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가 ‘애플 iOS’보다 보안에 약한 이유는 기술력 때문이 아니다. 기술력 면에서 구글이 애플보다 뒤처진다고 말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다. 이 문제는 OS를 배포하는 정책 문제다.
간단히 다시 정리하자면, 애플 iOS는 보안에 어떤 문제가 발견되면 애플에서 이걸 수정해서 업데이트를 바로 쏴준다. 그럼 아이폰 유저들은 바로 업데이트를 다운받아 설치할 수 있다. 게다가 꽤 오래된 폰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주기 때문에 몇 년 지나도 OS를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반해,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벤더’라고 불리는 제조사, 통신사(이통사) 등이 자기들 입맛에 맞게 안드로이드를 변형해서 핸드폰에 집어넣는다. 따라서 구글이 보안 문제를 인식하고 업데이트를 만든다 해도, 이걸 핸드폰 사용자들에게 바로 배포할 수가 없다. 벤더들이 변형한 것에 맞게 고쳐서 배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글은 벤더들에게 배포하고, 벤더들이 유저들에게 배포해야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당장 삼성이나 엘지를 생각해보자. 이들이 만들어낸 스마트폰이 한두 개인가. 일 년에 몇 개씩 쏟아내는데, 그 각각의 폰마다 안드로이드를 조금씩 다르게 변형시켜놨다. 심한 경우는 같은 폰이라도 이통사 요구에 따라 조금 다르기도 하다.
이러면 당연히 업데이트가 빨리빨리 일어날 수가 없다. 아니, 늦게라도 업데이트를 해주기만 하면 다행인 상황이 돼버린다. 대체로 1~2년 정도 지난 폰들은 업데이트를 안 해주는 이유도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이미 판 핸드폰은 돈이 안 되니까, 업데이트는 그냥 비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정책의 문제 때문에 안드로이드 폰은 대체로 보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업데이트가 자주 되지 않는다는 것은 보안에 약하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폰 하나 사서 오래 쓸 사람이라면 지금으로써는 아이폰을 쓸 수밖에 없다. 사실 나 역시도 애플 정책에 마음에 들지 않는 점들이 좀 있긴 하다. 그런데 보안면에서 딱히 대안이 없다.
물론 1년에 한 번씩 최신형 핸드폰으로 바꾸는 사람들은 안드로이드 폰을 써도 될 테다. 비교적 최신 업데이트된 안드로이드가 깔려 있을 테니까. 그것 말고는 윈도우 폰이 나오면 선택의 폭이 좀 넓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한데, 윈도우 폰 하면 바로 옴니아가 떠올라버려서… (만족하며 잘 쓴 사람도 주위에 한 명 있긴 있다.)
덧붙여.
내 생각과 굉장히 비슷한 글을 봤다. 좀 더 알고 싶다면 다음 글도 참고해보자.
추가로, 최근에 안드로이드 폰에서 문자메시지를 받기만 해도 해킹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꽤 심각한 보안 문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형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기대할 수 없다.
원문: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