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비자발적 10대 미혼모의 수는 한국에서도 큰 사회문제입니다. 전체 미혼모 중 청소년 미혼모가 50%를 넘는데도, 성교육은 발전이 없죠. 어쩌면 우리나라보다 청소년 성문제가 더 심각한 태국 방콕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벌였었습니다.
올해 2월에는 콘돔의 달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하기도 했고, 교내 콘돔 자판기 설치사업도 진행했으나 많은 반대로 인해 대부분 실효성 있는 성과를 끌어내진 못했습니다. 아래는 콘돔 자판기 설치사업 중단에 관해 Bangkok Post에서 쓴 짧은 기사입니다.
Bangkok Metropolitan Administration(방콕시 행정부, BMA)는 시립 학교 내 콘돔 자판기 설치 사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사업 중단이 확정된 이후 모든 자판기는 철거된 상태이다.
BMA는 학부모와 교육자들이 콘돔 자판기가 학생들 간의 섹스를 장려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BMA는 두 개의 시립 공원에 설치된 콘돔 자판기 또한 철거하였다. 해당 공원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자판기가 공공 성행위를 유발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 모두는 10대의 원치 않은 임신과 성병 감염률을 낮추겠다는 BMA의 사업 목표가 사업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도 없을 만큼 짧게 시행되었음을 의미한다.
사실 공공보건에 대한 노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수 해 동안, 보건당국은 10대의 임신을 예방하기 위해 교내에 콘돔 자판기를 설치할 것을 추천했다. 그러나 언제나 교사집단과 학부모들의 반대에 맞서야 했다.
청소년의 원치 않은 임신 예방이라는 이슈 또한 태국에서는 새롭지 않다. 무수히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통계자료도 충분히 수집되었다. 예를 들어 사회발전인간안보부 산하의 국가아동청소년발전위원회는 10대의 임신을 낮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위원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년짜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위원회 측에 따르면 이 계획 또한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호 간 협조가 절실하다고 한다.
2012년, 국제연합인구기금은 태국에서 매일 20세 이하의 어머니를 가진 아이가 355명씩 태어나고 있으며, 그중 3분의 1은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해 태어났다는 통계를 발표하였다. 그 이전의 수치에 비교하면 청소년 어머니를 가진 아이들의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에는 20세 이하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수가 121,000명이었고, 2010년에는 그 수가 123,000명으로 상승하였다.
어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이 수치는 계속해서 늘어만 갈 것이다.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 과정에 청소년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아야 한다. 우리는 섹스하지 말라고 하는 대신에 교내 콘돔 자판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평소에 섹스할 때 콘돔을 사용하는지 물어봤어야 했다. 자판기가 있든 없든 어차피 청소년들은 섹스를 할 것이며, 우리는 그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어른들은 성과 성교육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이러한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꺼린다면 10대 임신에 대한 해결책은 절대로 강구될 수 없다. 콘돔 자판기 설치사업의 경우, 어른들─교사와 학부모들─은 세상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21세기 청소년의 교제는 온라인 교제부터 애인과 동거하기, 혼전 성관계 등 여러 가지 모습을 띨 수 있다.
청소년들에게 섹스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 피임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10대의 임신은 악한 짓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콘돔과 여타 피임기구만 활용하면 원치 않은 임신은 언제나 예방 가능하며, 어디 어디에서 그런 물건을 살 수 있다고 설명해주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400개 이상의 국립학교가 보건 선생님이나 기타 교내 직원을 통하여 학생들이 콘돔을 받아갈 수 있도록 한다. 이는 10대 부모를 방지하고 성적 건강을 증진하는 똑똑한 방법이다.
물론 미국의 문화는 우리와 많이 다르다. 그러나 전 세계 청소년에게 우리는 모두 같은 것을 바라야 한다.
Arusa Pisuthipan
Deputy editor of Life section, Bangkok Post
2015.03.05
원문: 부끄럽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