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ilip E. Bourne의 ‘Ten Simple Rules For Getting Published’을 번역한 글입니다.
1. 남의 논문을 많이 읽고 그 논문에서 많이 배워라
논문을 비판적으로 읽는 버릇은 일찍 들여라. 실험실에서 논문을 읽고 세미나를 여는 저널 클럽 같은 것을 잘 이용하는 것이 좋다. 매일 최소한 2건의 논문을 자세히 읽고 그 논문의 질적 수준을 생각해 보자. 당신의 연구 분야 이외의 것도 읽어라. 하면 할수록 자신의 연구 결과도 더 객관적으로 볼 시각을 기를 수 있다.
날밤 새우고 월화수목금금금 고생하며 실험 또는 분석한 후에 나온 자신의 결과는 ‘세상의 아무도 못 한, 기가 막히게 훌륭한 최고의 연구 결과’라고 믿기 쉽다. 사실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 더 문제는 당신 지도교수도 똑같은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 당신의 결과에 객관적일수록 결과는 점점 좋아진다
애석한 일이지만 자신의 연구결과를 결코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과학자들도 분명히 있다. 그런 사람들은 절.대.로. ‘최고과학자’는 되지 못한다. 가능한 한 빨리 객관성을 배워라. 논문 심사를 하는 에디터 및 리뷰어들은 객관성을 가지고 있다.
3. 좋은 에디터와 리뷰어는 객관적이다
저널의 편집진에 누가 있는지만 보면 내가 낸 논문이 어떻게 리뷰될 것인지는 짐작 가능하다. 한번 투고하려고 하는 저널의 편집장이 누구인지 한번 봐라. 훌륭한 에디터는 매우 까다롭지만, 동시에 좋은 리뷰를 해 줄 것이다.
저널에 원고를 보내기 이전에 논문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라. 이상적인 경우라면 논문 리뷰 과정을 통해서 논문은 점점 좋아질 것이다. 그렇지만 리뷰어들은 논문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면 보탬이 될 만한 조언을 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4. 영어 작문을 미리 배워두면 나중에 큰 보탬이 된다
작문은 ‘문법’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의 논문은 한마디로 아주 복잡한 내용을 해당 분야의 비전문가도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나갈 수 있는 논문이다. 대가 과학자들은 대개 논리적이면서도 간단하게, 그러면서도 흥미진진한 강연을 한다는 것을 아시는가? 그런 사람들은 대개 글도 잘 쓴다.
비록 당신이 영어로 된 저널에 논문을 내는 것에 목숨 걸어야 하는 진로 이외를 가게 되더라도 작문 실력은 중요하다. 엉성한 영어로 쓰인 논문은 결과가 진짜로 우수하지 않은 이상 대개 거절당하기 마련이며 개재되더라도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영어 교정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5. 논문 개재 거부에 구애받지 마라
자신의 결과에 객관적이지 못하면 논문이 게재 거부되었을 때 견디기 힘들 텐데, 아마 그게 논문이 개재 거부된 진짜 이유일 것이다. 과학계에서 생활하다 보면 아무리 잘난 과학자라도 논문 개재 거부를 안 당하고 살 수 없다. 논문이 개재 거부되거나 대대적인 수정을 요구받았을 때 제대로 대응하는 방법은 리뷰어가 하는 이야기를 잘 귀담아듣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보낸 논문의 리뷰는 당신 페이퍼의 평가를 반영하므로 여기에 잘 적응해야 한다. 만약 모든 리뷰어가 논문이 수준 낮다고 비판한다면 그런 줄 알아라. 실제로 논문이 그렇기 때문이다. 만약 논문의 대대적인 수정을 요구한다면 그렇게 하고, 리뷰어가 제기한 모든 문제점을 설명해라. 여러 단계에 걸친 수정 과정은 논문에 관여한 모든 사람에게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6. 좋은 과학 연구가 되기 위한 요소는 뻔한 것들이다
연구 소재의 참신성, 관련 논문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 좋은 데이터, 충분한 통계적 근거에 따른 제대로 된 분석, 창의적인 디스커션 등등. 연구 결과를 제대로 보고하는데 필요한 요소 역시 뻔하다. 제대로 된 구성, 적절한 표 및 그림의 사용, 적절한 논문의 길이, 논문의 대상 독자의 선정.
이렇게 분명한 것을 무시하지 말지어다. 논문 초안을 리뷰할 때 지도교수에게만 의지하지 말고 이러한 요소들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바란다.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동료에게 논문 원고를 주고 그들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라.
7.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부터 쓰기 시작하라
어떤 사람들은 논문을 쓰는 것을 너무 강조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닌가 하겠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논문의 범위를 정하고, 가설을 세우는 데 큰 보탬이 된다. 논문을 많이 안 써본 사람이라면 자신이 아는 것을 논문 하나에 집어넣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학위 논문이라면 그렇게 해도 된다.
하지만 저널에 내는 학술논문은 간결해야 하며 최소한의 단어로 최대의 정보를 집어넣어야 한다. 해당 저널의 논문 투고 요령을 잘 읽고 이를 잘 따른다. 참고 문헌 데이터베이스를 잘 정리하여 이 내용을 잘 숙지한다.
8. 일찌감치 리뷰어가 되는 연습을 해라
다른 논문을 리뷰함으로써 보다 좋은 논문을 쓸 수 있다. 지도교수를 도와주는 것으로 시작해라. 지도교수가 리뷰하고 있는 논문의 1차 리뷰를 하겠다고 해보고, 지도교수가 최종적으로 보낸 최종 리뷰를 살펴보자. 가능하면 다른 사람이 쓴 리뷰도 살펴보아라.
이렇게 함으로써 당신이 쓴 리뷰의 퀄리티를 알고, 자기가 쓰는 논문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리뷰 프로세스와 리뷰의 퀄리티도 이해하며 ‘어떤 저널에 논문을 보낼지’ 알게 된다.
9. 논문을 어디에 보낼지 미리 정해라
미리 정해두면 현재 하는 일의 수준 및 독창성을 정할 수 있다. 많은 논문은 사전 문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잘 이용해봐라. 논문을 쓰기 전부터 해당하는 연구의 독창성을 감안하여 어떤 저널에 논문을 보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센스를 가져라.
10. 결국 논문의 질이 가장 중요하다
시시한 저널에 논문 여러 개 내는 것보다 좋은 저널에 논문 하나 내는 것이 더 좋다. 이제 Google Scholar나 ISI Web of Science(흔히 말하는 SCI) 덕택에 당신이 한 일의 수준을 손쉽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옛날에는 단순히 저널 이름만 가지고 논문의 수준을 평가했다. 이제는 당신 논문 자체가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 논문인지 손쉽게 알 수 있다. 좋은 저널에 내려고 노력하면 당신 논문도 덩달아 질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마치며
당신이 죽은 후 오랜 세월이 흘러도, 남는 것은 결국 당신이 낸 논문과 이것이 미친 영향력밖에 없다. 이 규칙 10가지를 잘 따라서 당신이 후세대 과학자들에게 존경받는 과학자가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