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사실 막장(?) 병기란건 없다고 보는게 제 생각입니다. 지금 보니 우습지만 그 당시에야 생사를 왔다갔다 하던 사람들이 나름대로 필요에 의해서 온갖 궁리를 짜내서 만드는게 바로 병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취미로 하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또 재미있는 주제가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막장 병기란 것이 무엇이 있을까 머리를 긁적여 보았는데요. 궁금하신 분들은 이어지는 내용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이기도 하고, 제가 머 그렇게 상상력이 뛰어난 편이 아닌지라 일단 ‘지금 보기에 막장스러운 병기가 무엇이 있을까?’ 부터 더듬어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시쉐도우 님이 힌트를 주셨는데 1차 세계대전 당시 일부 사용된 가스압에 의해 발사되는 박격포는…..양반으로 보이는 수류탄을 발사하는(던지는?) 투척기가 생각났습니다.
프랑스 아저씨들인데 이건 뭐 중세의 캐터펄트 입니다.
이런 것도 만들었고…옆의 바구니에 주목…..^^
영국분들이라고 안 만들었겠습니까?
그래도 정도껏 해야지, 위 사진에 나온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죠? 아니면 화끈하게 뭐 이런 게 막장일까요?
비행기 주익에 장착된 76mm 야포라든지..
후방 방어용 화염방사기…..-_-;;
아니면 2연속 ToT도 꿈은 아니다!? 리볼버 캐논 ???
이런 대공병기로 무엇을 기대했을까요?
이건 공격하는 사람이 더 위험한가요 공격받는 사람이 더 위험할까요? 초창기의 가스전…..-_-;;
Dynamite Gun?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예전에 보았던 한 배가 생각났습니다.
바로 USS Vesuvius 호 인데 앞의 3연장 함포가 보이시죠? 개발부장님이 언급하셨던 공기압을 사용한 무음대포 랍니다.
이것이 USS Vesuvius의 구조입니다. 그런데 여기 설치된 포는 “Dynamite Gun”이라고 불리웠습니다. 이름만 보면 다이너마이트를 장약으로 사용해서 발사하는 포 같이 혼동을 주기도 하지만 그건 아니고 발사되는 고폭탄에 사용되는 폭약이 다이너마이트라는 뜻으로 이렇게 명칭을 붙였다고 합니다.
우리가 아는 다이너마이트란 위력은 좋지만 너무 불안정하고 충격에 취약했던 니트로글리세린을 안정화시키는데 성공한 화약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당시의 일반적인 화포에서 발사하는 것은 안전하지가 않았나 봅니다. 그래서 나온 해결책이 공기압을 이용해서 부드럽게 가속시켜 발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포신내에서 고폭탄이 받을 충격내지는 스트레스가 훨씬 경감되니까 말이죠. 포에는 강선이 없는 활강식 포신이었고 따라서 포탄뒤에 꼬리같은 구조를 덛붙여서 탄도가 안정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포는 증기를 사용한 압축기를 통하여 공기를 압축했으며, USS Vesuvius에 설치된 15인치 구경의 포는 고폭탄을 1~1.5 마일까지 날려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일단 처음 나왔을 당시 이 포는 몇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일단 위력좋은 신형 폭약을 사용하는 고폭탄을 안전하게 발사할 수 있었고, 기존의 포 보다 가볍게 만들 수 있었던데다가, 포구 화염 및 소리가 거의 없어서 발사위치가 잘 발각되지 않는 이점도 있었죠.
따라서 1888년 USS Vesuvius에 이어서 1897년에는 최초의 근대적 잠수함이라고 할 수 있는 USS Holland에도 장착되게 됩니다.
뭐이런 구상을 통해서…..
이런 방식으로 장착하려고 했다네요…..
이건 선수에 장착된 Dynamite Gun을 발사한 모습. 우측 상단에 발사된 포탄도 보이는군요.
어찌 됐든 이 방식의 포는 육군에서도 관심을 보여 해안 방어용 포대에도 일부 배치가 됬다는군요. 요새에 장착되니 공기 압축기 같은 설비에 따른 제한사항이 좀 완화되었겠죠. 이 거대화된 포들은 포탄의 무게에 따라 2000~5000 미터 정도 포탄을 날려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편 이 무기를 야전포대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간소화시켜 보기도 했는데 그 결과로 나온 것이 Sims-Dudley dynamite gun 입니다. 야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경량화 하기 위해 구경도 앞서 보신 포들보다는 작으며 (2.5인치), 작동 방식도 별도의 공기압축 설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실린더에서 무연화약을 폭발시켜 공기를 압축시킨 후 이 공기를 밸브를 통하여 포신안에 있는 포탄을 가속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산티아고 공성전에서 이 포는 무음, 무포연, 무섬광 이라는 특유의 장점을 사용하여 비교적 성공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 밖에 못쓰엿다는 사실에서 볼 수 있듯이 Dynamite Gun의 단점도 명백했습니다.
일단 압축공기를 만들기 위한 별도의 설비 내지는 구조가 필요하며, 근본적으로 장약을 사용하지 못하니 사정거리가 짧을 수 밖에 없는데다가 기존의 포에 비해서 정확도도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안전하게 발사할 수 있는 안정된 고폭약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이 무기는 그 가치을 잃어버리고 자취를 감추게 되고 말았습니다.
비록 제목에 막장(?) 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습니다만, 이 무기도 당시의 필요에 따라 나온 물건이고 비록 짧은 시간이나마 그 목적에 맞는 실적을 보여주었으니 좀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자 그러면 Dynamite Gun의 후예(?) 라고 할 수 있는 물건의 발사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끝으로 이번 포스팅은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