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마케팅을 하다 보니, 마케팅을 배우고 ‘코틀러’를 아는 이들과 달리 4P부터 배워야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깊이가 얕다 보니, 책이나 이런 온라인 자료들을 통해서 배우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국내에도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번역해서 공유를 하던 게 이 블로그의 탄생 배경이다.
아래에 나오는 내용은 <에센스로 읽는 코틀러 마케팅>을 보면 쉽게 기초부터 접할 수 있다. (나는 ‘마케팅’이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이 책을 추천 받고 좀 더 광고/마케팅 업계의 용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코틀러’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씽킹 브레이커>라는 책 덕분이었다. 광고회사 마케팅 플랜의 과정을 자기계발 소설 형식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위의 책을 읽기 전에 읽으면 더욱 이해에 도움이 된다.
나이키에 이어 현재는 뉴발란스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스즈키 다케시 부장은 이전에 <해군, 아니 해적? 혹은 마피아? 마케팅을 위한 팀 꾸리기의 미학>이라는 페이팔 마피아에 대한 흥미로운 글을 써서 번역하여 국내에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글은 6월 11일(목)~12일(금)에 자신이 강연하는 마케팅 세미나 <웹 담당자가 익혀두어야 할 웹 마케팅의 기초를 이틀 만에 배우자!>를 홍보하기 위한 글로, 상당 부분이 클라이언트 쪽에 해당하는 내용이기는 하나, 에이전시에서도 알고 활용하면 좋으리라 생각하여 소개한다.
계속 강조하는 WHY에 대해서는 사이먼 사이넥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Start with Why)>란 책과 코카콜라 글로벌 스파클링 브랜드 센터 VP인 웬디 클락의 <모든 마케팅 전략을 ‘왜’로 시작하라!> 포스팅을 참고하길…
- ニューバランスの鈴木氏が教える、すべてのWeb担当者が作るべきマーケティングプランとは?을 번역한 글입니다.
뉴발란스의 스즈키 다케시가 알려주는 “모든 온라인(웹) 담당자가 작성해야 할 마케팅 플랜”이란?
– 마케팅 플랜을 세우기 위한 단계를 5개로 나누어서 설명합니다.
- 출처 : web-tan forum (웹 담당자 포럼)
- 게재일 : 2015년 5월 15일(금)
- 작성 : 스즈키 다케시 / 鈴木 健(すずきたけし)https://twitter.com/nosebleederjp : 주식회사 뉴발란스 재팬 마케팅부 부장 – 株式会社ニューバランスジャパン マーケティング部 部長
1991년 광고대행사의 영업직으로 시작하여, I&S/BBDO에서 전략 플래너를 거쳐 소비재 브랜드의 마케팅 기획 및 조사를 담당. 2002년, 나이키 재팬에서 나이키 골프의 광고/웹/PR을 담당했고, 이후 나이키에서 우먼스 트레이닝 브랜드 매니저를 경험했다. 2009년에 뉴발란스에 입사하여, 뉴발란스 브랜드의 PR 및 광고, 프로모션 활동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여러분은 마케팅 플랜을 작성하고 계신가요? 그리고 여러분의 마케팅 플랜은 위의 질문이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나요? 마케팅 플랜은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위의 질문이 한 장의 문서에 담겨 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에서는 사내외의 마케팅 담당자와 의사 소통을 할 마케팅 플랜을 세우는 방법을 5단계로 나누어서 설명하겠습니다.
마케팅 플랜은 ‘간결한 지시서’여야 한다!
여기서 가리키는 ‘마케팅 플랜’은 매니저 급이 쓰는 큰 전략 플랜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의 웹 및 디지털 분야에서 뼈대가 되는 ‘Brief(간결한 지시서)’를 가리킵니다.
하지만 왜 브리프를 작성할 필요가 있는 걸까요? 그건 마케팅 플랜은 장대한 게 아니라, 가능한 한 심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리어 다른 사람이 보고 이해하기 어려운 플랜은 결코 좋은 게 아닙니다.
‘마케팅 플랜’이란 다른 마케팅 담당자와도 의사 소통을 할 수 있고, 합의할 수 있어야 하며, 그 플랜이 회사 외부 사람에게 ‘안건의 정의’로서 번역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마케팅 플랜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이해하기 쉽게 요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브리프(간결한 지시서)’여야 합니다.
브리프를 만들기 위해서 우선 아래의 5단계를 봐 주세요.
- 1단계 : 4P로 자사의 비즈니스를 이해한다
- 2단계 : 고객을 이해한다
- 3단계 : 경쟁 환경을 파악한다
- 4단계 : 마케팅 과제(why)를 설정한다.
- 5단계 : 과제를 기반으로 안건을 정리하고, 마케팅 브리프를 작성한다
여기서 가리키는 5단계는 각각 잘 눈에 띄어야 하는 마케팅의 요소에 불과하므로, 물론 방식에 따라선 이 순서를 지킬 필요는 없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도 상관은 없지만, 각각의 요소는 연결되어 있기에, 각 단계는 플랜을 만들면서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1단계부터 차례대로 설명하겠습니다.
1단계 : 4P로 자사의 비즈니스를 이해한다
4P란 자사의 비즈니스를 둘러싼 뼈대를 4개의 간결한 요소로 분해한 것으로, Product(제품), Place(유통), Price(가격), Promotion(프로모션) – 4개의 첫 글자를 따서 줄인 것입니다. 마케팅에 관계된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본 말일 것입니다.
4P는 마케팅의 ‘파이프라인’으로도 생각할 수 있으며, 2단계에서 나오는 고객에 대해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가 어떻게 공헌하고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나타내는 것을 ‘Value Chain(가치 사슬)’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4P의 ‘Product’는 ‘제품’이라고 번역하긴 하지만, 제조업에 국한되지 않고, 유통 및 서비스업에서도 가치를 창출하는 게 Product입니다. 유통업에서는 브랜드 및 상품 구색, 매장 컨셉 등이 ‘제품’에 해당하며, 서비스업에서는 거기에서 제공하는 체험 가치가 ‘제품’에 해당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새로운 사업의 마케팅 플랜을 작성하더라도, 우선 자사 전체의 4P 분석부터 시작하길 추천합니다. 왜냐면 지금까지 해온 자사의 마케팅의 특장점을 이해하고 나서 4P의 시점에서 보면, 설령 자신이 알고 있던 것이라도 재인식하는 게 유익하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경우에는 사내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좋습니다. 이 단계에서 제대로 정보를 정리해 두면 이후의 작업이 순조로워집니다.
2단계 : 고객을 이해한다
다음으로는 ‘고객을 이해한다’입니다. 이건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4P에는 반드시 ‘고객’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4P는 모두 ‘고객’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제조업에서의 고객은 비즈니스 상의 거래처일 경우도 있지만, 여기서 가리키는 고객은 자사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end user, 소비자)이라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혹은 고객은 하나의 세분 시장으로만 묶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되도록 많이 고객을 세분화하세요. 그리고 그 고객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사람’으로서 그려보길 추천합니다. 연령 및 성별, 직업, 살고 있는 장소 등의 프로필은 물론이나, 다음과 같은 것도 포함해서 그려보면 좋습니다.
- 고객은 어떤 것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 고객에게 보이는 것, 가장 먼저 신경 쓰는 것은 무엇인가?
고객을 그리는 방식이나 분류는 제품 및 서비스에 따라 다양합니다. 만약 고객에 대해 제대로 모른다면, 사내의 마케팅 고객 조사 데이터가 있다면 그걸 읽어보거나, 고객 서비스 및 영업, 매장의 스탭과 같이 직접 고객을 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
※ 참고 : 세스 고딘이 말하는 ‘마케터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
3단계 : 경쟁 환경을 파악한다
다음은 경쟁 환경에 대한 것입니다. 가장 떠올리기 쉬운 건 같은 업계에 속해 있는 경쟁사일 겁니다. 모두 조사할 순 없지만,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쟁사에 대해 1단계와 2단계에 있던 4P와 고객 분석을 진행해 보세요.
그리고 그 분석을 자사의 것과 비교해 보세요. 자사와 비교하면 경쟁사의 데이터와 분석은 모으기 어려우므로, 외부의 파트너인 대행사나 협력사가 있을 경우에는 이 작업을 의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다만 그 경우에는 ‘경쟁 분석을 실시해 주길 원한다’고 의뢰하는 게 아니라, 자사의 분석을 기반으로 같은 포맷과 항목으로 정보를 정리해 달라고 하면 그들로부터 받은 INPUT도 포함해서 의의가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을 열심히 어울리면서 했는지 아닌지에 따라서, 당신의 회사가 좋은 외부 파트너와 일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4단계 : 마케팅 과제(why)를 설정한다
이쯤부터 드디어 브리프를 작성하기 위한 본론에 들어갑니다. 지금까지 설명해온 단계는 자사의 마케팅 과제를 설정하기 위한 사전 준비였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의 손에는 자사, 고객, 라이벌의 정보가 모아져 있고, 다양한 것을 알게 되었을 겁니다. 마케팅 플랜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변의 정보를 정리하고 자신이 파악할 수 있는 ‘지도’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실은 지금까지 단계들은 이른바 ‘3C 분석’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Company(자사), Customer(고객), Competitor(경쟁사)입니다. 이를 작성하는 동안 각각의 갭이나 어긋난 부분이 보이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사와 고객의 갭이나 자사와 경쟁사와의 갭, 경쟁사와 고객의 갭 등입니다. 아마 이런 것들이 마케팅 플랜에서의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겠지요. 그리고 그 과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게 마케팅 플랜의 작성에 있어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핵’이 됩니다.
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왜 당신이 이 일을 하는가(Why)’와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실제 플랜을 외부의 파트너와 함께 작성하면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와중에도 이 Why가 금과옥조로 삼을 판단기준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 참고 : “모든 마케팅 전략을 ‘왜’로 시작하라!” by 웬디 클락(코카콜라 글로벌 스파클링 브랜드 센터 부사장)
5단계 : 과제를 기반으로 안건을 정리하고, 마케팅 브리프를 작성한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작업을 기반으로 플랜의 골자를 ‘간결하게 정리’하는데요, 이는 생각보다 간단치 않습니다. 흔한 경우는 지금까지의 단계별로 분석 결과를 모두 자료로 만들어서 첨부해 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쓰는 사람에게는 편해도, 읽는 사람에게는 읽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결국 의미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브리프는 아래의 4가지를 심플하게 (낱낱히 적는 게 아닌) 문장으로 만들어서, 이른바 5W1H를 명확히 한 정보를 ‘종이 한 장’으로 정리하도록 노력합시다.
마케팅 과제(Why)
왜 이 계획이 필요한가? 그 이유와 목적. 필요하다면 과제의 앞에 배경으로서 1~2단계의 내용을 간결하게 설명해도 좋습니다.
상정된 고객(Who)
과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타겟 고객에 대한 것. 반드시 현재의 자사 고객일 필요는 없습니다. 앞에서 말한 갭을 이해하기 위해 설정하고, 또한 명확하게 어떤 사람들인지를 묘사합시다. 또한 이를 읽는 사람이 현실적으로 의논할 수 있는 정보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바람직합니다. 있을 수 없는 타겟 이미지를 상정하지 않도록 하세요.
과제를 해결할 아이디어(What)
이는 가장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여러분의 직무 책임 안에서 실시 가능한 아이디어를 ‘예시’로 써주세요. 만약 다른 부서의 협력, 외부 파트너와의 연계가 필요한 경우는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말하고 의논을 합시다. 또한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실시 계획으로 파트너에게 내달라고 해도 좋습니다.
실행하기 위해 충족시켜야 할 안건(How & When & Where)
실제로 여러분이 상사로부터 지시 받는 경우가 많은 게 이 4번째에 해당하는 ‘안건’입니다. 그저 이것만을 지시 받으면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거의 탄생하지 않겠죠. 그렇기에 이 부분은 브리프의 마지막에 알립니다. 실행 범위, 데드라인, 예산 등 직무 책임에 대한 안건을 명기하는 것입니다.
이상이 마케팅 플랜이 될 브리프를 작성하는 단계들입니다. 브리프는 담당자에게 중요한 ‘OUTPUT’입니다. 이 브리프를 작성하지 않고 갑자기 대행사를 불러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적어도 1~4단계를 자신이 분석하고, 알고 있는 것을 위의 4가지와 같은 형태로 정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마케팅 브리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도록, ‘기업 온라인(웹) 담당자 초급강좌’를 예로 샘플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브리프에 생각하고 있는 걸 모두 쓸 필요는 없습니다. 브리프는 누가 보아도 논리적이고 맥락이 통하는 하나의 스토리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보적인’ 문서인 것입니다. 이런 실제 방식과 브리프를 써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은 6월의 <기업 온라인(웹) 담당자 초급강좌>에서 자세히 설명하려 합니다.
온라인 담당자가 마케팅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
지금까지 브리프를 작성하는 법을 설명했습니다. 왜 온라인(웹) 담당자가 마케팅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지를 마지막으로 짚으려 합니다. 원래 온라인(웹) 담당자 혹은 디지털 마케팅 담당자인 사람들은 마케팅 부서 속에서는 자칫 ‘신입’ 혹은 문자 그대로 ‘새로운(젊은) 사람’이 하게 되기 쉽습니다.
- IT 활용 능력(literacy)이 높다
- ‘스킬’이라는 점에서 IT 부서에서 이동하게 되었다
- 디지털 스킬이 높은 다른 회사에서 이직했다
- 새로이 디지털 부문이 조직되어 만들어졌다
…등 다양한 이유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 자체의 역사가 깊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특히 전통적인 마케팅 조직을 가진 기업에서는 어쨌든 다루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좋든 나쁘든 간에 디지털 마케팅은 IT(정보 기술)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기술적인 얘기가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디지털 마케팅에서 ‘What(무엇을)’과 ‘How(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점이 너무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케팅 전체로 보면 이는 하나의 접근이나 방법일 뿐이며, 본래 생각해야 할 ‘Why(왜)’부터 ‘What(무엇을)’, ‘Who(누구에게)’라는 질문을 소홀하게 여기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기술의 진화는 빠르기에, 그 순간의 ‘How’에만 신경을 빼앗기면 본질적인 변화를 놓치게 됩니다. 우선은 자사를 포함하여 비즈니스 및 마케팅에 대한 넓은 시야에서 시작하길 권장합니다.
원문 : CREATIVE MULTIPL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