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상업적 대가와 무관한 글임을 밝힙니다.
1. 왜 o2o인가? 이제는 소프트웨어와 관계없는 사업이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타트업들이 모두 소셜네트워크를 하려던 분위기였는데, 최근에는 o2o가 거셉니다. o2o 서비스의 의의는 사람들의 생활 그대로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필요한 시간에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최근 o2o의 트렌드라고 하면 기존의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으로 나가는 것도 있겠지만, 진정한 o2o라면 오프라인에 있던 사용자의 생활패턴을 온라인 기술을 통해 혁신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고객이 언제 어디에서 우리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이러한 변화는 거의 모든 사업영역에 나타나게 됩니다. 그동안 인터넷과 관계 없다고 생각했던 사업들이 온라인에 연결되면서 소프트웨어를 통해 적시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도태되겠죠.
o2o의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배달 음식업의 <배달의 민족>, 택시업의 <카카오택시>를 들 수 있겠습니다. 쇼핑은 이미 아주 오래전에 상당수가 인터넷 쇼핑으로 넘어갔고, 결제와 은행도 핀테크라는 형태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부동산은 <직방>과 같이 언제 어떤 서비스가 등장하게 될지 모릅니다. 더군다나 o2o 서비스는 IoT를 통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물을 통해서 고객의 생활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인터넷과 소프트웨어가 아닌 것이 없게 되고 있습니다.
2. 스마트폰은 됐고, 우리에게는 아직 현대, 기아가 있어. 정말?
그중에 최근 Hot한 것이 바로 자동차입니다. 현재 현대, 기아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에서는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리지만, 테슬라 자동차의 엘론 머스크, 그리고 구글과 애플도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다음에는 자동차가 그 격전지가 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구글은 여전히 잘 나가지만, 구글 덕에 스마트폰에서 재미 봤던 삼성도 고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현대, 기아가 어떤 위치를 취해야 할지가 참 애매합니다.
3. 기술 플랫폼을 할 것인가? 서비스 플랫폼을 할 것인가?
그러나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이 삼성이나 이동통신 회사가 아니라, 카카오(현 다음카카오)라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네이버와 견줄 정도의 공세를 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서 볼 수 있듯 결국 어떠한 온라인 기술 플랫폼(스마트폰)이 깔리면 실제로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은 서비스 플랫폼(카카오톡)입니다.
그 때문에 기술 플랫폼을 주도하는 측은 서비스 플랫폼에도 영향을 발휘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서비스와 기술 플랫폼 둘 다 못 가지게 되면 사실상 외주 기업 정도로 밀려납니다. 현재 애플, 구글, 테슬라의 전쟁은 사실 기술플랫폼 전쟁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핫한 것은 기술 플랫폼이 아니라, 기술 플랫폼 위에 동작할 서비스 플랫폼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맥락으로 일전에 현대자동차와의 FGI에서 담당자에게 서비스를 확보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 많은 블루핸즈를 두고, 기껏 해봐야 수리와 AS만 하고 있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죠. 지속적으로 고객을 관리하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익을 얻고, 오히려 초기 제품의 진입 허들은 극도로 낮춰야 한다는 전략 말입니다. 현재 미국이나 해외에서는 자동차 셰어링 서비스가 인기라고 합니다. 자동차가 이미 서비스 제품화되고 있다는 의미죠. 그런 점에서 다음 카카오의 <카카오택시>와 <김기사> 인수 건은 신의 한 수라고 까지 평가하고 싶습니다. 물건을 볼 줄 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4. 자동차의 서비스 플랫폼을 목표한 <Yper>, 시작은 배달 세차
그런 와중에 또 하나의 서비스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본격적으로 제가 말한 자동차 서비스 플랫폼을 선언하고 나선 서비스입니다.
이름은 와이퍼입니다. 비 올 때 동작하는 건 Wiper고, 이 서비스는 <Yper>죠. 말장난 같습니다만, 재밌습니다. <Yper>의 시작은 세차에서 시작했습니다.
자동차를 몰면서 가장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주유, 다음이 세차입니다. 고객과 가장 빠르게 주기적으로 만난다는 점에서는 주유가 가장 좋은 접점이나 대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플랫폼인 데다가 상당히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이쪽은 스타트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죠. 또한 주유소는 한두 군데를 정해놓고 경로 상에서 가다 보니 o2o가 접근하기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세차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제가 세차를 하는 경우는 주유하다가 추가로 자동세차를 하거나, 혹은 실내가 너무 지저분해지면 실내 세차를 몇 달에 한 번 (맘 같아서는 매달 맡기고 싶지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이 바쁘다 보면 그것조차 꼭 어디 들러야 하니 쉽지 않죠. 언젠가 빌딩 지하주차장에서 한 분이 전단지를 나누어주며, 한 달에 몇 번 세차를 해줄 테니 월정기금액을 달라 하더군요. 제법 혹했으나 제가 그 정도 돈을 지출할 아직 여력이 안 돼서 우선은 그냥 포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저 가난합니다.)
이러한 저를 위해서인지 집/회사에서 손세차를 배달해주는 배달 세차 서비스가 생겼습니다. 배달료는 거의 무료에 가깝다니, 바쁘신 분들이 이용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앱은 조만간 나온다니 좀만 기다리시고, 단, 한 가지 큰 문제가 있다면 지역이 서초구뿐이라는 겁니다. 어떻게 판교에도 좀… OTL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매우 많이 확장이 가능합니다. 자동차에 대한 전문 케어 서비스가 가능해지죠. 정비, 타이어, 보험과도 연결 가능해지며 차량 상태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세차나 정비를 추천해줄 수도 있죠. 블루핸즈나 스피드메이트도 써봤지만, 제대로 이거 해주는 데가 없더군요. 물론 현재는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라 말씀드렸듯이 서초구 일대 세차만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건 아래에…
어서 빨리 저런 종합 서비스를 받아보기를 기대합니다. 나중에는 주유도 해주지 않을까요? 장기 렌터카의 경우에도 이러한 서비스와 묶어서 해주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자동차 관리가 여간 귀찮은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해당 스타트업은 Dcamp의 디데이 컴피티션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었고, 청년 기업가대회에서도 예선에 통과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불친절했던 서비스들이 이러한 스타트업의 등장으로 친절해지기를 기대하며, 덩치만 컸지 서비스 하나 제대로 못하는 큰 기업들은 이런 기업들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큰 기업들이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죠? 갑만 하던 분들이 서비스를 하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습니다. 사장님이 음식 배달할 각오는 있어야 하는 게 o2o입니다. 생활을 변화시킬 o2o 스타트업들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원문: 숲속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