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을 항상 압박하는 시간이란 것. 데드라인, 회의, 출장등으로 압박해오고, 손목시계에서 핸드폰에서 랩탑에서 늘 우리에게 “당신은 여기에 속박되어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시간관리라는 주제는 신입사원부터 기업 최고경영자까지, 생산부서나 영업부서, 재무부서 할 것없이 누구에게나 관련이 높고 쉽지 않은 숙제다.
이 글은 기업 안팎으로 교육도 하고, 서적도 있고, 소프트웨어나 다이어리도 많다. 이 글은 이런 고민이 있는데 출발점을 모르겠다거나 몇 번 해봤는데 진전이 없다고 느끼시는 분들을 위한 시간관리에 대한 워크숍이다.
시간관리에 대한 오해
사람들은 종종 이런 말을 한다.
난 시간관리가 약해. 프랭클린 다이어리 같은 걸 써봐야겠어.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보는 시간관리에 대한 오해다. 정리정돈을 더 잘 하고, 시간 엄수를 더 잘하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시간관리의 전부가 아니다. 정리정돈, 시간 엄수가 잘 안된다면 그건 당신의 기본 자세의 문제다. 시간관리라는 것은 그 이상이다. 한편 우린 아래와 같은 말을 듣기도 한다.
시간관리 기술은 꼭 마스터해야 해. 한 번 터득해 놓으면 영원히 가는 거야.
틀렸다. 생각해보자. 업무라는 건 통상 3~4년 주기로 바뀐다. 이 때, 새 업무는 새로운 시간관리 방식을 당신에게 요구하게 되어있다. 일의 성질, 연관된 사람들, 본인의 전문성과 경험 등 상황이 전혀 새로운 데 한 가지의 시간관리 기술이란 게 있을 수 없다.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시간관리 기술이란 시계 자주 들여다보기, 노트 잘하기, 업무 리스트 만들기와 같은 것들 뿐일 텐데, 그것들을 시간관리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오해다. 그리 단순하면 왜 최고 경영자까지 시간관리에 그렇게 관심을 가지겠는가. 그렇다면 시간 관리란 도대체 무엇일까? 본 워크숍에서는 다음의 질문을 기준으로 시간관리를 배워본다.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생산성을 높일 것인가?
즉, 시간관리를 능동적으로 생각하자는 얘기다. 시간관리는 자기관리의 뜻이다. 1시간당 창조하는 업무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말이다. 그렇게 해서 시간이 남으면 개인용무를 볼 수도 있고 여타 업무를 더 할 수도 있다. 그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어떤 선택을 하건, 시간관리의 최우선 관심은 당신 업무의 출력량을 단위 시간당 최대화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고로 당신의 직접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다.
시간관리의 비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정해진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업무마다 이질적인 시간관리의 숙제를 관통하는 비결은 바로 업무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하는 일이다. 언뜻 듣기에 쉬울지 몰라도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왜 그럴까.
위의 중요도/긴급성의 4분면 개념을 생각해 보자. 가로축은 중요도, 세로축은 긴급성의 경중으로 업무의 성질을 분류해보는 방식인데, 이런 관점으로 어떤 분면의 일을 먼저 처리할 것인가?
당연히 1번 영역의 일을 가장 먼저 처리하는 게 맞다. 반대로 4번의 업무를 가장 나중에 하는 것도 당연하다. 시간관리의 측면에서 항상 우리가 혼란스러운 것은 2번과 3번 영역의 업무들이다. 과연 급하고 안 중요한 일을 우선 할 것인가, 아니면 반대로 중요하고 안 급한 일을 먼저 할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향은 주로 3번이다. 높은 긴급성+낮은 중요도의 일을 우선시한다. 낮은 직급일수록, 보스에게 권한이 집중된 조직일수록 더 그렇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2번을 우선시하는 게 옳다. 항상 꼭 그렇게 하라는 뜻이라기보다는, 3번에 너무 치우칠 경우 본인 업무의 방향성이나 발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3번의 일을 먼저 하면 그만큼 시간이 비생산적으로 소비되면서 서서히 2번의 일을 할 시간이 없어진다. 그런데 대게의 2번 영역 업무들은 결과물을 내기는 어렵고 시간은 많이 걸리는 업무들이다. 새로운 전략, 아이디어, 프로세스 개선 등이다. 이른바 일의 맥을 잡아주는 업무들이다. 이런 일들은 당장은 효과가 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3번의 업무들을 자동적으로 줄여준다.
2번의 업무는 마치 집을 짓는 것과도 같다. 집을 짓는 건 오래 걸린다. 참을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집을 한 번 짓고 나면 그 안에서 평온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반면에 3번은 집에 난 불을 끄는 일과도 같다. 당장 급하니 당연히 불은 꺼야 하지만 끄고 나면 잿더미 말고는 남는 게 없다. 비생산적일 뿐 아니라 심적으로도 지친다.
집을 평소에 찬찬히 제대로 지어가다 보면 사실은 4번의 일도 사라진다. 심지어는 1번의 일도 더 잘 할 수 있다. 즉, 2번 업무만 우선시하는 데서 멈추면 안되고 전체 업무간 연결성, 선후관계 등을 잘 고려하면 1,2,3,4번 전반적인 업무에서 시간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케이스 스터디
예를 들어 현재 진행 중인 업무가 아래와 같이 10개가 있다 치자. 한 전자상거래 회사의 카테고리 관리자의 가상 사례다.
그 다음으로, 이 리스트를 위에서 배운 대로 그래프에 분포시켜보자(하단에 엑셀 연습 부분이 따로 나옵니다. 지금은 개념을 먼저 살펴봅니다).
앞서 말한대로, 우리의 관심사는 2번과 3번이다. 당연히 “웹사이트 버그해결”이 최우선 업무다. 중요하고 긴급하다. 가장 비우선시되는 일은 기타 잡 회의와 주간부서 회의다. 3번의 업무에 해당하는 업무는 다음과 같다.
1) 이 리스트 가운데 배송팀 클레임 미팅과 협력 업체 계약서 갱신 업무는 전형적인 불끄기 업무다. 이 불끄기 업무를 줄이려면, 해답은 2번 리스트에 있다. 아래 항목이 2번 영역이다.
이 가운데 배송 프로세스를 개선하면 즉, 집을 잘 지어 놓으면 배송 클레임이나 협력 업체 계약서 갱신에 시간을 많이 보낼 필요가 없어진다. 당장 집 지으라는 사람이 없더라도 조금씩 실천해야 한다.
2) 또한, 주간 실적 보고서나 임원 회의용 보고서에 보내는 시간이 많은 이유는 실적인 나빠서 일텐데, 신규 서비스 개발이 신속하다면 일정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실적이 좋지 않으면 방법도 없이 질책만 하는 회의가 더 잦아진다.
그런데 이 분포도에 업무처리에 소요하는 시간까지 표현을 해보면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래프의 풍선 크기가 업무당 소요하는 시간을 뜻한다. 이 사례는 현재 2번 영역의 업무에 거의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상태로 근무가 지속되면 즉, 불만 끄다 보면, 당신의 속도 시커멓게 다 탄다. 이때는 보스와 심각하게 대화해야 한다. 중요도가 높은 업무의 비중이 균형을 맞추지 못한다면 궁극적으로 본인 발전에 큰 방해가 되므로 업무조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6개월 단위로 자신의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분면마다의 업무 증감을 모니터해야 한다. 만일 3,4번 일의 개수와 소요시간이 감소하고 1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횟수와 소요시간이 증가했다면 당신은 조직에서 좀 더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일 테고 그렇지 않다면 아직도 중요치 않은 급한 일에 얽매여 있다는 뜻이다.
연습 단계로 넘어가기 전, 위의 전체 개념을 기억하고 공유하기 쉽게 카드형으로 아래에 첨부한다.
연습 시간
위의 버블 차트를 만들어 볼 시간이다. 첨부된 엑셀 파일을 사용해서 본인업무 현황을 분석해보면, 자신이 얼마나 일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다음의 파일을 연다: Bubble.xlsm
1단계) 업무 항목, 중요도, 긴급도, 소요 시간 입력: 업무 항목의 갯수제한, 소요시간의 제한은 없으나, 중요도와 긴급도는 10점 척도로 입력한다.
2) 영역 선택 하기: 입력을 끝냈으면 B2 셀부터 입력 끝 부분까지 영역을 선택한다.
3) 그래프 생성: 테이블 우측의 버튼을 누르면 아래와 같이 그래프가 생성된다.
당신은 어떤 분면의 업무에 과도하게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가? 1,2,3,4번 상의 업무 균형은 어떤가? 이 질문들을 가지고 꾸준히 자신의 우선순위 잡기 버릇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가야한다. (다만, 최고경영자라고 늘 1번의 업무만 하는 것은 아니다. 4분면의 개념은 상대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워크숍을 마치며
어차피 1주일에 우리는 50시간~80시간을 일한다. 따지고 보면 우리에게 시간은 매우 유한하다. 시간을 관리하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 하지만 시간이라는 객체는 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능력을 원한다면 초능력을 배우기를 권장한다.
하지만 시간관리를 자신의 생산성을 높이는 자기관리, 특히 업무의 우선 순위를 제대로 정하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승산이 있다. 남들보다 서너 배 더 오랜 시간 일할 방법은 없지만, 서너 배 더 스마트하게 일할 방법은 있다. 집을 지어라. 불만 끄지 말고.
원문: 직장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