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에 빌 게이츠 “사회주의가 미래 지구의 유일한 대안 체제”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겹따옴표를 썼다는 얘기는 빌게이츠가 저런 말을 직접 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The Atlantic에 올라온 James Bennet의 원문을 보면, 사회주의라는 단어는 전혀 없다.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Bill Gates의 인터뷰의 번역 일부를 보자.
왜 자유 시장이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를 충분히 빠르게 개발하지 못하는가에 대해서:
글쎄요, 그럴만한 운이 따르지 않았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지 않으면서 가격은 오늘날의 에너지와 똑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게 유효성이 증명된 이미 엄청난 규모로 작용하는 것들과 같다고 하기는 확실치 않습니다. 그리고 모든 규제 문제를 통과하기는 힘들죠. “좋습니다, 석탄 분진으로 뭘 하실 겁니까?”나 “이게 안전하다는걸 어떻게 보장하실 겁니까?” 같은 문제 말입니다. 상당한 탄소세(carbon tax) 없이는 혁신가들이나 생산설비 구매자들이 [새로운 에너지로] 전환할 인센티브가 없습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얘기도 살펴보자.
탄소 배출 에너지에서 [새로운 에너지로] 전환하는걸 가속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서:
사람들이 암을 문제라고 보기 시작하면서, 미국 정부는 — 그건 세상을 향한 원조입니다 — 암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의학 연구 분야에 매년 약 300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고, 그 중 약 50억 달러가 암에 대한 연구에 투자됩니다. 우리는 정말 많은 R&D를 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그 분야의 R&D에 참여하고, 획기적인 약을 개발하는 사설 영역(private sector)을 갖게 됐죠.
에너지 분야에선, 어떤 정부도 — 거의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R&D 투자자인 미국 정부를 포함해서 — 극적인 [펀딩 금액의] 증액을 하지 않았습니다. 카터 대통령 시절에 어느 정도 증액을 하긴 했지만,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 다시 삭감됐죠. 지금은 약 연 60억 달러 정도입니다 — 미국의 경우입니다만, 우리 경제 일반에 미치는 중요성을 생각하면 너무 낮은 액수입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에너지 R&D에 정부 투자를 [지금의] 두 배 이상 받기는 어려울 듯 싶지만, 저는 세 배가 되기를 바랍니다. 세 배면 기초 연구 하나에만 매년 미국 정부로부터 180억 달러의 투자를 받는거죠. 지금 시점에서 봐도, [그 정도면] 정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그렇게까지 큰게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산의 융통성이 매우 적은 때죠 — 의료 비용과 다른 것들 때문입니다만, 대부분은 의료 비용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에너지 소비에 대해서 몇 퍼센트 정도의 세금을 부과할 수도 있고, 일반 재원을 사용할 수도 있죠. 이건 실현 불가능한 수준의 돈이 아닙니다.
이런 기사는 애초에 인디펜던트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아마도 세계일보는 이를 옮겨적은 것(이른바 우라까이)으로 보인다. 정부의 더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사회주의’라고 퉁칠 생각이라면 너무 많이 나갔다. 자극성 넘치는 정보가 판치는 지금, 좀 더 책임감 있는 언론 보도가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