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1월 5일(이하 현지 시각) 달 뒷면과 지구를 처음으로 나란히 찍은 사진(위)을 공개했습니다. NASA에 따르면 작년 2월 발사해 지구로부터 약 160만 km 지점에 자리 잡은 심(深)우주기상관측위성이 이 사진을 보내왔다고 합니다. 별로 신기해 보이지 않는 이 사진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요?
그건 우리가 늘 달 앞면만 보고 살기 때문입니다. 정말입니다. 달이 늘 한쪽 면만 보여주니까 그 부분을 앞면, 보이지 않는 부분을 뒷면이라고 구분할 수 있는 겁니다. 늘 토끼만 보이는 그 부분이 앞면인 거죠. 지구에서 볼때 그믐달이든 보름달이든 늘 보이는 부분에 차이가 있을 뿐 모양 자체가 똑같은 건 그런 까닭입니다. 그래서 1960년대 미국과 옛 소련에서 달 탐사선을 보내기 전까지 달 뒷면은 베일에 싸여 있었습니다.
지구에서 달 한쪽 면밖에 볼 수 없는 건 달이 지구를 한바퀴 도는(공전) 시간과 달 혼자 한바퀴 도는(자전) 시간이 27.3일로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아래 동영상이 이 현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만유인력 때문입니다. 만유인력이란 질량을 가진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 지구에서 밀물과 썰물(조석·潮汐)이 일어나는 건 달이 자기 쪽으로 바닷물을 끌어당기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지구 역시 달을 끌어당깁니다. 지구가 훨씬 더 무거우므로 더 큰 힘으로 잡아 당깁니다. 물은 없지만 표면이 지구 쪽으로 부푼 쪽은 있는 것. 게다가 달도 지구처럼 자전하기 때문에 이미 공(球) 모양이 아니라 타원형입니다.
만유인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합니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훨씬 더 큰 힘이 발생하는 구조. 따라서 지구 쪽으로 볼록한 쪽에 더 큰 힘이 걸리게 됩니다. 달은 자전하려고 하지만 지구가 볼록한 부분을 다시 자기 쪽으로 잡아당기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달의 표면층과 내부층이 계속 마찰을 일으킵니다. 자체 회전(자전) 에너지가 줄어드는 게 당연한 일. 그래서 결국 공전 주기하고 자전 주기가 같아지게 되는 겁니다.
이를 좀더 어렵게 설명하려면 기조력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기조력은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힘이라는 뜻. 지구와 달 사이 기조력은 두 천체가 공통 질량 중심의 주위로 회전운동을 하는데 필요한 구심력과 인력의 차에 의해 발생합니다. 지금까지는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것처럼 썼지만 실제로는 둘이 ‘공통 질량 중심’을 두고 서로 공전하고 있는 거죠. 이 힘에 의해 달 표면 중 부푼 쪽에 회전력이 작용하게 되고, 이 회전력이 조석 마찰을 일으켜 조석 고정 상태를 만들게 됩니다.
지구-달은 아직도 조석 고정을 향해 가는 단계. 게다가 달 궤도는 타원이고, 달과 지구의 궤도 기울기는 차이고 나고, 사람은 지구 중심이 아니라 표면에서 달을 지켜보기 때문에 달 표면을 딱 절반으로 나눠서 반은 보이고 반은 보이지 않는 게 아닙니다. 이 포스트에 붙였던 (아래) 사진을 봐도 크기 뿐 아니라 모양도 다르게 보입니다. 이를 칭동(秤動)이라고 부릅니다. 이 떄문에 우리는 달 면적 59% 정도를 볼 수 있습니다.
또 이런 물리 현상은 보편적이기 때문에 지구-달뿐만 아니라 다른 행성-위성 사이에서도 같은 일이 나타납니다. 화성에서 포보스를 관찰하거나, 목성에서 이오를 바라봐도 늘 똑같은 면만 보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유독 달만 미스터리한 위성이라서 이런 일이 생긴다는 이론은 어디까지나 음모론일 뿐입니다.
원문: kini’s cre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