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관청법(觀聽法)
잘 보고 똑똑히 듣는 것이다. 보고 듣는 것 중 한 가지만 잘해선 안 되고 두 가지를 다 동시에 잘 해야 한다.
윗사람들이 얻게 되는 정보는 한정적이고 그나마 편향돼 있는 게 보통이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에 드는 일엔 솔깃해지고 싫은 일엔 가까이 가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자신이 ‘본 것’이 마음에 들면 그에 대한 나쁜 평가는 ‘들으려’ 하지 않고, ‘들은 것’이 마음에 들면 상상했던 것보다 좋지 않은 실제 모습은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음흉한 수하들은 듣기 좋은 얘기만 해주거나 좋은 것만 보여주려고 한다. 그러니 윗사람은 수하가 전한 듣기 좋은 얘긴 반드시 눈으로 확인하고, 수하가 보여준 것도 다른 이들의 의견을 널리 들어봐야 한다는 것.
2. 일청법(一聽法)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하나하나 다 들어보라’는 것이다. 그래야 ‘재능도 없이 무리 속에 숨어 머리 숫자만 채우고 있는 자’를 골라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일청법을 쉽게 알 수 있는 우화 한 토막.
어느 왕이 피리 합주를 즐겼다. 그러다 보니 궐 안에 피리 부는 사나이가 자그마치 300명이나 됐다. 어느 날 ‘피리 명인’을 자처하는 자가 나타나 자 그를 피리 합주단에 넣어주었다. 하지만 사실 그는 엉터리였다. 합주만을 즐기던 왕이 죽고 그 뒤를 이은 왕은 선대왕과는 달리 독주를 즐겼다. 새 왕은 300명이나 되는 피리 부는 사나이들에게 각기 독주를 해보라 했다. 그러자 피리 명인을 자처했던 자는 슬그머니 도망치고 말았다.
한비자에 있는 이 우화로 짐작할 수 있듯 개개인의 능력을 시험해봐야 무리에 끼어 묻어가는 자들을 제대로 가려낼 수 있는 것이다.
3. 협지법(挾智法)
알고 있으면서도 짐짓 모르는 척 하면서 상대를 시험하는 것이다. 한(韓)나라의 소후(昭侯)는 신하들 중 누가 거짓말을 잘하는지 가려내기 위해 어느 날 잘라낸 자신의 손톱 하나를 감춰두고 ‘내 손톱 하나가 없어졌다. 손톱이 없어지면 불길하다고 하던데… 모두들 샅샅이 살펴 찾아보라!’고 명했다. 여러 신하들이 대전 안을 샅샅이 뒤져 왕의 손톱을 찾았으나 없었다.
그때 한 신하가 자신의 손톱을 잘라 “폐하, 여기 있습니다.”하고 바쳤다. 소후는 바로 그 자가 자주 거짓말을 해왔다는 걸 알아냈다.
4. 도언법(倒言法)
황당한 말이나 사실과 무관한 이야기 등 거짓말을 해서 상대방의 심리를 꿰뚫는 방법이다.
연나라의 한 재상이 수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방금 저 문으로 백마가 나갔는데, 참 이상하다’고 거짓말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여기에 말이 들어왔다가 나갔겠느냐’고 했으나, 한 수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나갔다가 들어 와선 ‘정말 백마 한 마리가 방문 밖에 있다가 어디론가 달려가더라.’고 말해 그가 거짓말을 한다는 걸 알아냈다.
또 위나라의 한 재상은 왕이 자신을 의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확신을 할 순 없어 왕이 총애하는 다른 정승을 만나 다짜고짜 그를 마구 비난했다. 그러자 화가 난 총신은 “당신이 뭐라고 하든 개의치 않는다. 주군께서 당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걸 나는 알고 있으니까”라고 받았다. 그렇게 해서 그는 왕의 속마음을 알아냈다고 한다.
5. 반찰법(反察法)
어떤 사건이 발생 했을 땐 그 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자를 먼저 살펴보라는 것이다.
한나라 희후가 욕탕에 들어갔더니 욕조 안에 여러 개의 자잘한 돌멩이들이 보였다. 희후는 시녀를 불러 “지금 목욕탕 관리를 맡고 있는 책임자가 바뀔 경우 그 후임으로 정해진 사람이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희후는 후임으로 내정돼 있는 사람을 불러오라고 했다. 그가 오자 “왜 내 욕조에 돌멩이를 집어넣은 것이냐?”고 추궁했다. 처음엔 그런 일 없다고 잡아떼던 그는 나중엔 “지금 책임자가 파직이 돼야 제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자백했다. 그러니까 상대방의 입장에서 동기를 찾아보면 상대를 간파할 수 있고 잘 부릴 수 있다는 애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