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사라진 경차 취득세가 내년부터 부활할지도 모른다. 행정자치부가 관련 면제 조항을 연장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단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지만, 어쨌든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논란이다.
박근혜 정권이 돈이 없긴 확실히 없나 보다. 이런 데까지 ‘형평성’을 들먹이면서 세금 면제 혜택을 없애려 하다닛! 근데, 이 “경차 취득세 면제 혜택”이라는 건 보수파 정당들이 시작한 감면 정책이라능.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현재까지 계속 갱신된 이유는 그게 타당한 정책이었기 때문이고.
일말의 죄의식이라도 있는 건지 아니면 다급한 마음에 불이라도 꺼보려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텅 빈 국고를 채우기 위해 서민들 발목 잡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건 솔직히 아니잖아.
경차 취득세 부활은 현기차의 로비?
일각에선 이게 중형차 판매량을 다시 늘리려는 현기차의 음모라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고질적인 내수모델 Q/C랑 안이한 고객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현기차의 중형차 세그먼트가 독과점 수준으로 다시 살아나긴 어렵다. 게다가 최근 5년간 현기차 전체 판매 대수를 보면 경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크다.
2015년 상반기 기아 자동차 승용모델의 총 판매 대수는 21만 762대(상용모델까지 포함하면 24만 1174대). 이 중 경자동차인 모닝의 상반기 판매대수는 42,638대이고 레이는 13,105대인데, 모닝은 전년 대비 3.5%나 증가하였고 레이의 경우 전년 대비 무려 15.7%나 판매량이 증가하였다.
게다가 모닝의 경우, 기아의 승용모델 중 판매량 면에서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판매량이 모닝에 비해 다소 저조하다는 느낌의 레이조차, 프라이드 및 쏘울의 상반기 누적판매량보다 5배에 가까운 수치. 현기가 이런 스테디 모델을 버릴 이유가 없잖아?
반대로 라이벌 격인 신형 스파크의 경우 ‘내년 취득세 면제 폐지’ 덕에 오히려 금년도 하반기 판매량은 상당히 늘어날 전망. 대신 내년부터 판매량이 상당히 줄겠지. 신형 스파크는 기존 모델에 비해서 상당히 좋은 모델이다. 엔진도 바뀌었고, 트랜스미션도 바뀌었고, 무엇보다 기존 모델에 비해서 안전성뿐만 아니라 편의성도 훨씬 향상되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디자인은 기존 모델에 비하여 상당히 ‘보수적’인 형태로 바뀌었는데, 사실 스파크의 파격적인 디자인이 오히려 경차 시장에 있어서 판매량이 저조했던 원인이기도 했던 만큼, 오히려 모닝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이 한층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가격이 전반적으로 비싸졌다는 부분이 흠.
또한, 경자동차 취득세 면제 폐지 정책이 시행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풀 모델 체인지가 이루어질 예정인 기아 모닝도 고전을 면치 못 할 것이다.
그럼에도 현기차의 중형차 라인업이 판매량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쏘나타의 경우 상반기 누적 판매 대수가 5만 314대로, 전년 대비 1.1% 오히려 늘어났다. 늘어난 폭이 현기차 중역들이 기대한 수치가 아니라서 그럴 뿐이지. 다만 쏘나타나 풀 모델 체인지가 이루어진 K5의 경우, 엔진 초이스를 대폭 늘려놓았기 때문에 고질적인 Q/C 문제나 미흡한 고객대응정책에도 불구하고 타사 경쟁모델들에 비하여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뭐 크게 달라질 건 없을 듯하다.
원문: 김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