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가 한창 유행할 때 ‘파워블로그 강의’ 혹은 ‘파워블로그 되기 교실’ 같은 것들을 보면서 참 의아했다. 조직 자체나 강사들 면면을 보니 파워블로그는 고사하고 블로그와도 별 관련 없는 사람들인 데다가, 심지어 개인 블로그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도 강의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사실 어떤 걸 가르치나 하고 두어 군데 가봤더니, 그냥 인터넷에 검색만 좀 하면 나오는 내용들을 가지고 말빨로 조금씩 기름칠해가며 겉핥기식으로 하더라.
이후 ‘스마트폰 강의’도 ‘SNS 강의’도, ‘파워 트위터리안 되기’라든가 ‘페이스북에서 장사하기’ 등등도 거의 비슷한 패턴. 어쩌면 그것도 수요가 있는 게 당연하겠다 싶기도 했다. 검색하기 귀찮은 사람들은 꽤 많으니까. 검색질 따위 할 시간에 그냥 돈 내고 정리된 내용을 듣겠다 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수요자가 되겠지.
그렇게 어떤 주제로든 강의를 몇 번 하면 전문강사가 되고, 전문강사가 되면 조금씩 부르는 데도 생기고, 그러면 전문가가 되고, 급기야 언론에 전문가로 나오기도 하고. 세상은 그렇게 굴러가더라. 전문지식이 있는데도 욕만 했던 우리는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것뿐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그들은 그렇게 돈을 벌었는데, 우린 그저 뒤에서 욕만 했을 뿐이니까.
이제 ‘코딩교육’이 슬슬 인기를 얻으면서 이쪽으로도 완전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미 그런 강사들이 많이들 진출했다. 이쯤 되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코딩교육은 블로그나 SNS와는 달리, 성인들의 놀이도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좀 조심해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아직 이들의 타깃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인터넷에 널린 정보들 정리해서 알려주는 정도이긴 하지만.
‘그래, 차라리 내가 하자. 아무리 못 해도 얘네들보단 낫겠지, 그래도 나는 나름 개발 경력도 있잖아.’라고 일단 생각은 해본다. 여러분도 함께 진출하자, 나이 먹고 치킨집 차릴 돈도 없는 개발자들아. ;ㅁ;
원문 : 빈꿈 EMPTY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