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에버노트와 함께한 지도 2개월 째다. 지난 9월 2일 홍스랩 홍순성 소장을 만난 이후, 지금까지 1:1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에버노트 한 번 열심히 써보겠다고 혼자 끙끙대는 것이 기특했던지 홍 소장은 트레이너를 자청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필자도 그의 노력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에버노트를 공부한다.
올해는 에버노트에 관한 (블로그성) 기사를 많이 썼다. 2011년부터 5년째 에버노트를 사용하는 가운데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똑똑하게 일하자” 에버노트 입문자를 위한 초보 가이드 – ITWorld Howto
- “페이퍼리스를 꿈꾸는” 에버노트 중급자를 위한 활용 가이드 – ITWorld Howto
- IDG 블로그 | 에버노트와 생산성에 관한 5가지 이야기
- 에버노트로 라이프로그를 기록하는 법
- “영어의 신”으로 거듭나는 에버노트 활용법
- IDG 블로그 | 자료를 ‘한곳’에만 모으는 이유
- 전문가가 말하는 생산성에 관한 6가지 이야기…에버노트 유저 컨퍼런스 2015
지난 3월부터 거의 한 달에 한 번씩은 에버노트 “How To”를 써왔던 것 같다.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은 사용자가 똑똑해져야 에버노트를 ‘스마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4년 간 필자는 에버노트를 사용하지 않은 것과도 같다.
위의 기사를 쓰기 위해 필자는 적어도 최소한의 노력은 했다. 제품이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지, 내 업무 스타일에 어울리는지 끊임없이 검증했다. 그 결과 에버노트에 모든 데이터를 ‘이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1. 에버노트 지식베이스 공부하기
에버노트는 지식베이스 사이트를 운영한다. 여기에 보면 고급검색, 공유 노트북의 특징, 계정별 사용할 수 있는 기능 등에 관한 내용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필자는 블로그나 기사를 보면서 에버노트의 특성을 파악하는 대신, 이곳에 있는 데이터(!)를 모두 데본싱크에 스크랩했(었)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과장컨대, 여기에 있는 콘텐츠는 모두 다 읽어본 듯하다.
에버노트가 지식베이스를 새롭게 업데이트하기 전에는 업데이트된 날짜도 함께 표시됐고, 필자도 버전별로 포스트 날짜를 관리하고 있었다. 체크박스를 추가하거나 웹페이지 콘텐츠를 스크랩(웹클리퍼)을 하는 방법은 몰랐던 것은 아니었지만,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기’ 위해 한 번씩 다 살펴봤다.
진짜 여기에 있는 것만 다 읽어도 초보 ‘딱지’는 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조차도 귀찮아서 누군가 밥을 떠먹여 주거나, 에버노트가 알아서 모든 것을 해주길 바란다면… 그냥 100년 뒤의 차세대 기술이자 서비스인 로봇을 구매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에버노트는 프로그램일 뿐이다.
2. 피드로 새로운 소식 구독하기
에버노트로 데이터를 이전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도 에버노트에 관한 소식은 RSS 피드로 늘 받아보고 있다. 심지어 외신에서 보도되는 에버노트에 관한 소식도 함께 보기 위해 ‘Evernote’도 본다. 생산성의 하위 폴더가 모두 ‘에버노트’이긴 하지만, 적어도 이렇게 다양한 채널로 에버노트에 관한 소식을 받아보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으면 한다.
자신의 삶을 변화하기 위해 에버노트 ‘유료’ 결제도 마다치 않았다면, 에버노트 한 번 제대로 써보고 싶은 사용자라면 어쩔 수 없이 공부해야 한다. 에버노트가 현재 어떤 기능을 얼마나 발전해나가고 있는지 정도는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돈을 내고 사용하는 서비스다. 따끔한 소리도 하고 조언도 해주려면 ‘적’을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생각한다.
3. 에버노트 블로그 즐겨찾기
에버노트 블로그에 발행된 글을 모조리 스크랩했다. 2010년부터 발행됐던, 200개도 넘는 글을 모두 데본싱크에 집어넣었다. “위기의 에버노트, 성장하는 에버노트” 기사를 쓰기 위해서다. 언론에서는 에버노트가 위기라고 ‘추측’하기 바빴다. 그래서 에버노트가 위기인지, 아닌지를 파악할 근거들을 모아야 했다. 무식한 방법이었지만 이것이 정론이었다. 에버노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봐야 적어도 객관적으로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든 글을 다 봤다. 에버노트가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언제 했는지, 피크(Peek) 서비스는 언제 종료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접었던 서비스의 핵심 기능이 에버노트에 어떻게 통합됐는지 등 다 읽었다. 에버노트가 손글씨 엔진은 어떻게 발전해나가고 있는지, 에버노트의 집행역 회장인 필 리빈이 블로그를 통해 고객과의 소통에 얼마나 큰 가치를 뒀는지도 파악했다.
통일감 있게 서비스가 발전해왔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모든 것이 다 이유가 있었고, 그리고 현재로 오기 위한 선택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내부 재정 상황까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이 정도의 비전이라면 쉽게 무너질 회사가 아닐 것 같았다. 이 기사를 쓰는 데 약 80%의 정보와 통찰은 에버노트 블로그에서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열심히 에버노트에 ‘에버노트’를 통합 중이다
올해 여러 가지 이유로 에버노트와 함께 성장해나가고 있다. 에버노트는 내 워크플레이스이자 취재수첩이고, 꿈을 실현해주는 장소가 됐다. 이 정도 결정을 내리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전까지는 필자도 의구심을 가지고 에버노트에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지도 않고, 유료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 같다. 의심을 거두니, 서비스의 본질과 가치가 보였고 그래서 삶의 무게를 에버노트로 옮기고 있다.
필 리빈에 따르면, 처음 가입자 가운데 0.5%, 1년 뒤에는 5%, 가입한 지 6년 된 사용자 가운데 30%가 유료로 전환한다. 무료 가입자가 에버노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유료로 전환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필 리빈은 가디언(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돈을 내게 하는 것보다 더 오래 머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에버노트를 잘 활용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당장 ‘유료’ 결제 먼저 하기보다는 무료로 사용하면서 해당 서비스가 자신에게 맞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언론에서 좋다고 떠드니까, 막연히 좋을 거 같아서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의 주체가 소비자에게 있으려면 똑똑해져야 한다.
원문: 이수경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