재밌고 다양해질 수 있습니다.
12분 케틀벨 스윙 챌린지. 기록을 욕심내지 말자
최근 국내 스트롱퍼스트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케틀벨 챌린지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름하여 맨 메이커! 12분 동안 케틀벨 스윙을 최대한 많이 반복하는 것입니다. 무게 세팅은 12 – 16 – 20 – 24 -28 -32kg 중 택 1하여 양손 스윙을 하게 되는 겁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12분은 신체가 최대 출력을 지속하는 데 있어 거의 한계 지점에 도달하는 시간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5분 케틀벨 스내치 테스트와 같은 과제도 있지만, 사실 케틀벨 스내치의 기술이 좋아지면 의외로 5분은 해볼 만 합니다. 매분 20회씩만 해도 100회는 금방 채우니까요. (그렇다고 제가 쉽게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하튼 그런 챌린지입니다. 지난 SFL 써트가 끝난 뒤 잠시 좋지 않았던 몸 컨디션을 회복하고자 1주일간의 디-로딩(Deloading) 주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새로 시작하는 훈련을 12분 케틀벨 스윙 챌린지를 하는 멍청한 짓을 해버렸네요.
이게 왜 멍청한 짓인가 하면 모름지기 디-로딩(훈련의 부하를 제거하고 회복하는 시기)인데 그 후 훈련을 재개할 때는 전체 프로그램의 계획 하에 보통 60~70% 강도로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죠. 그런데 챌린지를 했으니… 그래도 그간 수련해온 덕인지 큰 후유증 없이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지난번에 이직 전에 실시한 후 약 2개월여 만에 다시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무게는 32kg으로, 최종 기록은 235회로 마무리했습니다. 기록은 지난번보다 나은 것 같은데, 컨디션이나 퍼포먼스는 좋지 못했습니다.
본래 계획은 매분 15회 한번, 10회 한번 25회씩 실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6분 차에서 10회 한 번만 하면서 흐름이 깨졌습니다. 빨리 많이 한다는 생각이 문제였습니다. 스트롱퍼스트의 철학 때로 스윙을 했다면 중요한 것은 횟수가 아니라 움직임의 질인데 기록에 집착하면 마음이 급해지죠.
마음이 급해지면 스윙이 급해집니다. 스윙이 급해지면 흔히 발생하는 문제가 힙힌지의 깊이가 얕아집니다. 그러면 힘의 출력은 줄어드는 데 반해 케틀벨을 쏘아 올릴 때 그립은 더 피로해집니다. ‘케틀벨 스윙의 핵심은 케틀벨이 아니라 엉덩이다.’ 란 아주 기본적인 명제를 간과한 결과입니다.
다음번에 실시할 때는 분당 11~12회씩 두 번 22회~24회를 계획으로 해봐야겠습니다.
이렇게 적고 좋은 훈련이었습니다~~ 라고 말할 거라면 포스팅하는 의미가 없겠죠. 페이스북에서 최현진 선생님도 글을 남겨주셨지만, 우리가 왜 이런 챌린지를 하는지 그 ‘의미’를 생각해야 합니다. 아무 의미 없이 많이 빨리 스윙하는 게 목표라면 스트롱퍼스트의 철학은 무용지물이겠죠.
스트롱퍼스트의 코드입니다. 일종의 지침(?)이라고 하면 되겠네요.
I am a student of strength.
난 힘을 수련하는 학생이다.I am a teacher of strength.
난 힘을 지도하는 지도자다.I am a quiet professional.
나는 조용한 프로페셔널이다.The way I carry my strength matters.
내가 근력을 발현하는 방법이 중요하다.Strength has a greater purpose.
근력은 위대한 목적을 지닌다.
여기서 네 번째 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근력을 발현하는 방법.
즉, 얼마나 무겁게 드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드느냐가 문제입니다. 자주 하는 이야기지만 우리는 ‘움직임의 양’이 아니라 ‘움직임의 질’에 관심을 가집니다. 한 번의 스윙에서 얼마나 효율적이고 힘 있는 움직임을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록 이전에 12분을 소화한 후에 느끼는 점(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2분 동안 무조건 많이 하는 게 아닙니다. 좋은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계획이 10회씩 끊어 가면서 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만약 5회차에 스윙 템포가 좋지 못하거나, 속도가 뚝 떨어진다거나, 탑 포지션이 부실하다면? 바로 케틀벨을 내려놔야 합니다. 내려놓고 빠르게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간과하고 있는가, 방금의 수행에서 어떤 부분을 놓쳤는가. 이를 수정하려면 다음번 수행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12분간의 밀도 높은 스윙 연습이 곧 챌린지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죽을 것 같이 힘을 쥐어짜 최고의 자세를 유지해야지. 죽을 것 같이 힘을 쥐어짜 자세가 어떻게 되는지는 신경쓰지 않고 횟수만 늘려서는 안 됩니다.
제가 6분 차에 흐름이 깨진 것도 그 때문입니다. 갑자기 그립에 피로도가 쌓이면서 출력이 뚝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좋지 못한 자세로 수행한 움직임은 신경계로 하여금 좋지 못한 기억과 학습을 남깁니다. 이는 다음번 훈련에 좋지 못한 퍼포먼스로 이어집니다. 좋지 못한 퍼포먼스는 곧 부상 위험을 높이고 다양한 신체 활동에서도 영향을 미칩니다.
위 사진은 지쳤을 때 가장 흔히 나타나는 자세입니다. 복부의 긴장이 풀리고, 케틀벨을 더 높이 들어 올리기 위해 허리를 과신전 시킵니다. 차라리 케틀벨이 덜 올라가더라도 좋은 탑 포지션(수직으로 선 플랭크 자세)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지치면 호흡을 잊게 됩니다. 되는대로 호흡을 하게 되죠. 호흡은 움직임의 시작이자 전제입니다. 망가진 호흡으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호흡은 단순히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고 반복 스윙은 이를 단련시킵니다. 운동을 하면서 들숨과 날숨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기술이 깨져도 케틀벨을 내려놓고 재정비해야 하지만 호흡이 깨져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코는 숨 쉬는 곳이고 입은 먹는 곳입니다. 입으로 헐떡이고 있다면 이미 당신의 움직임은 약해져 있는 것입니다.
제 경우 고 반복 스윙(12분 챌린지, 1만 스윙 챌린지 등)을 실시하면 코가 차갑게 느껴질 정도로 호흡합니다. 의식적으로 더 깊고 강하게 들숨을 마십니다. 이는 더 편안한 날숨과 더 강한 출력을 보장해줍니다.
요약하자면… 고반복 스윙을 질 높은 움직임으로 가득 찬 수련으로 꾸려가려면,
쉬어간다. 기술(자세)이 깨질 때, 호흡이 흐트러질 때 무조건 쉬어간다.
이게 핵심이 아닐까 합니다. 쉬어간다는 뜻은 내가 기록이 아니라 움직임에 집착한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빨리 많이 하려고만 하는 오늘날의 피트니스 문화와 많이 다르지만 분명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원문: 트레이너 우디의 FITNESS / 1편, 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