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호흡 없이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숨 쉬지 않으면 몇 분도 채 버틸 수 없지요. 그렇게 중요한 게 호흡이지만, 정작 운동 중에는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습니다. 대충 힘들면 힘든 대로 쉬고 내쉬고 싶을 때 내쉬고 하죠.
그러나 호흡 패턴은 운동에서 매우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FMS에서도 호흡 패턴을 제일 먼저 확인하고 교정할 것을 강조합니다. 오늘은 이 호흡으로 허리를 보호하는 사소한 팁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운동 중 똑똑하게 호흡하는 법
흔히들 더 큰 힘을 내기 위해 ‘발살바 호흡’ 이란 것을 사용합니다. 운동에 대해서 좀 경험이 있거나 정보가 있다 싶은 분들은 알거나 한번쯤 들어본 호흡입니다. 쉽게 말해 호흡을 크게 들이마시고 참고서 힘을 내며 동작을 완료하는 것입니다. 스쿼트를 한다면, 바벨을 짊어진 채로 크게 호흡을 들이마시고 참은 상태로 앉았다가 내뱉으면서 올라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다들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일단 호흡을 참고 리프팅’을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들이마시고 어떻게 참는지를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일단 참고 배에 힘을 꽉 주면 끝이라고 생각하죠.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면,
위의 사진은 횡격막 호흡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횡격막 호흡’이라고 하면 익숙해하지 않으시니 ‘복식 호흡’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복식 호흡은 호흡을 들이마실 때 가슴이 위로 들리며 폐를 부풀리는 것이 아니라, 횡격막이 아래로 수축하며 배가 ‘빵빵’해지게 호흡을 하는 것입니다. 매우 간단하고 단순해 보이는 호흡법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이 가슴을 부풀리며 흉식 호흡을 합니다.
이렇게 잘못된 호흡을 하면 호흡 패턴이 교정되지 않으며 어깨를 비롯하여 상체에 불필요한 긴장이 초래됩니다. 시도 때도 없이 갈비뼈를 들었다 놓았다 해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가슴이 들썩이는 것은 고강도 훈련 시 호흡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개입되는 정도에서 멈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과도하지 않게, 횡격막의 움직임을 보호하는 수준이어야만 합니다.
따라서 먼저 바닥에 배를 대고 엎드려서 가슴이 아니라 배로 바닥을 밀어내며 호흡하는 연습을 실시합니다. 익숙해질 때까지 여러 차례 연습을 한 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할 때에도 적용해 보입니다. 이와 같은 호흡을 이야기하는 것은, 배를 부풀리는 호흡 즉 ‘발살바 호흡’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은 복식호흡을 통해 숨을 크게 들이쉬고 참았을 때 복부에서 발생하는 힘을 보여줍니다. 들숨 후 공기를 배 안에 가득 채워놓고 참는다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호흡을 참을까요?
우리의 척추는 오른쪽 사진처럼 뒤에서 열심히 잡아주고 당겨주는 근육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쪽에는 마땅히 이런 조직이 없습니다. 모름지기 앞뒤로 탄탄하게 지지해줘야 더 큰 힘이 생기는데 말죠.
왼쪽 그림처럼 척추 앞의 빈 공간에서 척추를 지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바로 이 호흡을 통해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발살바 호흡처럼 배를 부풀리며 호흡을 크게 들이마신 뒤 이를 참고 배 안에 단단한 압력을 유지하는 것을 브레이싱(Bracing) 이라고 칭합니다. 만약 호흡을 흉곽으로 하고 배를 그저 쏙 당겨 집어넣게 되면 모양이 전혀 달라집니다.
위 그림처럼 호흡을 크기 들이쉬고 참았는데 배가 아니라 흉곽만 부풀어 버리면 브레이싱이 아니라 할로윙(Hollowing) 혹은 끌어당기기 기전(Drawing-in) 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상태는 브레이싱에 비해 몸을 곧게 세우고 버티는 힘이 약합니다. 관련 내용은 세계적인 척추 전문가 맥길 박사의 연구에서도 언급된 바 있습니다.
왜 ‘브레이싱’이 필요할까?
그렇다면 브레이싱을 언제 사용해야 할까요? 무조건 무게를 들어 올릴 때 항상 사용해야 할까요?
닭 잡을 땐 닭 잡는 칼을 써야 하듯, 호흡과 이를 기반으로 한 움직임 역시 필요도에 맞추어야 합니다. 10kg도 안 되는 가벼운 무게를 들고 운동하는 데 계속 브레이싱을 유지하고 발살바 호흡을 한다면 비효율적일 것입니다. 우리는 해당 운동을 하는데 꼭 필요한 수준의 힘을 이용해야 합니다. 특별히 더 강한 파워를 얻기 위해 실시하는 훈련이 아니라면 우선적으로는 자연스러운 호흡 패턴 속에 움직여야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1회, 2회를 더 반복해야 할 때, 혹은 최대 반복 가능 중량의 80% 이상의 고강도 트레이닝을 소화해야 할 때 안전하게 더 큰 힘을 내야 할 것입니다. 이럴 때 적절히 브레이싱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순간은 데드리프트를 수행할 때 바벨을 다시 내려놓을 때, 혹은 바벨을 들어 올리기 시작 직전입니다. 힙 힌지 패턴으로 상체를 앞으로 숙일 때 척추가 곧게 선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무거운 중량을 다루는 동작인 만큼 척추의 안정화가 바탕이 되어야 근력 발휘가 더 원활합니다.
최근에는 이 브레이싱의 포인트로 숨 참기가 아니라 올바른 호흡 패턴을 유지하는 데 주목함으로써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데드리프트나 스쿼트를 실시할 때 리프팅 속도나 안정성도 높아지고 기록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결국 더 강한 힘을 내기 위한 테크닉이라 할 수 있는 브레이싱, 발살바 호흡도 기본적인 수준의 자연스러운 호흡 패턴이 필요하다는 점, 본래 인간이 마땅히 움직여야 하는 방식을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운동을 해야 하는 점. 이것이 효과적인 트레이닝의 전제 조건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