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rvard Business Review』(일본판)의 「IDEOに学ぶ、組織の創造性を高める法」을 번역한 글입니다.
혁신 없이는 발전도 없다 ─ 이런 위기감이 격해지는 기업이 많다. 혁신의 원천인 개인의 창조성을 끌어내고, 조직 내에서 창조성을 높이기 위해선 어떤 매니지먼트가 유효할까?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로 선정된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회사 IDEO의 파트너, 톰 켈리에게 들어 보았다.
IDEO 파트너. 형인 데이비드와 함께 IDEO를 디자이너 15명으로 된 집단에서 사원이 600명인 회사로 성장시켰다. 실리콘밸리나 도쿄 등 세계 10곳에 지사가 있다.
주요 저서로는 『유쾌한 이노베이션(The Art of Innovation)』, 『이노베이션의 달인!(The Ten Faces of Innovation)』, 『유쾌한 크리에이티브(Creative Confidence)』가 있다.
‘창조력에 대한 자신’을 가지려면?
Q: 저서인 『유쾌한 크리에이티브』 중에서 인간은 원래 크리에이티브하며, ‘창조력에 대한 자신(Creative Confidence)’를 획득하면 누구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IDEO는 모두 자신을 가지고 있는 건가요?
A: 네, 아마도요. 실은 책을 집필하면서, 아이데오의 사원 100명 이상을 인터뷰했는데요, 한 명만이 “입사했을 때는 아직 창조력에 대한 자신을 갖고 있지 않았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녀(‘질 레빈슨’이라는 사원입니다)는 광고대행사에서 전직해왔는데요, 이전에 크리에이티브 관련 부서에 있었던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이제는 창조력에 대한 자신이 있다고 표명합니다.
Q: 자신감은 나중에 붙을 수도 있나요? 어떻게 해야 획득할 수 있을까요?
A: 대단한 비결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질의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질은 “창조력에 대한 자신이 있는 사람은 ‘크리에이티브’하다고 불리는 테두리 안에 있는 일부 특별한 사람들뿐”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자신은 크리에이티브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질에게 IDEO가 자신감을 주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녀는 핀터레스트(패션이나 레시피, DIY 아이디어 등 콘텐츠를 시각적으로 수집/공유하는 SNS)에 포스팅하는 게 취미였는데요, ‘핀’이라고 불리는 사진을 여러 개 업로드했습니다. 처음엔 팔로워가 여자친구 6명이었지만, 그녀의 ‘핀’이 호평을 일으켜, 순식간에 100명, 1,000명으로 늘었고, 어느 날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그건 ‘피나타 쿠키’라는 아이디어를 공개했을 때였습니다.(피냐타는 속에 과자나 장난감이 들어있는 인형이다.) 세 층으로 된 쿠키 한가운데 층에 작은 초콜릿을 채워 넣고, 쪼개면 피냐타(아이들이 파티 때 눈을 가리고 막대기로 쳐서 넘어뜨리는, 장난감과 사탕이 가득 든 통) 같이 튀어나옵니다.
이 핀으로 팔로워가 단숨에 10만 명을 돌파했고, 핀터레스트가 그렇게 인기가 급상승한 것에 주목하여 질의 인터뷰를 자사 사이트에 올리자 팔로워가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렇게 되가 저희가 ‘전환(flipping)’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질에게 일어났습니다. 즉 ‘나는 크리에이티브하지 않다’는 마음가짐이 ‘나는 크리에이티브하다’는 마음가짐으로 바뀐 것입니다.
질은 자신이 오리지널 레시피를 만드는 요리 연구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0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존 의미의 창조성’은 아닙니다. 그래서 자신을 크리에이티브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겁니다. 하지만 100명 명을 넘는 팔로워가 생기자, 자신이 컬렉터 혹은 큐레이터라는 ‘새로운 의미의 창조성’을 발휘하고 있다고 깨달았습니다. 그녀는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의 테두리’를 넓혀서 그 안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그녀의 행동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IDEO에서의 프로젝트를 즐기게 되었고, 큰 프로젝트나 어려운 프로젝트에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굉장히 어렵고 크리에이티브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창조력에 대한 자신은 ‘자신에게는 주위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는 개념을 가리킵니다. 자신의 창조력을 믿는 것이야말로, 혁신의 핵심을 이룹니다. 그건 젊은이들에게 한정되지 않습니다. 제 아내(일본 사람입니다)의 숙부는 80세가 되시는데요, 직접 합창단을 설립하는 등 활동적이며, 창조성에 대한 자신감이 넘칩니다.
조직이 개인의 창조성을 키울 수 있는가?
Q: 그래도 창조성으로는 세계에서 제일인 IDEO에 입사하면, 아무리 자신 있는 사람이라도 위축되지 않나요?
A: 경쟁하는 걸 전제로 생각하니까 그렇게 여기는 게 아닐까요? 경쟁을 전제로 한 문화 중에는 서로 상대를 굴복시키려고 해서, 어떤 아이디어를 내도 ‘그런 사고방식은 틀리다’고 비판적인 피드백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한 문화란 서로 도와주는 문화이며, 공동으로 창조하는 문화입니다.
IDEO에서는 비록 자신의 아이디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재미있네, 그걸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 ‘이렇게 생각해 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하고, 여러 사람들이 힌트를 줍니다. 그러면 아이디어는 조금씩 좋아지고, 몇 주 후에는 자신이 크리에이티브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누구든지 도움을 주는 경험을 했기에, 자신도 타인을 지원하려 합니다.
제가 책을 쓸 수 있었던 건 IDEO의 문화 덕분입니다. 이전의 저는 책을 쓸 자신이 전혀 없었지만, 동료에게 지지를 받으면서 첫 번째 책인 『유쾌한 이노베이션』을 펴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45살까지 한 번도 강연을 한 적이 없는데, IDEO의 지원을 얻어 이미 연간 40회 이상, 총 500회 이상 강연을 했습니다. 이것도 처음에 등을 떠밀어주었기에 가능했습니다.
Q: 서로 돕는 문화는 어떻게 탄생시킬 수 있나요?
A: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상사와 부하를 예로 생각해 보죠. 만약 상사가 부하의 아이디어에 대해 매번 “네 아이디어는 완벽하지 않아. 더 제대로 된 걸 가져와.”라고 하고, 부하의 기를 죽이고, 자신감을 잃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부하는 아이디어를 완벽하게 하는 데에만 힘을 쏟고, 막 떠오른 아이디어나 완성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상사에게 보여주지 않게 됩니다. 혹은 상사가 두려워서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것 자체를 포기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상사가 부하가 가지고 온 완성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대해 표면적이고 세밀한 부분은 제쳐두고, 눈을 가늘게 뜨고 그 아이디어의 핵심이 되는 본질적인 부분을 가려냅니다. 그리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면 그 부하는 창조성을 발휘하고 아이디어를 갈고 닦게 됩니다.
아무리 서툰 아이디어더라도, 어떻게 하면 더 좋게 할지, 실현할 수 있을지 조언해 주세요. 그러면 그 매니저는 아이디어를 인정해준다고 생각하게 되고, 부하들로부터 완벽하지 않아도 신선한 아이디어를 여러 개 모을 겁니다.
신선한 아이디어 여러 개를 눈앞에 두면 사람들은 보다 영리해집니다. 많은 아이디어를 모은 매니저는 사내에서 가장 영리하고 크리에이티브한 매니저가 되겠죠. 동시에 조직 내에 참신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재빨리 내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창조력에 대한 자신감은 혼자서도 얻을 수 있지만, 서로 돕는 문화가 있는 인적 네트워크 속에 있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앞에서 예로 들었던 질의 경우는 IDEO가 직접 뭔가를 시킨 건 아니었지만, 개인적인 장에서 얻은 자신감이 프로젝트에서의 자신감으로 연결되었고 점점 IDEO에서 주위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일본은 충분히 크리에이티브하다
창조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여백의 시간을 갖는 것도 있습니다. 3M의 15% 룰, 구글의 20% 룰 등 업무 시간의 일부를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지만, 흥미로운 분야의 연구 활동으로 채워도 된다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들 회사를 방문해 보니, 실제 프로젝트 시간은 80~85%로 하는 게 아니라, 거의 100%의 시간을 일에 쏟고, 추가로 15~20%의 시간을 특별한 활동으로 채우고 있었습니다. 시간을 배분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그런 활동이 ‘허가된다’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일본 사람의 성실한 근로관은 멋지지만, 조금 여백의 시간을 허락하면 창조력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열쇠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발견, 혁신은 백일몽(Daydreaming) 상태에서 일어났을 때가 많다고 합니다. 저는 이 상태를 ‘Relaxed Attention’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100% 집중하고 있는 상태도 아니고, 스마트폰에서 메일을 확인하고 게임을 하는 상태도 아닙니다. 긴장을 풀고 있다가 어렴풋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힘을 너무 주지 않는 상태를 만드는 것도 창조성을 발휘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Q: 일본 사람들은 아무튼 INPUT에 힘주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채우는 것뿐만 아니라 멍하니 생각하고 소화할 시간이나 OUTPUT할 시간도 필요하겠군요.
A: 맞습니다. 비행기는 24시간 365일 계속 비행하지 않습니다. 정기적으로 쉬게 하거나, 정비를 하거나 하기에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조직도 사람도 마찬가지라서, 최선을 다해서 일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조금은 공백 시간을 살리면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고, 그게 비연속적으로 혁신을 촉구해서 조직이 지속될 수 있게 됩니다. 이전에 코닥은 주류인 필름 사업에 열심히 몰두한 나머지, 디지털 제품으로 옮겨갈 시기를 놓쳤고, 파산하는 결말을 맞았습니다.
저는 일본의 ‘열심히 하자’는 문화를 존경합니다만, 이제는 창조성이 명암을 가르는 시대가 온다는 게 분명하고, 그건 눈앞의 것을 열심히 하는 것과는 방향이 다릅니다.
일본 사람은 결코 창조성이 부족한 게 아닙니다.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 진행된 조사에서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나라였으며, 도쿄는 세계에서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도시로 인식되었습니다. 특효약이 필요한 게 아니라, 도리어 크리에이티비티를 일본의 멋진 문화와 근면함과 조합하여 더욱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고, 젊은이들이 쉽게 도전하는 환경을 만들면 좋을 거 같습니다.
디자인 지수로 공헌도 경쟁을 가시화하다
Q: 클라우드 환경을 이용해서 세계에서 지혜를 모으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이데오에도 그런 시스템이 있더군요.
A: Open IDEO 말씀이시지요? 전 세계에서 아이디어를 공모받아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장치입니다.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시작된 이런 시도야말로 IDEO다운 전형적인 사례인 거 같습니다. 런던 오피스의 젊은 멤버인 톰 흄이 보낸 비즈니스 플랜 제안 동영상이 계기였습니다. 5분짜리인데요, 그가 Open IDEO에 거는 열의가 무척 강렬했었고, 회의에서도 정열적으로 아이디어를 얘기하는 모습이 모두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그를 말려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 계시나요?”라고 물어보았을 때 아무도 없었습니다. 물론 그 도전은 리스크를 동반하고, 비용도 듭니다. 하지만 이 정도 지식과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려는 젊은이가 있다면, 말릴 이유는 없습니다. 실제로 그는 멋지게 해냈습니다.
Open IDEO는 스폰서인 기업과 재단에서 제시한 사회적 과제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참가자들로부터 공개적으로 아이디어를 모집하여, 해결 방법을 이끌어내는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입니다. 참가자들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계를 따라가면서, 서로 지혜를 짜내고 아이디어를 개선합니다. 최종적으로는 투표로 하나의 아이디어로 좁히고, 스폰서에 따라 사업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Q: 다른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Open IDEO만의 특징, 참가자들의 이점은 무엇인가요?
A: Open IDEO에서는 참가자의 공헌도 경쟁을 디자인 지수(Design Quotient)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자신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는지 가시화하는 건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제 동생인 데이비드 켈리(아이데오 공동 창립자)는 자주 저울의 양쪽에 하트와 돈($ 마크)을 올린 그림을 그립니다. 열정과 문화와 돈과의 균형을 나타낸 것으로, DQ의 사고방식의 기반입니다. DQ는 경제적인 가치를 산출하는 지수가 아니라, 사회관계 자본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Open IDEO의 참가자는 금전적인 면보다도 세계를 바꾸는 것,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에 가치를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해도 DQ에 실무적인 가치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이전에 DQ가 최고점인 사람에게 커뮤니티 매니저 일을 의뢰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직접 돈벌이가 되지는 않아도 프로젝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DQ를 산출하는 알고리즘은 공표할 수 없지만, 이걸 하면 몇 점이라는 시스템에서는 모두 포인트를 쌓는데 몰두하게 됩니다. 그래서 Inspiration(자극/힌트) / 컨셉화 / 평가 / Collaboration의 4가지 관점에서 총점으로 어느 정도 공헌했는지를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참가자는 다양한 형태로 DQ를 높일 수 있습니다. 뛰어난 아이디어를 내지 않아도 누군가가 낸 아이디어에 댓글을 달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등 다양한 형태의 공헌을 평가할 수 있게 했습니다. Open IDEO에서는 누가 어떻게 관련되었는지가 모두 기록으로 남기에, 자신의 공헌뿐만 아니라, 누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맘에 들어 하면 그게 포인트에 가산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습니다.
저도 『유쾌한 크리에이티브』를 집필할 때, Open IDEO에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이 창조력에 대한 자신감을 기를 수 있을까?’라는 테마를 올리자 170개국에서 멋진 아이디어가 응모되었습니다.
Q: IDEO는 앞으로 어떤 것에 몰두할 예정인지요?
A: 실은 국가 자체를 크리에이티브하게 하는 아이디어입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앞으로 10년 정도 크리에이티브 산업 진흥에 추가로 ‘더욱 인간 중심적인 접근으로 변경’하려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중 몇 개의 프로젝트에 아이데오가 관련되어 있습니다.
저는 나라를 바꾸는 이런 도전에 굉장히 두근거리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디자인의 힘, 디자인 사고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여 활동해왔는데요, 이 정도까지 큰 영향을 주는 프로젝트에 관련된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문화를 바꾸는 것은 몇 번 도전했지만, 나라의 문화를 바꾸는 건 처음입니다. 이 장대한 도전이 매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