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국내 교육시장은
1. 전체 교육시장에서 인강(인터넷 강의) 비중이 확대되고, 인강이 기존에 입시 시장을 넘어서 성인교육, 취미교육 전방위로 확대
2. 인강 영역에서는, 메가스터디 같은 대형포털의 백화점 방식에서 롱테일 형태의 독립 브랜드 서비스로 전환
될 거라 봅니다.
요즘 해외에서 TED나 TFA(Teach for America) 같은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제가 알기로 전세계에서 인강이 가장 먼저 비즈니스화 된 건 한국입니다. 자부심을 가질 일이죠. 인강을 시작한 건 EBS지만 그걸 상업화시킨 건 메가스터디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우리가 모르고 있지만 국내 인강 시장은 10년이란 사이클이 한 번 돌았습니다. 그러니 변화가 올 때도 된 거죠.
메가스터디는 2000년도에 설립되었습니다. 그 아류라고 할 수 있는 이투스, 비상에듀, 스카이에듀가 2000년도부터 2002년에 걸쳐 등장했습니다. 메가스터디는 2012년을 기점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어려워졌다고 생각되고 빠르면 올해 이투스가 상장되면 메가스터디의 기업가치를 넘어설 거라 봅니다. 이투스는 손 바꿈도 여러 번 된 회사지만 10여 년의 세월이 판도를 이렇게 바꿔놓은 거죠.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2천년대 후반부터 보이기 시작하더니 2010년을 기점으로 경선식 에듀, 시원스쿨 같은 회사들이 성인시장으로 인강을 확대하면서 독립 브랜드 1인 인강 시장을 태동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2012년 <마음골프>가 등장하면서 취미교육 분야에도 인강이 침투하기 시작합니다. 인강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이유는 EBS와 메가스터디로 공부하며 자란 20~30대들이 인강으로 뭔가를 공부하는 걸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기 때문입니다^^
사실 메가스터디 같은 대형 교육포털에서 독립 인강 서비스로 전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모든 시장이 매스 마켓에서 롱테일 마켓으로 전환되고 있고, 실력있는 연예인들이 수수료를 많이 떼줘야하는 대형 기획사에서 나와 독립 기획사를 차리는 것과 같은 이유로, 실력 있는 강사들이 스스로 인강 회사를 설립하게 된 거죠. 이 추세는 앞으로도 더 강해질 겁니다.
대형 교육포털이 꺽일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소위 ‘1타 강사’ 말고는 주목 받거나 큰 돈을 벌 수가 없는 구조적 한계 때문입니다. 2등, 3등 강사라도 분명히 실력이 있는데 마케팅이 안 되는 거죠. 결론은, 롱테일 방식의 독립 인강 서비스 브랜드들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스타 강사들은 교육 자료를 잘 만들고 강의를 잘 할 수는 있어도 그걸 사용자들이 제대로 즐길 수 있게 making은 못한다는 겁니다.
강사들의 성향상 조직관리도 어렵습니다. 시원스쿨 같은 곳이 아주 드문 예외인데, 이시원 이라는 스타 강사 한 분이 컨텐츠 제작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걸 커버하면서 연 매출 150억 이상을 합니다. 어디까지나 예외ㅋ.
대부분은 의욕적으로 창업을 했다가 가수 싸이처럼 YG엔터테인먼트 같은 전문기획사에 제 발로 들어가는 현상이 생길 겁니다. 그럼 큰 돈은 누가 벌까요? YG엔터테인먼트처럼, 스타성이 있는 강사를 조기에 발굴하고 기획하고 독립적으로 매니징하면서 퍼블리싱까지 할 수 있는 전문업체가 승자가 될 겁니다. 그런 회사가 있겠냐 하시겠지만 국내에 다섯 개 정도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YG엔터테인먼트가 인강 업체에 투자하는 날이 머지 않아 올 거라고 감히 예언해 봅니다^^
최근에 교육 분야에 진입하는 스타트업들을 보면 솔루션을 하겠다는 업체들이 반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교육 시장은 서비스 시장(service provider), 콘텐츠 시장(contents provider), 솔루션 시장(enabler)으로 구분되는데 이 세 영역이 상호 연계가 돼서 운영됩니다. 하지만 교육의 핵심은 ‘콘텐츠’입니다. IT 영역에 있던 분들이 교육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고 분명히 시장을 혁신시키겠지만, 콘텐츠 없이는 남 좋은 일만 하다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원문: 양경준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