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카드를 꺼내들었다. 뭐 걔네 깽판이야 하루 이틀 된 것도 아니다. 외국에선 난리던데, 한국에서는 이제 신경도 안쓴다(…)
암튼 북한 핵폭탄이 무섭나? 뭐 무서울 수도 있다. 심리란 게 있으니까. 근데 북한 핵폭탄은 ‘자살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북한이 선빵으로 핵폭탄 날려 상대를 완전히 초토화시킬 수 있을 때라야, 북한 핵은 공격무기가 된다. 그렇지 않고 선빵 맞은 상대가 북한한테 한방 날릴 수 있는 반격능력이 있으면 북한은 그냥 죽는다.
북한상대가 누구냐. 남한? 결국 그 윗대가리는 미국이다. 전세계 바다 속에 양키들 핵잠수함이 떠다닌다. 북한이 불지르고 자폭하겠다는 결심이 없고서야 핵을 쓸 수 없는 이유이다.
북한이 핵을 발사한다고? 물고기가 하늘을 날겠다.
북한이 핵을 왜 만들었을까? 강성대국 나발이고 다 개소리고, 결국 정권유지다. 인민들이 굶어죽던 어쨌든 기득세력들이 끝까지 한번 해먹겠다는 거다. 오래전 마키아벨리란 아저씨가 거품 물었던 군주권력의 아주 전형적 모습이다. “대외적 위협이든 대내적 위협이든 신경 안쓴다. 짐은 나의 왕국만 지키리”
그런 북한이 자폭하겠다? 맛이 가서 할 수도 있다고? 북한 애들이 진짜 맛이 갔으면 구태여 돈 들여가며 핵폭탄을 애초 만들 필요도 없었다. 이판사판 그냥 쳐받으면 그만이었지. 그러니까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는 건 바로 북한이 매우 합리적인 것을 반증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도 실수란 것도 있으니 핵무기를 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것도 말이 안된다. 핵폭탄은 무슨 새총으로 발사하냐(…) 미사일이 필요하다. 북한이 로켓이네 뭐네 하며 발사하는 것은 그 기술 확보하려고 근데 대포등 미사일은 갑자가 땅이 갈라지며 발사되는 뭐 그런게 아니다. 오픈된 발사장에 싣고 나와 똑바로 세우고 또 액체연료 몇시간 채우고.. 생쑈를 해야 된다. 위성으로 보고 있는 미국이 짱군가. 바로 미사일 날려 잿더미로 만들지(…)
물론 북한이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이 있으면 얘기는 좀 달라진다. 아무리 위성이고 뭐고 해도 바다속으로 기어 들어가 쏴대는 건 미국이라도 도통 막을 수가 없다. 북한이 핵잠수함을 보유한다면 미국은 진짜 불안하게 된다. 북한 선빵에 일단 한방 맞고 시작해야 하니까. 뭐 요샌 요격미사일이 있다곤 하지만 그게 썩 믿을 건 아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핵무기도… 로켓도… 모두 대략 야매로 만든 북한이 핵잠수함까지 야매로 만들기는 불가능이라고 보면 된다(…) 핵잠수함은 정말 현대 기술의 결정체다. 생각해 보라. 대포동만한 핵미사일을 승용차만하게 구겨 잠수함에 집어넣고 그걸 또 수중에서 발사해 수천km 떨어진 타겟에 맞추는 게 쉬울 리 있겠는가?
그래도 의지의 조선인 어디 가겠어? 하면 될 수도 있겠다. 근데 문제는 정말 북한이 핵잠수함을 보유하려 한다면 미국은 둘째 치고 중국이 먼저 가만있지 않을 거라는 문제가 있다. 유령이란 영화를 보면, 한국이 핵잠수함 가졌다고 주변 강대국들 모두 미쳐 날뛴다. 중국도 북한 핵폭탄은 자살용이라고 생각해 속으론 묵인할 수도 있겠지만, 북한이 핵잠수함을 보유하겠다고 하면 북한을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 그건 레드라인을 넘어도 한참 넘은 행위이기 때문이다.
어장관리녀 북한이 사랑하는 건 중국이 아니라 미국.
이런 얘기는 화이바 조금만 굴려보면 나오는거고, 진짜 중요한 문제는 북한은 그럼 왜 맨날 핵 가지고 뻥카칠까의 문제가 남는다. 교수네 박사네 하는 화상들이 맨날 하는말이 있다.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 어쩌고… 저쩌고…” 딱한 소리다. 좋은 학벌 딸려고 꽤 돈도 많이 썼을텐데 참 공부 안한다. 하기사 정권 바뀌면 높은데서 전화 올까 목매는 인간들이 공부나 제대로 하겠나.
물론 북한이 미국과 관계개선하려는 건 사실이다. 패권국 미국만 정권안보 보장해 준다면야 그 이상 바랄게 뭐 있겠는가? 사실 김일성은 1970년대 초부터 북미관계 정상화를 주구장창 외쳐댔다. ‘통미봉남’을 기억하는가? 미국하고 관계를 터서 남한 코너에 몰겠다는 이야기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때도 김정일이 “통일후 주한미군 주둔 가능”이라고 얘기하기도 했던 거도 미국에 대한 일종의 러브콜이야. 얼마전 평양갔던 빌 리차드슨이 누구인가? 미국 뉴멕시코 전 지사고 한반도 문제 꽤 잘 알고 있는 중생이다. 그가 귀국 비행기에서 내려 한 한마디가 “북한이 우리하고 관계 트자고 애원하던데”였다. 북한은 여전히 미국을 짝사랑 하고 있다.
그러면 이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아니, 미국하고 관계 트자며 왜 미국한테 찍히는 행동만 하는 건가? 핵가지고 장난치면 미국이 북한 땡깡 받아줄거 같아서? 양키애들이 어떤 아해들인데 행여나 그러겠다. 그런식의 설명은 북한이 그저 순진한 철부지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근데 북한애들이 짱구인가? 생존하기 위해서 극강의 잔머리가 발달된 북한을 그리 순진하게 보는 화상들이야말로 안드로메다급으로다 순진한 거다.
그럼 결국 무엇인가? 핵개발 속내가 정작 미국에게 뭘 뜯어내려는게 아니라면, 국내용이란 결론이 나온다. 아까 얘기했듯, 군주권력은 대외적 위협이든 대내적 위협이든 구분하지 않는다. 군주에 입장에선 다 위협세력이다. 따라서 끊임없이 대외적 위협을 가공하고 대내적으로는 군주의 위엄을 보여줘 내부결속을 다지는 것이다. 오웰 횽아 소설 1984에 잘 나오듯이. 안그래도 지 애비 죽고 권력 기반 약한 김정은한테는 더욱 그럴 필요가 있다.
근데 아무리 대내적 위협만 밟아 버린다고 해도 역시 좀더 안전빵으로 정권 유지할려면 대외적 위협을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 핵가지고 장난 칠수록 미국과의 관계는 더 꼬일 수밖에 없다. 미국이 타겟이 아니라? 결국 남는건 중국밖에 없다. 중국은 정권 생존의 최후의 보루니까. 북한 핵개발의 숨은 타겟은 중국이란 소리다. 뭔 소리냐고?
북한의 핵은 워싱턴이 아닌 베이징을 향해 있다.
동맹끼리는 동맹딜레마란게 있다. 동맹끼리는 도와줘도 문제, 안도와줘도 문제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내가 니 형이고 너랑 도원결의 한 사이라 생각해 보자. 징표로 집문서도 교환했다. 근데 니가 사채 끌어 쓰다가 안 갚는다고 끌려가 졸라 맞고 있다. 당연히 형이 짠하고 나타나 도와줘야겠지. 근데 요새 형도 처자식이 길바닥에 내앉게 생겨 그 사채업자한테 돈을 끌어 써야할 형편이다 어떻해야 할까? 널 도와 줄수도 그렇다고 안도와 줄 수도 없잖아? 이런게 바로 동맹딜레마다.
자꾸 반말 까서 미안해지는데(…) 그럼 니 심정이 어떠하겠나? 한마디로 뭐 같지. 순진한 놈은 “아 쓰바 형새끼하고 안놀아” 이럴 거다. 근데 좀 잔머리 굴릴줄 알면 꾀를 낸다. “그래 형새끼가 안도와 주고 배기나 보자” 뭐 이럴 거라는(…)
어떻게? 간단하다. 형이 불가항력적으로 안도와 주면 안되는 상황을 만들면 그만. 도원결의 하면서 준 집문서 있지? 그걸 사채업자한테 넘기고 자살하겠다고 뻥카치는 거야. 형 제대로 엿먹이는 거지. 결국 이 맘약한 형은 사채업자 눈치봐가며, 어떤식으로든 못난 너를 도와줄 수밖에 없게 된다. 한마디로 죽을 맛이다.
이게 지금 북한과 중국관계다. 북한은 미국과 관계정상화 안해도 어떻해서든 살아갈 수는 있다. 근데 중국이 북한을 버리면 한 순간도 살수 없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중국과의 관계단절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자, 최상과 최악 두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둘다 불확실하지만 최악을 막는 게 훨씬 안전빵이다. 니들 같으면 뭘 선택하겠냐?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백이면 백 최악을 막는 걸 선택할 거다. 어쩔 수 없다. 일단 생존은 보장되니까. 그게 사람 심리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은 결국 중국한테 던지는 메시지이다. “왜 동맹인데 안도와 주냐, 왜 우리하고 동맹이면서 미국하고 짜고치냐?”, “니들 계속 이렇게 나오면 나 자폭할거야. 뒷감당은 니가 알아서 하고…” 이런 거다.
중국이 뭐가 아쉽냐고? 졸라 아쉽지. 중국에게 북한의 가치는 거의 핵심적 국가이익에 속한다. 북한애들이 이뻐서 그런 게 아니고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이다. 북한은 어쩌면 대만보다도 더 중요하다. 압록강에서 북경까지의 거리가 대만에서 북경까지보다 훨씬 가깝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청일전쟁, 한국전쟁 때 중국이 쳐 내려온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이다. ‘순망치한’이란 말은 오백년전이나 지금이나 다를바 없다.
지금 북한이 개막장 깽판쳐 붕괴되면 한반도는 미군이 접수할테고 중국한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아무리 G2 어쩌고, 미중협력이 어쩌고 저쩌고 해도 패권국 미국은 미국이다. 경계를 안할 수가 없다. 근데 범퍼 북한이 날라가면, 미치고 환장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동북삼성으로 쏟아져 들어올 북한난민은 또 어떻고?
이런저런 이유로 중국은 절대 북한을 버릴 수 없다. 북한은 이미 이런거 다 간파하고 있고. 너무 영리하지 않냐고? 그럴수밖에… 살기 위해서는 상황에 민첩할 수밖에 없다. 육식동물보다 초식동물이 재빠른게 다 이유가 있다.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
반복되는 북-중-미의 삼각관계, 북한의 자해공갈 생존법
일일이 근거를 대기에는 논문 찾기가 좀 귀찮은데, 90년대 초반부터 북한애들 깽판치기 직전 상황들이 어떤지 신문을 찾아보기를 권한다. 그러면 패턴이 보일 거다. 중국이 무언가 꼭 북한을 섭섭하게 한다. 미국하고 놀아나든, 남한하고 놀아나든, 북한을 잘 안도와주든…
그럼 북한이 제대로 엿을 먹인다. 그러면 또 중국이 츤데레마냥 욕질은 다 하면서 갖은 설거지는 다한다. 그럼 북한은 “앞으로 말 잘 들을게” 그러면서 꼬리내리고. 그렇게 북한은 어쨌든 생존의 최후의 보루 중국의 지원을 받아내고, 언제나 목표를 달성한다. 일종의 응석받이 게임이다.
재밌는 건 이게 몇 번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 중국도 게임의 룰을 안다. 그래서 북한 자극 안할려고 먼저 몸조심할려고 하는데(…) 화평굴기다 뭐다 미국하고도 잘 지내야 하는 게 현재 중국의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이 섭섭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북한이 핵실험하겠다면서 미국을 거냥한다고 말했지만, 이 말에 미국은 눈한번 깜짝하지 않는다. 펜타곤과 군산복합체나 얼씨구나 할 뿐.
되려 중국이 ‘아 씨바 또..’ 이런 속내다. 성명에 부가설명이 있다. “큰 나라들이 제정신 못차린다”고. 이게 중국에게는 뜨아한 말이다. 중국이 대북특사 파견한다며? 정은이한테 할말은 안봐도 비디오지. “고마해라. 마니 묵윽다 아이가..”
그래도 북한이 핵실험 할 가능성은 크다. 아, 씨… 이 글 발행 안하더니 결국 했어. -_-; 그럼 중국도 방방 뜰거야. 그러다 좀 잠잠해지면 북한에 고위급 인사 보내 앞으로 잘해 보자… 뭐 그러면서 6자회담 어쩌고 저쩌고 할 거다. 결국 북한이 미국과 관계 트지 않으면 이런 구도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거고. 그때마다 중국은 죽을 맛일 테고. 뭐 미국은 강건너 불구경하면서 표정관리 할테고. 일본 아덜은 평화헌법 개정해야 한다며 언론플레이 할테고. 로스케는 뭐 없나… 다리 하나 걸칠테고.
아, 그리고 남한 꼰대들은 인공기 불태우고 일당 받아 챙길테고. 세상 재밌어. 횡설수설했다고 욕하지마. 늙어서 글쓰기도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