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재미있다. 역사는 짧지만, 게임이 주는 경험은 매우 강렬하고 지금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카카오톡으로 하트를 주고 받는 신기한 시대가 됐다.
그러나 카카오톡 등장 이전에는 게임이 전국민의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게임을 팔고 싶은 사람들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도록 혹은 사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모두들 목숨 걸고 소비자의 눈에 띄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눈에 띄는 방법 중 가장 쉬운 것은 배우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보면 황당할 수준의 광고들이 펼쳐졌다.
1. 이정재의 3DO 얼라이브 광고
금성(LG의 전신)이 총력을 기울인 게임기 3DO의 광고. 모래시계로 막 뜰 당시이니 정말 엄청난 수준의 마케팅이었다. 물론 3DO는 역대 최악의 게임기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에 당연히 망했고(…) 이에 따라 “우와, 이게 영화야 게임이야?”, “단 1초도 방심할 수 없어요”라는 대사는 지금까지도 이정재의 흑역사로 불리게 됐다.
2. 게임회사 사장들의 발매연기 광고
광고는 아니지만 게임의 발매연기 이슈를 어떻게든 잠재우기 위해 각 개발사의 사장들이 직접 출연한 영상도 있다. 왼쪽부터 현 IMC의 대표인 김학규대표, 지금은 넷마블을 떠난 손노리의 이원술 대표, 당시 위자드소프트의 심경주 대표. 지금으로 따지면 넥슨의 김정주, NC의 김택진, 다음카카오의 김범수가 함께 등장한 정도의 로얄팀이랄까…
3. 퇴마록의 드라마형 게임 광고
한편 부족한 예산과 과도한 의욕이 의도하지 않은 웃음을 낳기도 했다.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 중이던 퇴마록의 2002년 광고는 아예 드라마를 만들었는데, 그 연출이 오히려 구매욕구를 꺾는 수준이었다 한다. 더욱 슬픈 것은 정작 이 게임은 나오지도 못했다는 것. 2000년대 초반은 별의별 일이 있었다.
4. 게임 광고도 아이돌의 전성시대
어느 순간 게임 광고는 걸그룹과 개그맨이 중심을 차지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무명의 걸그룹과 개그맨은 비용이 싸서(…)
하지만 게임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며 인기 아이돌을 활용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이제는 아예 당연시된 느낌마저 들 정도.
영웅의 군단은 아예 걸스데이, 에이핑크를 캐릭터로 등장시키는 패기도 보여줬다.
5. 엽기로 진화하는 게임광고
던전 앤 파이터는 새로운 직업 나이트를 홍보하기 위해서 신봉선과 아이유를 동시에 쓰는 패기를 보여줬다.
시도는 엽기적이었지만 광고영상은 멋있는 편으로, 컬트적인 인기는 엄청났다. 신봉선으로 바뀌는 순간 집중하기가 힘들어지긴 하지만(…)
던파의 새 직업 쿠노이치 홍보 영상에서 사유리가 열연한 쿠노이치 역시 엽기코드의 끝을 보여주는 편. 영상을 의도적으로 옛날 티가 팍팍나게 어색한 합성까지 했는데 실제로는 돈 들인게 보일 정도로 힘들여 찍은 병맛 광고이다. 꼭 한번 보시길.
오버하는 남자의 스테레오 타입이 되어버린 류승룡을 제대로 활용한 월드오브탱크의 광고는 탱크를 물고 빨고 하면서 남자의 게임을 어필했다. 그의 테이블을 쓸어버리는 연기는 정말 일품이다.
이런 흐름은 계속해서 이어졌는데, 어느 순간 비싼 배우를 사용해서 병맛 나게 광고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는데, 무한도전과 각종 프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정형돈을 기용한 모바일 게임이 등장할 정도다.
카카오게임 노예가 되어줘는 신동엽의 19금 이미지를 활용해 인기를 끈다. 아예 제목부터 광고모델을 인식한 듯한 점에서, 게임광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6. 유행어를 활용한 카카오게임샵의 광고: 힘을 내요 슈퍼 파월~
카카오게임샵은 김영철을 밀고 있다. 소재는 무한도전에서 그를 스타로 만들어버린 단 한 마디 “힘을 내요 슈퍼 파월~”
카카오게임샵의 광고는 이 유행어를 “십퍼파워”로 살짝 패러디하여, 10% 페이백을 강조하고 있다. 무한도전에서 터진 그 유행어의 중독성이 상당한 것과 별개로, 게임에 집중하던 분위기가 김영철의 유행어와 함께 바뀌어버리는 센스는 직접 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 광고에 힘입어 카카오게임샵은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다. 광고카피의 힘이 얼마나 강렬한지 잘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자매품 카카오톡 리믹스(…)
7. 광고의 끝판왕 리암 니슨의 등장
배우를 활용한 광고라면 역시 이 광고를 빼놓을 수가 없다. 미국의 슈퍼보울 광고를 차지하고 뒤이어 공중파의 황금시간대를 차지해버린 이 광고. 리암니슨의 캐릭터를 100%다 못해 200% 활용한 크래시 오브 클랜 광고는 모두에게 익숙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