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26일부터 올해 1월 1일까지, 일주일 동안 베이징 여행을 다녀왔다. 떠나기 일주일 전에 예약을 했고, 급하게 준비하긴 했지만, 베이징 여행은 유독 참고할 자료가 부족했는데, 이는 젊은 여행자들이 즐길 거리가 많지 않은 나라라 그런 듯하다.
그래서 여행 코스도 패키지 여행과 비슷하게 될 수밖에 없었고, 해가 지면 할 일이 없어서 미드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연차를 몰아 쓰느라 남보다는 여유 있게 더 보고 싶은 곳은 더 볼 수 있었기에, 현지에서 틈틈히 에버노트로 메모해둔 내용을 바탕으로 나의 베이징 여행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여행 참고 자료
- 베이징 여행 책 2권을 사긴 했는데, 『남경연의 베이징에서 본전뽑기』가 잘 나와 있어서 계속 들고 다니면서 참고했다. 현지에서 지도를 별도 판매하고 있는 관광지일지라도, 이 책에 지도가 나와 있어서, 별도로 구매하지 않았다. 내가 본 건 8월 18일에 나온 2014~2015년 판이다.
- 또 하나는 『투어팁스의 베이징 가이드북 & 맵북』이었다. 예전에 애용했던 윙버스 가이드북과 비슷한데, 수시로 업데이트되고, 2페이지 / 한 페이지 / 맵북의 세 가지 버전으로 제공이 되어서, 폰에 다운받아서 수시로 열어서 참고했다. 각 관광지나 가게 명이 중국어로 나와 있어서, 바로바로 복사해서 구글 맵이나 구글로 검색해서 찾기도 했다.
2. 교통 이용 팁
- 교통비가 서울에 비해서 싼 편이라, 교통비로 아끼고 식사비에 더 투자했다.
- 이카통은 지하철역 등에서 IC 카드를 판다고 적혀있는 매표소 창구에서 구매가능하다. (‘이카통’이라고 안 쓰여 있어서 찾느라 헤맸다.)
- 버스는 각 번호가 쓰여진 곳에 가서 줄을 서 있으면 된다. 타려는 버스 번호의 줄이 없다면 위 아래 번호까지 통합해서 기다리는 줄에 설 것. 같은 줄에 있든 다른 줄에 있든 새치기는 일상이므로 놀라지 말 것. 중국 사람들이 어르신들에게 양보를 잘해서 거의 앉아 본 적은 없지만, 한 번에 가까운 곳에 내릴 수 있고 보안 검색을 거치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
- 뒤쪽 교통카드 인식기가 꺼져 있으면 탈 때만 찍는 버스이다. 차량이 두 대 연결된 버스는 중간에서 타고 앞(끝)에서 내린다.
- 후통 인력거(180위안)나 천안문대가의 전차, 왕푸징거리의 유람버스 등 여행 책에 소개된 몇몇 탈거리들이 있는데, 시간이 있다면 비싼 돈 들이기보다 걸으면서 그 거리의 정취를 느껴보는 게 더 좋은 거 같다.
- 횡단보도는 큰 거리가 아니라면, 신호등이 없는 곳이 더 많은 거 같다. 신호가 있어도 무단횡단을 한다. 횡단보도가 안 보이면 지하도나 육교를 찾아보자.
3. 현지 여행 팁
- 데이터 로밍을 할 경우, 베이징에서도 구글 맵, 페이스북 등 중국에서는 차단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가고 싶은 곳은 미리 구글 맵에서 즐겨찾기로 저장하여 현지에서 구글 맵으로 길을 찾아서 버스 /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 유니온페이(은련) 카드가 있다면 현지 여행 경비 중 반만 현금으로 가져가도 무리 없다. 다만 주문 전에 유니온페이로 결제되나 확인한다.
- 관광지라도 영어 설명조차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네이버의 <글로벌회화 모바일 앱>에서 비슷한 표현을 찾아서 미리 즐겨찾기 해 두고 전체화면으로 보여주었다.
- 중국 사람들에게 영어는 잘 안 통해도 친절하고 눈치가 있는 편이었다. 영어 메뉴도 가끔 있거나 병기되어 있다. 안되면 보디랭귀지를 적극 활용한다.
- 유적지라도 음료나 간단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고, 화장실은 휴지는 거의 없어도 깨끗한 편이었다. 주로 바깥쪽에 위치해 있고, 정원처럼 미로 같은 구조로 된 곳도 있으니 미리 안내판으로 위치를 확인해 두면 편리하다. 휴지는 항상 가지고 다니고, 곳곳의 공공화장실보다 유적지의 화장실을 이용하길 추천한다.
4. 베이징 강추 여행 코스
1) 아침 & 이른 오후
고궁박물원(자금성) 故宫博物院(紫禁城)
- 천안문을 지나야 입장 가능. 오문 전에 매표소가 있다.
- 일직선으로 쭉 나아가면서 어화원까지 보고 신무문으로 나와 지하도로 맞은편의 경산공원으로 가서 자금성을 내려다보기. 노을이 지지 않는 때라도 스모그로 인해 신비하게 보인다.
만리장성
- 모든 베이징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
- 베이징에서 가장 가까운 팔달령장성을 가장 많이 간다.
- 220위안짜리 당일치기 팔달령장성 & 명13릉(장릉) 코스를 신청해서, 오전에는 장릉을 가고, 오후에는 팔달령장성을 방문했다. 매서운 바람 때문인지 케이블카는 운영하지 않고 있었고, 슬라이딩카를 왕복으로 끊어서 2시간 정도 만리장성 위를 오르락내리락해 보았다.
이화원(颐和园, 이허위안)
- 북궁문이 지하철역 D번 출구에서 가깝긴 한데, 겨울에는 호수가 얼어서 유람선 운행을 안 하니 동궁문으로 들어와서 북궁문으로 나가는 코스가 더 낫긴 했다.
- 50위안짜리 전체 관람 티켓(Through Ticket)을 끊고, 북문으로 들어가자마자 나오는 쑤저우가(호숫가 옛 거리)를 둘러보고, 산을 넘어서 석방(대리석으로 만든 배 위의 티하우스)을 보고 이화원의 상징인 불향각을 보고 뒤에 있는 불각을 보고, 내려와서 덕화원(황실 경극 극장) – 문창원(청동/옥 등 재료별 작품 갤러리) – 십칠공교를 보고 유람선을 타고 북문 쪽으로 돌아가는 게 일반적이나, 호수가 얼어서 유람선을 운행하지 않아서 무척 오래 걸었다.
옹화궁(雍和宫, 융허궁) & 공묘(孔庙, 쿵먀오) / 국자감(国子监, 궈쯔젠)
- 길 건너에 공묘와 국자감이 있어서, 옹화궁을 보는 김에 이 곳들도 본다. (공묘 앞에서 티켓을 끊으면 국자감이 포함되어 있다. 입장 직후 왼쪽으로 가면 국자감, 앞으로 가면 공묘임.)
- 티켓으로 미니 CD를 봉투에 티켓이랑 같이 넣어서 주는데 그대로 입장할 때 보여주면 시디의 바코드를 인식해서 들어가게 해 준다.
- 들어가자마자 좌·우측에 향을 한 다발씩 나눠주는데 불전이 여러 곳 있으니 3개씩 태우면서 이동하다 보면 금방 없어진다.
천단공원(天坛公园)
- 베이징의 대표 아이콘 중 하나.
-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원형 제당이 특히 멋진 곳.
중국국가박물관 National Museum of China
- 상설전시인 ‘고대중국(Ancient China)’전을 강추!
- 추운 날 아침에 가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
- 여권이 있으면 입장이 무료.
- 내부에 과자/음료 등 간단한 먹거리는 판매해도, 식사를 때울 곳은 마땅치 않으며, 고대중국 전 하나만 봐도 2~3시간은 걸리니 오픈하자마자 방문해서 보고 나와서 점심을 먹길 추천.
2) 오후~밤
왕부정거리(王府井商业街, 왕푸징다제) & 왕부정소흘가(王府井小吃街, 왕푸징샤오츨제)
- 쇼핑몰이나 매장들이 많고, 무엇보다 베이징의 대표적인 먹자골목인 왕부정소흘가를 걸으면서 길거리 음식을 맛보고 곳곳의 쓰레기통에 꼬치 등을 버리면서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즐길 수 있다.
- 남쪽의 뒷골목에는 앉아서 된장 자장면 등을 먹으면서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동화문미식방야시(东华门美食坊夜市, 똥화먼메이스팡예스)
- 왕푸징거리 북쪽으로 가다가 큰 대로가 나오면 좌측에 노점들이 쭉 나열되어 있는 곳이다.
- 메뉴가 왕부정소흘가보다 적고, 겹치지만 더 깔끔한 편이다.
남라고항(南锣鼓巷, 난뤄구샹)
- 남라고항 역에서 내리면 바로다. 우리나라의 삼청동 같은 곳. 덜 고급스럽지만, 아기자기한 매장들이 많고, 길거리 음식도 많고, 바도 많다.
- 추천하는 매장은 향수, 캔디, 테마네키네코 등을 전문으로 하는 매장들. 아이템이 겹치기도 하므로 같은 품목이면 여러 매장을 둘러보고 결정할 것.
십찰해(什刹海, 스차하이) & 연대사가(烟袋斜街, 옌다이셰제)
- 베이징의 대표적인 후통(골목)으로, 카페/바 위주로 되어 있어서 사람이 없는 아침보다는 오후에 둘러보길 추천한다.
- 공왕부는 아침 혹은 이른 오후에 보고 이후에 스차하이를 둘러보면 좋다.
- 겨울엔 호수가 언 걸 활용해서 스케이트/썰매/얼음 자전거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전해는 면적이 작아서 그런지 거의 전체가 얼어서 인기가 높았다.
- 호수 바로 주변의 울타리를 따라 걸으면 후통 인력거 아저씨들이 덜 접근한다.
- 연대사가는 짧지만, 아기자기한 매장이 많았다.
전문대가(前门大街, 첸먼다제)
- 치안먼 역에서 내려서 바로 있다.
- 입구의 스타벅스가 이 거리를 대표하는 아이콘화되어 있었다. 전차가 끝과 끝을 오간다.
- 야경도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오후 5~6시쯤이면 매장들이 대부분 문을 닫는다.
대책란가(大栅栏街, 다자란제)
- 전문대가의 중간에 있는 거리. 끝에는 포자로 유명한 구불리가 있다.
- 역시 오후 5~6시쯤 되면 매장들이 문을 많이 닫지만, 전문대가보다는 많이 연 편.
삼리둔 빌리지(三里屯 VILLAGE, 三里屯太古里, 싼리툰 빌리지)
- 쇼핑 목적 아니면 비추인 곳.
- 아디다스: 총 4층으로 이루어진 중국 최대 매장. 스텔라 매카트니나 네오, 오리지널스, Y-3 등에서도 국내에 출시 안 된 제품이나 세일 제품을 노리는 편. 특히 오리지널스는 판빙빙이 모델인데 정말 이쁨.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체크하고 구매했다.
- 화장실은 수시로 확인을 안 하는지, 환기 안 되고 지저분했다.
5. 베이징 추천 식사 & 음식점
- 우육면이나 만두, 자장면은 대부분 입맛에 그럭저럭 맞는 편이었다.
- 고기나 밥류, 기타 면류는 향신료 냄새 때문에 복불복이었다.
- 유명하고 믿을 수 있는 깔끔한 곳은 비쌀 수 있으니, 주문 전에 잘 환율 따져서 계산해 본다.
- 너무 느끼할 수도 있는데, 칭타오나 양진 맥주(맛은 별로지만 흔히 판다) 등 음료나 반찬을 같이 시켜서 먹는 것도 좋다.
- 길거리 음식 중에서도 대만식 치킨이나 밀크티 등은 먹을 만 했다.
- 오래 되었다고 자랑하는 곳들, 특히 줄서 있는 곳은 꼭 한 번 먹어본다. 예) 난루구샹의 120년 된 아이스 바
1) 금정현 (金鼎轩)
- 강추하는 딤섬 체인점. 적당한 가격에 딤섬을 맛볼 수 있다.
- 내가 방문했던 곳은 지단 공원 근처의 24시간 하는 지점으로, 옹화궁역에서 내리면 다리 건너 큰 건물이 바로 보인다. 평일에는 한산하지만, 주말에는 아침부터 인산인해를 이루어 인원수를 대고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했는데, 원형 테이블 하나에 앉을 수 있는 소규모는 비교적 금방 자리가 났지만(나는 혼자 가서 더 빨리 앉았다), 대규모 인원은 오래 기다려야 했다.
- 첫날에 먹었던 사천식 훈뚠은 향신료 냄새 때문에 조금 먹고 포기했지만, 샤오마이/샤오롱바오/우육면은 훌륭했다. 매번 양진 비어를 곁들여서 먹었다.
2) 노북경자장면(老北京炸酱面, 라오베이징자쟝몐)
- 자장면 체인점. 짜장이 따로 나오고 단맛은 덜하지만 면발은 쫄깃한 편.
- 전문대가 끝 2층에 있는 곳에서 먹었다.
3) 이선생
- 우육면 & 밥류 체인점으로, 24시간 영업하기에 아침 식사를 하기에 좋다. 내가 방문한 곳은 숙소가 있는 베이징역 근처였다. 그 근방에는 이선생이 여러 곳 있었다.
- 한자로 ‘이선생’ 혹은 ‘Mr. Lee’라고 간판에 적혀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 자리에 앉으면 메뉴판을 가져다주고, 스탭에게 주문한 후 바로 계산한다.
- 우육면과 반찬 세트를 추천하는데, 우육면에는 고수가 약간 들어가 있으나 강하지 않은 편이었고, 반찬은 양배추 절임이 무난했다. 느끼하면 고추기름 양념장을 추가해서 먹으면 된다.
4) KFC
- 휴일 이른 아침에도 데이트하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 우리나라와 달리, 아침에 죽과 버거와 커피를 세트로 판매한다.
- 죽은 입맛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으나, 향신료가 중국 음식치고 강한 편은 아니다.
5) 후통 피자 Hutong Pizza
- 이른 아침, 연 곳이 별로 없는 스차하이에서 오전 11시부터 여는 맛집. 도리어 이때 가면 사람이 없어서 좋다.
- 칼존(1인용)이 있어서 혼자 가도 무난하며, 현금으로만 계산 가능하다.
6) 도소월
- 타이완 음식 체인점
- 단자면이 가장 유명한데, 양이 적기에 식사 메뉴 하나 더 시켜서 먹었다. 면에서 산차이나 새우를 빼고 싶다면 미리 말한다. 맛은 보통. 오리고기를 같이 시켜서 먹었는데, 물렁뼈가 많아서 먹기가 힘들었다.
7) 구부리 Go Believe
- 서태후가 사랑했다는 포자(빠오즈) 체인점.
-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내가 먹은 건 포자 하나에 4천 원짜리였고, 8개 세트를 먹고 3만 원 정도 나왔다. 베이징에서의 첫 식사였기에 너무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었다. 맛은 있으나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곳.
- 대책란가에서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