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이 한정된 스타트업으로서 블로그, 혹은 컨텐츠 마케팅은 정말 해야할지, 한다면 얼만큼의 리소스를 어떻게 투입해야 하는 지 항상 고민되는 주제입니다. 이런 고민에 좋은 통찰을 줄 수 있는 글을 만나 번역·요약해 보았습니다. 저자는 현재 NextView의 VP of Platform을 맡고 있는 Jay Acunzo입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의 웹사이트를 방문해보면 그들의 제품 기능, 가격, 소개 등과 더불어 ‘블로그’라고 어색하게 적혀 있는 링크를 마주하게 됩니다. 물론 블로그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긴 아니지만, 블로그가 “왜 그곳에 있어야 하는 지” 이유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죠. 보통 블로그는 그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있을 뿐, 아무런 트래픽이나 혜택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이 필요한 거죠.
초기 투자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이 애초에 블로그를 해야 할까?
대답은 “예”입니다. 하지만 올바른 사고방식과 올바른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하죠.
1. 올바른 사고방식(Right Mentality)
블로깅을 포함하는 ‘컨텐츠 마케팅’이라는 단어의 정의엔 많은 잡음이 끼어 있습니다. 훨씬 더 간단하고, 올바른 사고방식을 가이드해줄 정의가 필요하죠. 제 정의는 이렇습니다.
컨텐츠 마케팅이란, 당신의 제품(Product)이 해결하려는 동일한 문제를 당신이 만들고 홍보하는 ‘미디어’로 해결하는 것
그저 당신이 제품, 혹은 서비스로 해결하려는 문제를 미디어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방법만 다를 뿐, 목표는 똑같습니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한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고, 단순히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스타트업들은 정확히 그러한 일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죠. 문제를 해결하는 일 말입니다.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의 초기 투자 시기에서, 스타트업은 Product-Market fit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만약 Product-Market fit을 찾는 데 성공하게 된다면, 그들의 블로그와 컨텐츠 마케팅은 질 높은 구독자들과 방문자, 고객들을 제품과 서비스로 유도할 수 있게 됩니다. 제품과 컨텐츠 마케팅은 일직선 상에 정렬되어야 하며,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 방안’으로써 계속 개선되어야 합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컨텐츠 마케팅과 블로그는 문제를 가진 고객이 여러분의 제품을 사기 ‘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며, 제품은 그들의 구입 ‘이후에’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점이죠. 하지만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블로그는 회사의 영광스런 뉴스를 전하거나, 신입 팀원들을 환영하는 글, 똑똑하고 영리하지만 도움은 되지 않는 제품 업데이트에 관한 글 등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IR(Investor Relations)나 채용 전략 등으로 쓸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런 글들은 애초에 ‘회사 뉴스’, ‘IR’, ‘회사 문화’ 등의 다른 카테고리로 빼버릴 수 있는 것들입니다.
블로그 안에 여러 가지 글들을 한 번에 섞어버리는 것은 독자에게 혼란을 줄 뿐만 아니라, 근 미래에 성공적인 블로그로 자랄 수 있는 능력에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초기 투자 상태의 스타트업이 블로그를 하는 목표는 무엇일까요?
2. 올바른 목표(Right Goals)
앞서 말한 고객 문제 중심의 사고방식이 제대로 정착되었으면, 스타트업은 올바른 목표를 가지는 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블로그를 키우는 것은 당신의 회사에 직접적인 반응을 가져다주진 못합니다. 당장 10명의 고객이 더 필요하다거나 하면 검색 광고나 디스플레이 광고가 더 효율적일 수 있죠.
블로깅을 하고 구독자를 만드는 일은 2~6개월, 혹은 더 가까운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이유는, 컨텐츠 마케팅이 즉각적인 반응을 주지는 못하지만, 마케팅의 규모를 키우는 데에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죠. 또한 초기 스타트업들에게 중요한 피드백을 가져다줄 수 있는 통로(loop) 입니다. 꾸준한 구독자와 방문자를 가진다는 것은 그들에게서 언제든 배울 수 있다는 의미니까요.
이러한 이득을 취하자면, 스타트업 블로그의 목표는 다음과 같아야 합니다.
- 도움이 되는 컨텐츠 쌓기
- 구독자 이메일 리스트 키우기
먼저 이메일 리스트에 관한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초기 단계에서 언제나 이메일이 중요한 이유
(* 옮긴이 주: 국내 실정과는 조금 안 맞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블로깅을 시작하면, 블로그는 여러분의 제품을 사용하게 하기 위한 버튼들로 도배되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버튼들의 우선순위는 두 번째가 되어야 하며, 첫 번째로 중요한 버튼은 독자들로 하여금 여러분의 블로그를 구독하게 하는 버튼입니다. 이메일 리스트를 모으는 일은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에 중요합니다.
- 그들에게 연락할 수 있는 허락을 얻게 된다: 클릭을 위해 돈을 지불하는 대신, 여러분의 제품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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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를 많이 생산하지 않아도 된다: 이메일 리스트가 없다면, SEO 를 위해 꾸준히, 그리고 많이 컨텐츠를 생산해야 합니다. 이메일 리스트가 있다면 시기적절한 컨텐츠를 잠재적 독자들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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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있을 제품 런칭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만들어준다: 누군가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대신, 확실하게 들어줄 수 있는 사람들을 확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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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해 빨리 배울 수 있다: 설문조사나 A/B 테스팅 등을 이메일을 통해 빠르게 진행함으로써 결과를 빨리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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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를 통해 독자를 더 늘릴 수 있다: 여러분이 독자들의 편지함에 도움이 되는 컨텐츠들을 배달해 준다면, 독자들은 컨텐츠들을 누군가에게 포워딩해줄 수도 있습니다. HubSpot 에선 포워딩을 장려하기 위해 별도의 버튼을 만들어 두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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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용자/고객들로 전환시킬 수 있다: 마지막 이유로, 이메일 리스트의 사람들을 고객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움되는 컨텐츠를 쌓는 일이 중요한 이유
초기 스타트업 블로그의 두 번째 목표는 도움되는 컨텐츠들을 쌓는 것입니다. 독자층을 구축한다는 건 바위를 언덕 위로 굴려서 올리는 일과 같습니다. 한 명 한 명이 별개로 밀면 굉장히 힘들지만, 10명이 한 번에 민다면 훨씬 효과적일 테지요.
컨텐츠 하나하나의 일시적 조회수가 얼마인지를 신경 쓰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컨텐츠를 섞어 꾸준히 독자를 유입시킬 수 있는 전체를 쌓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되는 글들이 성공하는 이유
2013년 12월 HubSpot 에서 일할 때, 저는 블로깅에 관해 제 시각을 바꿀 데이터를 보게 됩니다. 월별 조회수 데이터를 보는 도중,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죠. 탑 10 아티클 중 3위를 기록한 아티클이 무려 14개월 전인 2012년 10월에 작성된 글인 것을 깨달았죠. 블로그 자체가 꽤 큰 규모였던 만큼, 그렇게 오래된 포스트가 탑 10 안에 들기란 힘든 일이었습니다.
수천 명이 14개월 된 글을 읽었단 뜻이죠. 12월의 조회수 탑 10 포스트 중 실제로 12월에 발행된 글은 4건뿐이었습니다. 나머진 더 오래된 글들이었죠. 조사를 더 해보니,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습니다. HubSpot 블로그의 2백만 조회수 중 70%가 넘는 비율이 한 달 이상 된 포스트로부터 오고 있었습니다.
바꿔 말하자면, 전체 팀이 한 달간 블로깅을 그만두더라도 조회수의 70%는 남아있는다는 이야기였죠. 이게 바로 ROI(Return on Invest) 아닐까요? HubSpot 은 올바른 사고방식과 목표를 가지고 도움되는 컨텐츠들을 쌓기 시작했으며, 구독자들의 이메일을 수집해서 성공했습니다.
행동에 대한 데이터
70%에 관한 데이터를 발견했을 때, 저는 굉장한 흥미를 가지고 더 조사에 임했습니다. 블로그 컨텐츠를 2가지로 나누었죠. 기본적인 도움 되는 컨텐츠와 이론적이며, 추상적인 것들로요. 아래 데이터가 실제 데이터는 아니지만, 고객에 집중된 도움 되는 컨테츠를 쌓은 결과가 기본적으로 어떤 결과를 불러왔는지 함께 살펴보시죠.
첫 번째로, 도움되는 컨텐츠를 처음 런칭했을 때 시간의 경과에 따른 조회수 경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발행 직후 2~3일간 최고 조회수를 기록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며 그래프는 평평해지다가, 나중에는 0으로 수렴하죠. 꾸준한 방문자들은 이메일 구독자들이나 즐겨찾기, 검색을 통해 유입됩니다.
이러한 형태의 그래프가 왜 중요한지는 조금 이따 말하고, 두 번째 카테고리인 이론, 추상적 블로그 포스팅(리더쉽에 대한 글 등)의 그래프에 대해 살펴보죠.
보라색과 파란색 그래프들은 붉은색의 그래프처럼 평평하게 이어지는 형태 없이 수직으로 감소해 버립니다. 더 문제인 것은, 리더쉽 카테고리의 글들의 절반은 많은 조회수를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ROI가 굉장히 낮은 거죠. 만약 성공했을 경우에도, 리더쉽에 관한 글이나 회사에 관한 글 등은 들이는 노력에 비해 한정적인 이득밖에 취하지 못합니다.
선택은 이제 명료하죠. 회사를 앞세우는 메시지나 그저 똑똑한 글만 써서는 안 되고, 고객의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다시 붉은 그래프로 돌아옵시다. 오래도록 조회수는 유지 되지만, 한 주에 고작 조회수 몇십 개를 늘리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될까요?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포스트가 하나일 경우엔 별 도움이 되지 않지만, 개수가 늘어날수록 그 힘은 강해집니다.
그러한 포스트들은 블로그 트래픽의 “바닥” 을 형성하게 되는 거죠. 머리가 아니라 꼬리를 형성하는 전략으로써 블로그의 컨텐츠들은 모두 움직이게 됩니다. (머리 쪽은 보너스라고 보세요. 높이 치솟았다면 좋지만, 꾸준한 트래픽을 가져오는 이상 처음에 치솟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근본적으로 과거의 노력으로 공짜 결과들을 가져오는 블로그를 만들어야 합니다. 초기 스타트업들은 초기에 그러한 컨텐츠를 생산하지 않아 놓으면 기회를 놓치는 것이죠.
(사실 추상적인 포스트들은 “바닥” 트래픽들로부터 이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써도 되지만, 좀 기다렸다가 쓰세요.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족해서 한 번에 큰 트래픽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글들을 통해 유입된 사람들이 도움되는 컨텐츠들을 위해 머물도록 하세요.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구독을 하는 이유이며, 재방문하는 이유이며, 스타트업의 블로그가 성공하는 이유입니다.)
결국 구체적인 상황이나 자원에 따라 블로그를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터입니다. 하지만 만약 하기로 결정한다면, 그저 사이트의 전혀 중요치 않은 페이지처럼 보이게 하지 마세요. 정적으로 고립시켜두지 마세요. 근시안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많은 트래픽을 찾지 마세요. 트렌드를 좇거나 혁신적인 선구자인 척하는(Thought leader) 글만을 쓰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대신, 고객들의 문제를 푸십시오. 도움을 주세요. 이건 성공적인 블로그를 만드는 포인트일 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혁신적인 선구자(Thought leader)들의 특징일 것입니다.
포털 중심으로 블로그 생태계가 구성된 우리나라에서도 100% 통한다는 확신을 주는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컨텐츠 마케팅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되어 번역·요약해 보았습니다.
원문: 지원준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