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나사의 오랜 탐사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이미 공언한 바와 같이 2030년대 화성 유인 탐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물론 결코 쉽지 않은 일이죠. 나사의 화성 탐사 계획은 이미 반세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만큼 역사가 길지만 그 기술적 어려움과 막대한 비용은 달 착륙과도 비교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번번이 막대한 예산을 신청했지만 삭감당했고 사실 2030년대 목표 역시 아직은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연구는 계속되고 있죠.
미래 화성 유인 탐사나 기지 건설을 위해서는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몇 가지 요소들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과 식량, 산소 등이 그것이죠. 이런 필수 요소 가운데서 산소와 식량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식물을 키우는 것입니다. 나사의 미래 화성 탐사 계획 중에는 화성에서의 식물 재배가 항상 빠진 적이 없습니다.
나사의 2015년 혁신 진보 구상에서도 다시 이와 유사한 제안이 등장했었습니다. 나사는 테크샷(Techshot Inc.)라는 기업의 수석 과학자인 유진 볼랜드와 그의 동료들에게 이와 관련된 연구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들이 진행하는 연구는 사실 식물보다 훨씬 단순한 생명체를 화성에 보내는 것입니다. 그 생명체는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생명체인 시아노박테리아(남세균)입니다.
당연히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나사는 최초의 화성 생물체 실험을 현재 제작 중인 차기 화성 로버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로버에 작은 컨테이너를 만들고 여기에 화성의 흙을 담아 산소를 만들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하려면 큰 식물은 어렵겠죠.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박테리아가 정답입니다.
물론 화성은 지구 같은 두꺼운 대기와 자기장이 없어 강력한 방사선 환경에 항상 노출되어 있습니다. 극한적인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시아노박테리아 외에는 사실 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현재 계획은 작은 밀폐 용기 안에 화성의 흙을 넣고 여기에 극한적인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종류의 시아노박테리아를 첨가한 후 산소나 다른 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입니다. 만약 산소가 만들어지면 이 사실은 나사의 화성 탐사선을 통해 지구로 전송됩니다. 그러면 미래 화성 유인 탐사나 혹은 화성 유인기지 건설 시 필요한 산소는 적어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현재는 연구가 1단계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승인될 테스트 방식은 변경의 여지가 있으며 아직 확정된 건 아닙니다. 현재는 마스 룸(Mars Room)이라는 화성의 환경을 흉내낸 실험실에서 시아노박테리아를 가지고 테스트하면서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이 실험은 개념 면에서 사실 마스 원 프로젝트에 제안된 것과 유사합니다. 다시 말하면 많은 연구자들이 이전부터 생각했던 개념이라는 것이죠. 다만 마스 원의 경우 사실상 현실성이 떨어지는 반면 나사의 계획은 매우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사실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실험에서 우려되는 가장 큰 문제는 사실 성공 여부보다는 시아노박테리아가 컨테이너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아직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만약 지구 박테리아가 화성에 퍼져나가게 되면 미래 연구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는 나사가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해야 최종 승인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시아노박테리아가 빠져나갈 기술적 가능성이 거의 배제할 수 있으면서 실험이 타당성이 있다고 최종 승인되면, 2020년대에는 어쩌면 화성에서 산소 만들기가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먼 미래에는 화성 기지에서 식물이 재배되고 사람이 그 식물이 만든 산소를 호흡하는 일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겠죠. 다만 그러려면 좀 시간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