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창작은 어렵다. 글도 영상도 그림도 그렇다. 1인 프로젝트면 말할 것도 없다. 딱히 누굴 돈 주고 고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기 프로젝트를 혼자 끌고 가는 건 생각 이상으로 고난의 행군이다. 다큐 제작이 카메라 들고 촬영하는 게 다가 아니듯, 할 일은 넘쳐나고 일손도 자금도 항상 모자라고 시간은 금이다.
다행히도 조금만 찾아보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많다. 업워크같은 곳에서 시간 당 5달러에 구할 수 있는 원격 조수(virtual assistant)도 이용하기 나름이지만, 어지간한 단순 업무는 굳이 사람을 고용하는 수고를 들이거나 홀로 묵묵히 삽질을 하지 않고도 각종 서비스를 이용해 얼마든지 처리가 가능하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과 각종 결제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번 포스팅은 기존의 서베이몽키나 구글 폼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어여쁜데다, 결제 기능까지 탑재할 수 있는 설문조사 그 이상의 툴 타입폼(Typeform), 그리고 자료 입력 및 기타 귀찮은 잡일을 척척 자동으로 해결해주는 자피에르(Zapier)에 대한 이야기다. 덤으로 5달러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맡길 수 있는 파이버(fiverr) 이야기도 딸려 있다.
못생긴 서베이는 이제 그만, 타입폼
기존에 설문 조사툴로 널리 쓰이고 있던 서베이몽키의 설문 조사폼 예제이다. 못생겼다. 구글 드라이브에서 제공하는 구글 폼도 거기서 거기다. 이 와중에 “Ask Awesomely”를 캐치프레이즈로 걸고 나타난 것이 바로 타입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예쁜 건 말할 것도 없고, 이미지는 물론 유투브 등 영상까지 삽입 가능하다. 활용 예시 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듯 단순 설문 조사뿐만 아니라 회원가입 양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하다.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결제 서비스 스트라이프 역시 타입폼에서 지원하기 때문에(유료 회원에 한해 이용 가능), 회원가입이나 설문 조사 등과 병행하여 그 자리에서 결제 기능까지 구현할 수 있다.
스트라이프와의 연계 활용 예시
유료 회원 가입 툴로 활용: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 해시태그노마드에서 회원가입 버튼을 클릭할 경우 나타나는 이 페이지가 바로 타입폼으로 만든 페이지. 하단부에 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부분이 바로 스트라이프로 구현된 부분이다.
피드백 등 메시지 접수 및 후원을 받는 툴로 활용: 내 경우 디지털 노마드 다큐멘터리 웹사이트에서 타입폼을 사용하고 있다. 단순 문의에서 인터뷰 관련까지 상당히 많은 이메일을 받고 있었는데, 혼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일일이 메일 응대까지 하기는 힘이 부쳤다. 고민하던 중 타입폼을 이용하기로 하고, 공개되어 있던 이메일 주소는 싹 다 없애버렸다(웹사이트 하단 Leave your message버튼을 클릭하면 타입폼 페이지로 이동).
메시지를 남기고자 하는 방문자는 용건에 따라 미리 준비되어 있는 답변을 보게 되기도 하고, 별도로 피드백 등을 남길 수도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다큐멘터리 후원 의사를 물어봄으로써 한 페이지 안에서 후원금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해두었다. 일거리가 엄청나게 줄어서, 진작 이렇게 해두지 않은 것을 후회할 정도다.
단순 업무는 이제 그만, 자피에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서비스 중 자피에르와 비슷한 것으로는 IFTTT가 있다. 자피에르는 기본적으로 IFTTT와 동일한 웹, 앱 자동화 서비스인데, IFTTT에 비해 좀 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더 쉽게, 그리고 더 많은 서비스와 어플리케이션을 연결시켜 사용할 수 있다.
사용방법은 간단하기 그지없다. 예를 들어 위에서 말했던 타입폼을 이용해 새로운 메세지를 입력받았을 경우, 해당 메세지가 자동으로 구글의 스프레드 시트에 입력되게 하고 싶다면? 자피에르에서 타입폼과 원하는 스프레드 시트를 연결시켜 두면 그만이다. 일일이 직접 복사 붙여넣기를 하면서 단순업무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내 경우에는 아래와 같이 자피에르를 이용하고 있다.
첫번째 페이팔>지메일 아이콘은 페이팔을 통해 후원금이 들어왔을 경우, 자동으로 후원자에게 감사 메세지가 이메일로 발송되도록 해둔 것이다. 그리고 아래에서 세번째 항목인 페이팔>구글 문서를 통해 후원자의 정보와 후원 금액, 후원 일시 등이 미리 지정해둔 구글 스프레드 시트에 입력된다.
위에서 두번째 항목인 구글문서>메일침프는 이 구글 스프레드에 입력된 후원자의 이메일을 자동으로 메일침프의 구독자 명단에 등록시켜 준다. 그리고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아이콘으로 설정된 항목처럼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사진이 업로드되었을 때 자동으로 해당 사진이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올라가도록 하는 것도 가능. 거의 안되는 게 없다고 보면 된다.
더이상 복사하고 붙여넣고 확인하고 정리하는 단순 업무에 시간 쏟아붓는 멍부(멍청+부지런)가 되지 말자.
파이버, 메이커의 메이커를 위한 서비스
“멋진 손글씨 로고를 만들어 드려요”, “(광고 등을 위한) 멋진 남성 목소리를 녹음해 드립니다”, “당신의 앨범 커버를 디자인 해드릴게요”, “바이올린 연주 녹음해 드려요”
서비스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파이버에 올라와 있는 서비스들의 기본 가격은 단돈 5달러이다. 물론 더 빠른 일처리나 기존에 설정되어 있는 업무량 이상을 주문하면 추가로 가격이 올라간다.
물론 위 서비스들은 일감을 줄여줄 뿐, 나날이 갈수록 피폐해지는 정신 건강 회복에는 직접적인 도움을 못 줍니다(..) 저는 요즘따라 정신줄 잡고 있기가 참 많이 힘듬…-_ㅜ 창작자 여러분들 힘내세요.
고군분투+때로는 피꺼솟하며 제작 중인 디지털 노마드 다큐멘터리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