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북한이 설치한 목함지뢰가 폭발해 두 장병이 다리를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반복되는 도발과 교전 속에 이렇듯 언제나 가장 먼저 다치는 건 최전선의 젊은 장병들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비극을 반복해야만 하는 걸까? 그들의 노고와 희생에 감사와 위로를.
사건이 공개되자 기업과 정치인을 포함해 각계각층의 위로와 응원, 그리고 방문이 이어졌다. 언론 또한 그에 맞춰 여러 보도를 쏟아냈다.
1등신문 조선일보 역시 최신 트렌드에 맞춰 카드뉴스 형태로 소식을 전했는데…
응? 구도가 좀 이상하다?
그렇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얼굴만 딱 사라졌다. 아니, 저럴 거면 그냥 다른 사진 쓰지 뭐하러 어색한 구도까지 감수해가며 이런 짓을 했을까? 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네티즌에게 딱 걸려서 그런 건지 아니면 구도가 어색하단 걸 깨달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해당 사진은 아래의 사진으로 바뀌었다.
총 15회에 이르는 수정과 잘려 나간 6개의 사진은 덤. (담당자 힘들었겠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 잘생겨서 잘라냈냐?”, “딱 봐도 의도적이네”, “조선일보 졸렬하다”, “언론사도 수정 내역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네티즌 반응 같은 거 기사로 쓰지 마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같은 1등신문의 화려한 기술은 오늘 자(8월 12일 수요일) 서울신문 1면에서 화룡점정을 찍는다.
‘사이공의 도살자‘ 사건으로 잘 알려진 사진기자 에디 애덤스는 이런 말을 남겼다.
사진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믿는다. 그러나 어떠한 조정 없이 사진은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그것들은 오직 반쪽의 진실만을 말한다.
왜 그들은 딱 문재인 대표의 얼굴을 잘라냈을까. 정보가 흘러넘치는 세상에 문재인 대표가 김정훈 하사를 방문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는 건 과잉이다. 하지만 최소한 자신들이 전하는 소식에서만큼은 ‘문재인’이라는 얼굴과 키워드를 지워버리고 싶었던 것은 분명하다.
혹여 “안보는 새누리당”이라는 프레임이 깨질까 봐 두려웠던 건 아닐까? (아니면 그냥 단순히 문재인이 싫었던 것일지도.) 김 하사에게 최대한의 집중을 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하기엔, 두 번째 사진이 아예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포커스가 가 있다.
어쨌든 그들에게 전하고 싶다.
“그냥 처음부터 다른 사진을 쓰지 그랬어요…”
아, 이게 왜 납량특집이냐고?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보도사진들이 이런 식으로 편집되어왔을지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