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에서 “부의 ‘낙수 효과’는 틀린 논리”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진보단체나 시민운동 단체 같은 곳에서 그런 보고서를 내놓았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는데, IMF에서 내놓았다는 것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이 IMF, 예전에 90년대 한국에서 난리 났을 때 개입했던 그 IMF 맞다. (미션 임파서블 아니다)
이른바 부의 ‘낙수 효과(trickle-down effect)’가 틀린 논리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것도 진보 단체나 경제학자가 아닌 국제통화기금,IMF의 새로운 보고서에서 말이다.
(IMF “부의 ‘낙수 효과’ 틀린 논리..내려가지 않는다”, KBS)
IMF와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들에 개입해서 탈규제화, 무역자유화, 자본자유화, 민영화 등의 소위 ‘신자유주의 경제’를 주입하고 퍼뜨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런 곳에서 “낙수효과 없다”라는 보고서를 공식적으로 내놓았다는 것은 이미 세상이 크게 변하고 있다는 뜻 아닐까.
그 어떤 경제정책보다도 소득불균형, 즉 부의 양극화가 큰 문제라는 진단을 내렸다고도 볼 수 있다. 이미 이 문제는 서구사회 여러 인사들이 계속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이제 한국도 대기업이 살아야 모두가 산다는 논리로 큰 기업들에게 각종 혜택을 주는 정책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소득 수준 하위 20%의 수입을 늘려서 나라 전체의 성장을 높이는 것,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최저임금 인상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면 말이다.
“낙수효과가 틀렸다는 것은 수년째 여러 번 얘기돼 왔는데 정부가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답답하다”며 “정부는 기업이 살아야 하고 수출이 살아야 한다는 논리지만 그동안 대기업은 천문학적인 실적을 올리고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 했는데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힘들고 가계소득은 정체돼 있는 등 낙수효과 전체적으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
(“IMF도 부정한 ‘낙수효과’ 맹신하는 정부 답답”, 아시아경제)
내년 최저임금을 얼마로 하느냐는 결정을 앞두고 일부 노동계, 시민 사회단체 등은 ‘최저시급 1만 원’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한 번에 그렇게 가지는 못 하더라도 몇 년 내에 그 정도 수준으로 가는 것이 목표일 테다.
최저시금 1만 원이라 해도,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로 하면, 월 160만 원이다. 겨우 숨 좀 쉬며 살 수 있는 수준이다. 사람들이 쓸 돈이 없는데 무슨 장사가 되고 경제가 살겠나. 고만고만 한 사람들끼리 시급 몇 푼 더 주면 망하느니 어쩌니 하며 싸울 게 아니라, 자영업이나 중소기업이 어려운 것은 대기업으로 올인하는 정부 정책과 그에 따른 무소불위의 횡포, 갑질, 무개념 확장 등의 문제임을 깨닫고 맞서 싸워야하지 않을까.
원문 : EMPTY DREAM
p.s. 참고자료
- Causes and Consequences of Income Inequality: A Global Perspective (IMF, pdf)
- Pay low-income families more to boost economic growth, says IMF (guardian)
- The ‘trickle down theory’ is dead wrong (cnn)
- IMF “부의 `낙수 효과’, 완전히 틀린 논리” (연합뉴스)
- IMF “부의 낙수효과 없다..오히려 경제에 악영향” (SBSCNBC)
-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 땐 근로자 46%가 연봉 2508만원 (중앙일보)
- 중소상인 “우리 때문에 최저임금 못 올린다고?”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