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객이 1천만 명이 넘었습니다. 2014년 11월에만 98만 명이 제주도로 여행을 왔습니다. 2013년 11월보다 16.6%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개별 제주도 여행자는 57만 명으로 단체 관광객(부분 패키지 포함) 19만 명보다 훨씬 많습니다.[1]
제주도 여행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제주도 여행에 만족하는 사람은 많을까라고 묻는다면 아이엠피터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주도 여행이 주는 매력은 있지만, 제주도 여행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시스템, 관광업계의 문제점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제주도 여행을 오는 사람들이 ‘봉’이 되지 않는 사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문제점을 미리 알고 대처한다면 그만큼 제주도 여행에서 오는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렌터카를 빌렸는데, 주차비까지 내다니
개별 제주도 여행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렌터카를 빌립니다. 운전면허만 있다면 렌터카를 빌려 자유롭게 제주도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제주도 여행객들은 제주공항에 있는 렌터카 회사를 이용합니다. 예약한 렌터카를 수령하는 곳은 공항 주차장입니다. 공항 주차장에서 렌터카를 수령해 공항을 빠져나오려면 주차비를 내야 합니다.
간혹 공항에 차량을 반납하는 경우에도 1천원의 주차비를 달라고 요구하는 렌터카 회사도 있습니다. 렌터카 비용이외에 소액이지만 주차비까지 고객이 부담해야 합니다.
고객은 분명 주차를 한 것이 아니라 렌터카를 수령했을 뿐인데 주차비를 부담하는 일은 분명 이상해 보입니다. 공항 밖의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렌터카 업체를 이용하면 된다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런 업체만 이용하라고 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맞지가 않습니다.
제주도청은 사전에 고객에게 주차비가 있다고 알리거나 주차요금을 렌트카 사업자가 일부 부담하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2] 제주 렌터카 회사들은 회사규정이라며 주차요금 전액을 고객에게 부담시키고 있습니다.
사전에 예약한 차량이 없다면서 차량을 마음대로 바꾸거나, 차량 내부의 편의장치 (시거잭, 내비게이션, 와이퍼)가 고장 났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렌터카 회사들을 보면, 그저 관광객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렌터카 빌릴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
- 완전면책 보험에 가입했어도 한도금액이 있기 때문에 한도금액이 넘는 수리비는 본인이 내야 한다. (예: 한도금액 500만원, 수리비 1천만 원인 경우 본인이 차액 500만원을 지불해야 함)
- 비행기가 태풍 등으로 결항돼도 렌터카 회사에 납입한 선입금은 결항 내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받지 못한다. (표준약관에는 남은 사용기간 이용금액의 10%의 위약금만 지불하면 됨)
- 완전자차라도 꼭 차량 외부와 차량 내부의 문제점을 사전에 점검하는 동영상을 촬영해 놓아야 한다. 반납할 때 시비가 붙을 수 있다.
- 렌터카 긴급 서비스를 받을 때 비용은 일반 자동차 보험의 긴급 서비스 수리비용보다 훨씬 비싸다. (예:배터리 충전 2만원, 펑크 2만원 등) 반드시 렌터카 긴급 서비스 수리 비용을 알고 차량을 수령해야 한다.
제주도 여행을 위해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작은 업체보다는 큰 업체,[3] 전화 예약을 할 때는 녹음을 해놓는 방법 등을 이용 렌터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여행객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공항 근처 LPG 충전소 가격은 전국 최고가
바쁜 제주도 여행 일정에 쫓겨 공항까지 온 여행객들은 LPG충전소를 찾습니다.[4] LPG를 충전하지 않고 반납하면 렌터카 회사가 비싸게 요금을 징수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항 근처에 온 여행객들은 깜짝 놀랍니다. LPG요금이 비싸도 너무 비싸기 때문입니다.
제주도 공항 근처 일부 LPG충전소의 요금은 리터당 1,298원입니다.[5] 2015년 1월 15일 기준 전국 평균가는 890원입니다. 무려 400원이 넘게 차이가 납니다. 제주도가 원래 기름과 LPG를 육지에서 가져온다고 해도 너무 비쌉니다.
물론 전국 평균가와 비슷한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유독 제주 공항 근처나 렌터카 회사 바로 옆의 LPG 충전소는 400원이 넘는 폭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렌터카를 반납할 때 만약 LPG를 충전한다면, 공항 근처가 아닌 시내 진입로에 있는 LPG 충전소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육지와 비교하면 제주 시내에도 LPG 충전소는 꽤 많기 때문입니다.
우도 관광보다 배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다니
제주도 여행 중에 빠질 수 없는 곳이 우도입니다. 섬 속의 섬이라는 매력과 함께 우도가 주는 자연은 참으로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산항에서 우도나 우도에서 성산항으로 가는 배를 타면서 황당한 경우를 겪습니다.
성산항에서 우도나 우도에서 성산항까지는 대략 10분 거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배의 선택에 따라, 출발부터 지연되기 일쑤이고, 간혹 배에서 30분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제주도 여행객이 10분 거리 배를 타는데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성산↔우도를 운행하는 선박회사들의 힘겨루기 때문입니다.
현재 성산↔우도의 도항선 업체는 3개입니다. 기존의 2개 업체가 세 번째 (주)우도랜드의 배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선착장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선착장에 다른 배가 있으면 배를 대지 못하는 것을 이용, 우도랜드의 도항선이 올 때쯤이면 시간을 끄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6]
추운 겨울날에 관광객들은 뻔히 보이는 우도나 성산항은 가지도 못하고 파도가 출렁이는 배에서 계속 대기하는 모습을 보면, 이러다가 큰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걱정도 생깁니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돈 벌겠다고 승객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고 나면 고객이 수리비와 치료비까지 내야 한다니
우도에 도착한 여행객들은 버스나 스쿠터를 이용해서 우도 관광을 즐깁니다. 그러나 우도 관광을 하면서 자연은 아름답지만, 사람을 보면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조용히 우도를 관광하려고 해도 좁은 도로에 차량과 ATV, 골프장용 카트, 스쿠터가 돌아다녀 피하기 바쁩니다. 문제는 이런 ATV와 스쿠터와 카트는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면, 고객이 수리비와 치료기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런 점을 악용해서 일부 업체는 예전에 파손된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반납하면 파손됐다는 명목으로 적게는 몇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까지의 수리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7]
오죽하면 우도 주민 자치위원회는 제주도청과 제주도의회에 ‘도내 도서지역 내 레저자율사업 중지 신청’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우도에 더는 ATV와 카트, 스쿠터 렌탈 사업을 못하게 해달라는 내용입니다.[8]
레저시설을 이용하려면 제주보다 훨씬 좋은 곳이 많습니다. 굳이 섬 속의 작은 섬 우도에서 각종 레저장비 등을 이용해 위험을 초래하고 자연을 훼손하는 모습은 그 누가 봐도 좋은 여행지가 되기 어렵습니다.
여행을 갔다 오면 추억이 남습니다. 그런데 제주를 찾아오는 사람 중에는 다시는 제주도 여행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 이유는 아름다운 자연 이면에 감춰진 사람들의 추악한 욕심 때문입니다.
정당하게 서비스를 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를 막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정당한 서비스가 아닌 오로지 자신의 돈벌이로 고객을 이용하기 때문에 제주도로 여행 온 사람들이 불쾌함을 안고 떠납니다.
관광산업이 주를 이루는 제주도라, 아이엠피터가 이런 글을 쓰면 싫어합니다. 그러나 아이엠피터는 제주에 오는 여행객들을 위해 돈보다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제주를 찾는 이도 더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혼자 여행 왔다가 신혼여행으로 다시 찾고, 아이들을 낳아 또 함께 오고 싶어하는 제주도가 된다면 어떨까 싶습니다. 제주도 여행객 천만 명보다는 또 오고 싶은 사람 백만 명을 만드는 일이 지금 제주도가 해야 할 일입니다.
원문 : 아이엠피터
-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제주관광 월별통계 2014년 12월 24일 ↩
- 제주도청, 관광불편신고 민원 답변 ↩
- 업체가 작지만 고객 서비스를 제대로 잘 하는 업체도 있다. 꼭 렌터카 불만사항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보자. ↩
- 대부분의 렌터카 연료는 LPG이다. 일부 장기 렌터카들은 휘발유 차량도 있음. ↩
- 제주 LPG 충전소 위치와 요금은 http://www.opinet.co.kr에서 알 수 있다. ↩
- 우도뱃길 ‘신경전’ 눈총…애꿎은 관광객만 ‘덜덜’. 헤드라인 제주 2015년 1월 16일 ↩
- 제주도청 홈페이지에는 이런 불편을 시정해달라는 요구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관광신문고 ↩
- ‘ATV 사고 더 이상 못참아’ … 우도주민, 탄원서. 제이누리, 2014년 11월 24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