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글에서는 지금까지 여러분들 대다수가 잘못 믿고 있는 각종 미디어 광고와 인터넷 광고, 기대보다 효과 없는 홍보 방법들에 대한 진실을 다뤄볼까 한다. 닷컴 시절 초창기부터 각종 인터넷 사이트들과 광고 캠페인을 만드는 일을 진행해봤고,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에서도 관련된 일을 무수히 했으며, 우리나라에 가장 빠른 시간에 사람들에게 알려진 모바일 게임인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에 있을 때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이므로, 어디 홍보 관련 업계에서 잘 알려주지 않는 이야기들보다 훨씬 사실에 가까울 것이며, 더 이상 효과 없는 무분별한 홍보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데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될 이야기일 것이다.
내가 많은 스타트업들을 만나면서 수익모델이 광고상품 판매라고 할 때 농담삼아 하는 말이 있다. “쌍9년도(99년)식으로 생각하지 말자”. 영화 Matrix가 나온 1999년에 ‘오버추어’라는 회사를 통해 등장한 소위 경매방식에 의한 검색광고 시장은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광고 방법이자 대표적인 인터넷 수익모델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 방법 쓰던 시절도 너무 오래되었는 데다, 어디 배너광고(DA) 올리거나 키워드 광고한다고 사람들은 우리 가게나 우리 회사 제품을 사러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이건 내가 7년 전에 작은 레스토랑 펍을 할 때도 다를 바 아니었고, 지금 열심히 포털에 광고비용을 내고 있는 내 주변 회계사나 변호사 분들 역시 다를 바 아니다.
요즘에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들이 기존 인터넷 광고가 아니라 TV같은 매스미디어 광고를 통해 이용자들을 유입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긴 하다. 그런데 사실 이런다고 해서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음식 주문할 때 배달 관련된 앱을 설치해서 주문하거나, 어떤 방을 계약할 때 기대만큼 반드시 그 앱을 통해 주문 계약을 체결하거나 하지 않는다.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이른바 효과 없는 광고들에 돈이 잘못 쓰이고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중간에서 진실을 이야기해주지 않는 것이다. 예전에 내가 기존 미디어의 위기에 대해 썼던 글 ‘마이리틀텔레비전과 백종원은 TV를 구원할 수 있을까’라는 글에서도 언급했었고 내 강의에서도 자주 언급하는 다음 자료를 잠깐 살펴보자.
이 자료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 연령층 분포가 제아무리 노령화되었다고 한들, 50대나 60대를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지 않는 이상 TV에 광고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세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초록색으로 표현된 모바일인데, 전 연령층에서 파란색의 PC/노트북보다도 매일매일 많이 사람들이 보고 있는 곳 역시 모바일이다.
예전 선데이토즈에 있던 시절, 어찌 보면 역사상 가장 위험한 의사결정 중 하나가 사실 PC 게임을 만들고 한창 먹고살기 위한 매출 나오던 회사에서 모든 PC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앞으로 모바일 게임만을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금 한창 해외시장을 열심히 공략하고 있는 네이버 일본 법인에서 만들었던 ‘LINE’ 메신저 역시 마찬가지이다.
네이버에서 월급 받던 시절 검색광고로 번 돈으로 먹고살았던 내가, 어찌 보면 이런 친정집(?)에 날 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2003년에 네이버 블로그를 함께 만들며 이후 파워블로거들이 생겨나고, 일부는 소위 ‘파워블로거지’ 랍시고 이상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분들에 대해 내가 쓴소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역시 그 당시에 직접 보고 겪었던 이런 경험들 덕분일 것이다.
최근에 스타트업 투자유치와 관련된 강의를 하면서, 투자를 받는 목적이 마케팅이라면 이런 마케팅을 하기 전에 짚어야 할 중요한 사항들을 언급했던 이유 역시 이런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최소한 10억 정도는 아낄 방법 역시 분명히 세상에 존재한다는 점, 이런 마케팅에서 매우 중요한 기본에 대한 이야기들이 관련 업계에선 절대로 잘 언급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을 파헤쳐 보고자 한다.
네이버 키워드 광고의 종말
위 자료는 불과 1년 전인 2014년 11월의 모바일 트래픽 자료이다. 아마 올해는 더 드라마틱한 변화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미 PC트래픽을 모바일이 훨씬 넘어선 것은 차치하고라도, 위에서 강조한 네이버와 페이스북의 수치를 보자. 1달 순 방문자가 2,000만과 1,000만의 차이이지만 체류시간은 오히려 페이스북이 더 길다. 1인당 차이로 나눠보면 더욱 명확할 것이며 지금은 더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흔히들 착각하는 것이,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에 가려서 정말 효과적인 광고 대상과 수단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짜 우리 고객들이 진짜 어떤 곳에 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광고하는 ‘매스 마케팅의 시대’는 단언컨대 이미 끝난 지 오래다. 기왕 하려면 100억 원 들여서 몇 %의 유저만 남기고 그 유저 대상으로 몇백억 매출 올리는 게임인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처럼 하던가.
게다가 검색하려고 들어온 사람들에게 붙어서 키워드 광고를 판매하는 시대 역시 이미 끝물이다. 위의 자료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구글 검색이 PC트래픽은 몰라도 모바일 순 방문자 수에서는 네이버 턱밑까지 추격했다. 아직 이용시간 점유율은 네이버에 비해 작아 보이지만, 사실 이건 순수한 검색 자체의 수치로 비교해 봐야 하고, 네이버는 뉴스나 다른 콘텐츠 소비의 이용형태를 가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더는 키워드 광고를 안 보는 시대가 온 것은 분명하다.
또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쓰고 있지만, 페이스북에 일반적인 광고 상품 계약해서 노출만 늘린다고, 그저 좋아요 숫자 늘어난다고 해서 기대한 만큼의 많은 사람들이 진짜 물건을 구매하거나 들어오지는 않는다. 아직도 한국에서 홍보하려면 페이스북은 물론이요, 본질 없이 그저 고민 없는 마케팅 캠페인만을 하고 있는 많은 업체들을 봤을 때 정말 쓴소리를 해주고 싶긴 하지만 그나마 인터넷 포털이 아닌 소셜 미디어에 하는 건 상대적으로 낫기에 참는다.
마케팅은 그저 광고가 아니다. 시장을 보는 눈이다.
위 자료는 CB Insights가 1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분석해서 대표적인 스타트업들의 실패사례를 언급한 것 중 가장 많은 사례가 바로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이었다. 우리는 혹시 제품 먼저 만들고 시장이 원하는지 아닌지 찾아보고 있진 않은가?
이게 꼭 모바일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다른 산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였으면 그저 제조업 분류였을 ‘Apple’ 역시 예전 Steve Jobs의 인터뷰를 보면 자신들은 ‘Start-up’이라고 지칭한다. (창업가들의 훌륭한 영상을 번역해서 알리는 Stage5팀의 이 영상을 보자)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예전처럼 물건 만들어놓고 홍보하면 팔리는 시대는 지난 것은 분명하다. 불과 수십 년 전 우리나라 산업이 제조업 편향일 때에는 한 번 공장을 지어놓고 제품이 실패하면 사장은 물론이요 관련된 모든 식구들이 매우 큰 고통을 받았기에, 무엇보다 최소한의 시장 조사와 고객 성향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는 않았었다.
서비스나 인터넷/모바일 산업이 급증하고 일반화되면서, 기존 산업인 제조업과 다를 것 같지만 생각보다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지금은 ‘그냥 있으면 좋을 것’ 같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서는 10억을 들여 마케팅한다고 해도 진짜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는 시대다. 이건 수천 년 전 고대문명 초창기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자신과 비슷한 친구들이 느낀 ‘절실한’ 필요로 만들어내고, 그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해서 시장을 발견하는 것이 스타트업들이 주로 하는 일이며, 이 시장을 발굴한 회사들을 M&A나 인수하는 것이 소위 스타트업 업계 아니던가. 이미 산업의 축이 바뀌며 방향을 잃은 제조, 건설이나 유통 분야의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제는 광고가 아니라 마케팅을 해야 하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매스마케팅도 이젠 쉽지 않고 소셜 마케팅을 논하는 친구들도 진짜 이걸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많지는 않다.
그럼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돈 들이기 전에 우리가 개발자를 구하는 일보다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이른바 최소한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지 않도록 진짜 시장을 바라보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야만 한다. 이미 나왔다면 최소한 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지 고민하고 그곳에다 계속 팔아보는 걸 시도해야 한다.
매스마케팅, 특히 신문이나 TV 광고가 효과적이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예전에 사회가 참 심심해서 해볼 것 없고 새로운 소식 뜸하던 콘텐츠 부족한 옛 시절에는 당연히 이런 곳에 광고하면 전화가 빛발 치거나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지만 지금은 어떤가? 세상은 다양한 ‘할 것’들로 넘쳐나고 온갖 ‘새 소식’들은 초 단위로 밀려온다.
즉 예전처럼 매스마케팅 하던 곳에 돈만 던지며 ‘알아서 광고해주세요’하는 시절은 끝났다는 사실 말이다. 해외 미디어 스타트업 중 버즈피드(Buzzfeed)가 2,500억에 달하는 투자를 받은 사례 역시 다르지 않아서, 세계 최대 케이블TV 채널인 Comcast의 자회사 NBC Universal은 앞으로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기에 이런 대규모 자금을 미래를 위해서 버즈피드에 투자했었다. 버즈피드는 1,000억에 달하는 매출을 이루고 있고, 이미 어지간한 미디어들의 트래픽은 넘어선 지 오래다. 그냥 검색광고로 1,000억 올리긴 매우 어려운 시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즈피드의 콘텐츠들은 계속 생산되고 광고 사업 역시 팔리고 있다. 이른바 네이티브 광고라 불리는 다양한 형식들로 매번 실험되고 또 실험되고 있다.
이들이 이런 대규모 투자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우버(Uber)가 저녁 시간 샌프란시스코에 사람들이 어떻게 이동하고 어디가 막히는지 알고 있듯이, 버즈피드 역시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제들이 무엇이고, 이런 콘텐츠들이 어느 플랫폼에서 어떻게 소비하기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메시지와 콘텐츠는 잘 다듬지 못해도 직접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광고’라고 대놓고 광고하면 이젠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전달한들, 최소한 제품과 관련된 정보들은 함께 내어놓아야 한다. 점점 정보와 광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판국이지만, 최소한 진짜 정보인지 광고인지는 사람들은 다 구별해내는 시대가 왔다.
그래서 제아무리 기존의 파워블로거들에게 돈 주고 제품과 서비스 광고를 한다 한들, ‘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해 드릴 홍대 맛집은 홍대에 있는 명물 맛집 어디라는 홍대 맛집이에요’라는 식의 키워드 검색용 쓰레기 콘텐츠들만 양산하고 있지 않던가. 홍대 맛집에 대한 보이지 않는 키워드만 해도 수백, 수천 개를 같이 써가면서 검색엔진들을 속이고 상위에 노출하려 서로 안간힘들이다.
따라서 이런 성공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누가 좋아하는지 최소한 알고 그들에게 전달할 콘텐츠, 즉 근거 있는 사실에 기반을 둔 좋은 메시지들이 있어야 어떤 플랫폼이 되었든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내용은 광고마케팅 회사나 대행사가 절대 만들어주지 않는다. 누구보다 이 제품과 서비스를 고민한 우리가 최소한의 세상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우리 제품과 서비스의 좋은 점들에 대해 적어내고 전달해줘야 성공적인 마케팅, 성공적인 실행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근사하지 않아도 괜찮다. 잘 다듬고 잘 표현하는 것들은 전문가들에게 맡겨도 되겠지만, 최소한 마케팅에 대한 고민 없이 제품과 서비스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성공하려는 마케팅에 있어 꼭 명심해야 할 3가지
앞서 설명했지만,
-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는 반드시 고민하자. 막연하다 느끼겠지만 마케팅 직원만 고민할 일이 절대 아니다. 마케팅팀은 계속 이 방법 저 방법 실행하고 실패하며 측정하고 성공하는 일을 해내야 한다. 없는 시장 만들어낸다고 팔 수 있는 것 절대 아니다. 최소한 나나 우리 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면 이런 사람들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사는지 면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버스를 타고 다니기만 했지 버스 옆 광고를 한 번이라도 쳐다도 안 본 사람이라면 굳이 그 곳에 광고를 할 이유는 없다.
-
우리 팀의 제품, 서비스라면 마케팅은 절대 남의 일이 아니다. 스타트업이든 큰 회사든 대표는 당연히 마케팅과 세일즈의 최전방에 서야 한다지만, 다른 서비스 기획자나 개발자라도 나는 내 일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당장 구글 애널리틱스를 촘촘히 붙이는 일은 단순히 나와 상관없는 마케팅팀을 위한 일이 아니라 결국 내 월급의 사수와 내 회사의 생존을 위한 일이다.
이게 오프라인이어도 마찬가지이다. 방문한 고객들이 어떤 사람인지, 자주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거나 홀 서빙 직원의 요청으로 서비스 요리를 내어주는 주방 셰프의 모습과 무엇이 다를까. 한팀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우리 가게이든 제품이든 성공하기 어렵다. 배송에서 고객에게 제품전달에 있어 혁신을 이루는 쿠팡의 배송팀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
정답은 없다. 계속 실험하고 실패해야 성공한다. 나 역시도 광고주의 요청으로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시도해봤고 일반적인 결과보다 3, 4배는 높은 결과를 내보았지만, 그 결과를 위해 실패한 경험의 깊이는 성공의 높이에 비례한다. 다만, 실패도 잘하는 것이 중요한데, 계속 결과를 측정하고 다른 대안을 다 같이 고민하고 시도해봐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 이런 실패에서 비난보다는 우리 서비스를 위해 같이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함께 측정하고 시도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팀이 되어야 한다. 귀찮은 데이터 측정을 위한 개발이든, 귀찮은 이미지 배너든 뭐든 말이다. 그래야 다 같이 생존할 수 있으니깐.
왕도는 없다. 그리고 계속 배워야 한다.
실리콘밸리가 왜 스타트업들의 요람이 되었을까? 서로 친구의 친구로 연결된 이 거대한 테크 소사이어티에서는 내 친구가 이번에 새로 개발했다고 하면, 주변에 메신저로 날려주면서 한번 써보게끔 하고 실제 고객들의 의견을 묻거나 데이터를 측정한다. 어디 테크 컨퍼런스를 가면 부스에 있던 친구들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자신들의 서비스를 침 튀겨가며 설명하고 꼭 써보도록 유도한다.
이른바 발품 팔아가며, 직접 뛰어다녀가며 그들 사회에서 테스트를 해보고 고치는 과정을 거듭하여 이후에 성공한다. 나름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해보고, 다시 스타트업 업계로 넘어온 지 1년 정도 밖에 안 되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런 환경과 커뮤니티조차도 없음에 한탄을 느낀다. 그래서 난 특정 지역들의 스타트업과 함께, 직접 특정 지역에서 실제로 공동으로 마케팅 해볼 수 있는 진짜 테스트 베드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특별하게 이런 곳에 편성된 예산이 없어 당장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하는 정부 관련 기관 담당자에게 난 오히려 당장은 예산이 없어도 된다고 이야기했다. 스타트업들이 모여서 린(lean)하게 가볍게 힘을 나누어서 시도해본다면 분명 같이 참여하는 친구들 역시 배우면서 실험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기에. 그리고 기여한 만큼 그 열매는 공정하게 나누어 가질 것이다.
이미 내가 잘 알고 있는 몇 개 팀은 참여 의사를 밝혀왔고, 이런 우리의 실험에 동참하고 싶은 팀이 있다면 언제든지 [email protected]으로 연락주시기 바란다. 물론 공짜로 차려진 밥상이란 것은 없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십몇 년 동안 현장에서 배웠던 노하우들은 하나하나 다 함께 실험해 보며 그 이상의 열매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개발을 하던, 디자인을 하던, 경영이나 업으로 마케팅을 삼던, 시장(Market)과 마케팅이란 것은 더는 남이 대신해주거나 남의 일은 아니다. 그래서 배워야 하는 건 맞는데, 솔직히 앞서 얘기한 매스 마케팅 시절이나 네이버 키워드 광고 시절의 이야기들과 페이스북 마케팅에 대한 내용도 사실은 광고 집행에 대한 이야기 위주 뿐, 제대로 된 마케팅 강의는 별로 못 봤다.
그래서 지난번에 다른 글에서도 알렸던 UniConn Network에서는, 실제 ‘새우깡소년’으로 이름난 소셜마케팅 파워블로거 출신이자 대표적인 스타트업 관련 미디어인 ‘플래텀(Platum)’의 Co-founding member였던 ‘박충효’ TROE Lab 파트너를 모시고, 나보다도 더 많은 마케팅 실행을 해봤던 경험들의 공유와 누구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마케팅 효과를 내는 방법에 대한 강의도 개설해봤다. 관심 있으신 분은 여기를 확인하고 신청하시면 된다. (자리는 안타깝게도 한정되어 있다)
내가 아는 광고하는 시대의 종말
닷컴시절 프리랜서나 웹에이전시에서 일하던 시대, 무수히 만들었던 다양한 디지털 배너광고들은 나중에 포털의 전체화면을 뒤덮는 다양한 광고 상품으로 만들어졌고, 키워드 광고처럼 텍스트 메시지 영역 앞의 작은 아이콘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이던 시절도 있었다. 유튜브도 없던 시절 애니메이션이 아닌 디지털 영상 광고를 만들어서 인터넷에 올리고 나중에 광고주의 요청으로 메가박스 등 전국 극장광고를 했던 적도 있었다. 덕분에 팔자에도 없는 광고 심의를 받으면서 ‘광고 감독’으로 심의서류에 딱히 쓸 사람이 없어 적어냈던 기억도 난다.
네이버에서도 블로그와 카페를 최고의 팀과 함께 만들고, 각종 측정을 위한 인트라넷 도구를 만드는 일을 도와주며, 마케팅 예산 관련된 일을 하면서 나중에 되돌아보니, 내가 한 일은 그냥 ‘광고’를 만들고 ‘디자인’을 한 것이 아니라 진짜 ‘마케팅’을 한 것임을 깨달았다. 가족이 운영하던 가게를 이어받아, 리소스 많이 들고 힘들었던 삼겹살집을 레스토랑펍으로 피보팅(pivoting)하던 시절, 새벽에 후라이드 치킨도 튀기면서도 동네 방문객들에게 문자 메시지 보내고 명함 이벤트를 하고, DM 보내면서 커피 사 갈 경우 10번 방문하면 1잔 무료로 제공했던 것 역시 광고가 아니라 ‘마케팅’이었다.
이제 광고하는 시대는 끝났다. 아니 끝났어도 한참 전에 끝났다. 얼마 전 큰 제조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한 가전제품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만난 자리에서 ‘최소한 10억은 아끼실 거예요’라고 했던 농담이 진실이 되는 시대가 왔다. 마케팅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팀의 진심이 담겨야 하고, 함께 이루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 이상 광고를 하면 안 된다. 함께 고민하고 실행하는 ‘마케팅’을 하라.
원문: 허양일님 med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