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가 예측했던 카카오의 미래, 얼마나 맞았나요?
아래 7개의 요소 중 카카오가 현재 하고 있는 것으론 어떤 것이 있을까요?
1) 사용자 lockin을 위한 무료 서비스 런칭: PWE(개인화 도구) 서비스
2) 오프라인 쿠폰 시장: 지역 쿠폰(소셜커머스) 시장으로 확장
3) 전자 컨텐츠 및 게임 시장: 카카오 컨텐츠 스토어
4) 전자 상거래 시장: 카카오 소셜 쇼핑
5) 미디어 시장: 큐레이션및 뉴스 서비스
6) 커뮤니티 시장: 카카오판 지식in및, 아지트 개편
7) 광고 시장: 수익모델 끝판왕 검색광고
사실상 다음과의 합병으로 인해 거의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왜 뻔한 얘기를 하냐고요? 저 7가지의 항목은 올해 쓴 글이 아닌, 2012년경에 제가 앞으로 카카오가 할 것이라고 뽑았던 사업 리스트입니다. 제법 잘 맞추지 않았나요?
그중 최근 #검색을 시작했고, 뉴스를 카카오톡 안에 끌어들임으로써 사실상 검색 포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최종 시나리오를 한 셈이죠.
최근의 다음 카카오의 행동을 보자면 한 가지로 요약됩니다. 모바일 first로 네이버와 결전을 치르겠다는 굳건한 의지. 이러한 일념하에 구 다음의 서비스를 하나씩 정리하면서 모바일에 힘을 쏟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어떤 이들은 좋았던 다음의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하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것은 다릅니다. 돈이 아주 많은 회사라 할지라도 실제로 그 회사의 핵심 인력들은 한정되어있습니다. 많은 사업을 벌이는 것은 그만큼 전선이 넓어지는 일이고, 하나의 사업에 집중하기 어려워짐을 이야기합니다. 더군다나 그 상대가 네이버라면 어떨까요?
저는 그동안 다음은 절대로 네이버를 이길 수 없다고 장담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한 가장 큰 이유는 다음커뮤니케이션즈가 선택과 집중에 실패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되든 안 되든 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때 엄청나게 밀어 부쳤던 미투데이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고, 수년간 쏟아부은 꾸준한 일본 사업은 결국 라인이라는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이겨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꾸준함과 집중을 보여준 것, 이것이 네이버의 최대 장점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다음은 될만한 서비스에 몰아주기보다는 네이버의 라인업에 맞추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다음은 네이버와 규모상이나 자본상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회사였다는 점이죠. 결과적으로 하나도 이기기 힘들었고, 네이버에게 각개격파를 당하기에 쉬웠습니다. 결국 메일과 카페마저 내줌으로써 사실상 다음은 만년 2위로 머물게 됩니다.
그러나 카카오와의 융합한 다음은 김범수 의장을 중심으로 최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나의 방향을 향해 꾸준히 걸어가는 모습입니다. 물론 그 와중에는 실패하는 것도 나올 수 있겠으나, 하나의 지향점을 갖고 간다는 것은 분명히 다른 모습입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느끼고 있는 지향점과 다음카카오의 다음(Next)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2. 샵검색과 뉴스는 한국 검색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다
모바일 검색의 판도를 가져오게 될 샵검색, 현재 모바일 검색의 1위는 여전히 네이버입니다. 그러나 PC 대비 많이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또한 분명 사실인데, 이유는 바로 구글입니다. 안드로이드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검색의 기본값은 구글입니다. 그리고, 구글의 검색어 1위는 네이버죠. ㅡoㅡ 구글에서 검색어로 네이버를 치고 들어가 네이버에서 다시 검색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용자가 이제 구글의 존재를 확연히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이고, 결과적으로 구글의 검색은 PC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점유율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한국 모바일의 최강자는 누가 뭐라 해도 바로 카카오톡입니다. 카카오톡이 구글플레이보다 더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다면 믿으시려나요? 또한 카카오톡은 가장 많은 사용시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런 카카오톡의 메뉴에 포털이 들어갔습니다. 구글의 프리로드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질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거기다 최근 뉴스를 소비하는 트렌드를 보면 인터넷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이유는 바로 속보에 대한 욕구 때문입니다. 기존의 TV, 신문 등을 통해 하루에 두어 번 이루어지는 뉴스 소비는 24시간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는 사용자들에게는 불만입니다. 메르스 소식 또한 실시간으로 비주얼화된 이미지로 확진자 수를 알고 싶어하고, 속보를 소비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식은 지역 카페와 친구들에게 전파됬죠.
제가 들었던 충격적인 소식들의 대다수는 문자나 페이스북 혹은 카카오톡을 통해 가장 빨리 전파되었습니다. “세상에, ○○ 소식 들었어?” 같은 내용 말입니다. 현재는 숨 고르기를 하는 건지, 다음의 인기 검색어가 카카오톡에는 안 붙어있습니다.
모바일 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이 인기검색어 서비스 일 겁니다. 물론,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미 큐레이션된 콘텐츠만 해도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네이버 메인과 다음 메인이 가지고 있는 파괴력은 블로거 스피어에서는 신과 같은 존재였으니까요. 결국은 이에 맞는 콘텐츠를 생산하고자 하는 콘텐츠 생산자들은 불을 키고 달려들 겁니다. PV가 모이는 곳에는 양질의 콘텐츠가 모입니다. 양질의 콘텐츠가 모이면, 검색도 개선되죠.
물론, 현재 검색 품질은 이 생태계를 선점하고 있고 수년간 기술 개발을 한 네이버가 훨씬 우위입니다. 하지만 검색이란 이슈와 습관이 주도하는 경향이 강하므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카카오톡이 무서운 점은 대부분의 사용자가 로그인 사용자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소셜 정보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용자가 어떤 취향의 검색 결과에 더 흥미 있어 할지를 알 수 있는 수단이 네이버보다 훨씬 더 많음을 의미합니다.
3. 모바일 검색의 미래, O2O 검색
제가 2012년에 예측하지 못했던 다음카카오의 또 하나의 변수는 O2O입니다. 당시에는 그저 지역의 쿠폰 서비스 정도로만 생각했었습니다. 로컬커머스가 딱히 돈이 되는 방향을 떠올리기 어려운 시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명백히 말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서비스를 단순히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연결 기반의 서비스 혁신을 하는 O2O 기업이 그 답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대표적인 서비스들이 우버 같은 기업이고, 국내에서는 카카오택시 같은 서비스입니다. 생활에 모든 행동패턴들을 온라인에 이식하고 정보를 기반으로 서비스 방식 자체를 혁신하는 모델들입니다. 이러한 모델들은 우리가 오프라인에서 행동하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침에 기상해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IoT로 인해 심지어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이는 기존의 PC 기반의 검색 서비스를 혁신할 겁니다. PC가 쿼리 중심의 검색이었다면, 모바일에서는 상황 중심의 검색이 이루어질 겁니다.
네이버나 다음 앱에서 근처의 버스정류장 정보를 알려주는 수준이 초창기의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비콘 기반으로 최적의 관심 정보들을 추천해주고, 검색을 유도할 겁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를 쳐보세요!”라고 TV에서 보던 광고 대신에 이제는 “카카오톡에 #○○를 쳐보세요!”라는 광고를 생활 곳곳에서 발견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단순히 검색 결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종 O2O 서비스와 연결될 겁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연결에 모바일 검색이 있을 겁니다.
향후에는 Siri나 구글 now처럼 인공지능 에이전트 모델을 목표로 가겠지만, 현재는 그 기술 수준의 격차가 아직 상당하여 과도기적으로는 사람과 프로세스로 풀어내는 서비스 중심의 O2O 검색이 상당히 우위일 것으로 보입니다.
4. 모바일에서 펼쳐지는 검색 진검승부
이것이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카카오톡의 향후 미래이고 가능성이라고 봅니다. 네이버가 뜨기 시작한 시점은 “지식인에 ○○를 물어보세요.”였고, 사람들을 모은 이후에는 업체들 스스로가 “네이버 검색창에 ○○를 쳐보세요.”로 판을 굳혔습니다. 그러나 이 모델이 현재 모바일에서는 잘 동작하고 있지 않습니다. 카카오톡은 이에 대한 해법에 현재는 가장 근접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네이버 또한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큰 광고 풀, 그리고, 체크아웃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커머스의 확대와 핀테크 결전도 적벽대전만큼이나 흥미로운 전쟁이라고 보입니다. 다만, 네이버가 조금은 여유로운 것이 국내에서 좀 밀리더라도, 카카오의 검증된 모델을 일본에 적용하여 국내보다 더 큰 시장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게임에서 한번 유사한 경험을 했었죠.
카카오톡이 최근 정말 제대로 칼을 갈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반해 네이버는 1진들이 대부분 일본이나 해외공략으로 많이 빠져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우려도 들고요. 영원한 1등이란 없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승부가 더욱 기대 됩니다.
덧. 다음카카오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접은 것을 실수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던데, 전 오히려 잘한 거라고 봅니다. 다음 클라우드나 N드라이브는 파일 기반의 PC 서비스입니다. 구글이 g드라이브보다 구글포토에서 대박난 것은 이러한 시대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이죠. 조만간 카카오스토리가 구글포토를 벤치마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문: 숲속얘기의 조용한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