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이틀 연속, 그리고 지난 한 달 동안만 너댓분께서 교육사업을 하시고 싶다고 자문을 구하셔서 미팅을 가졌다. 최근 부쩍 느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강연사업은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지식서비스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자문이나 컨설팅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업에 지장을 받지 아니하면서 새로운 사업화를 이루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적인 면으로는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현재 하고 있는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으니 대부분의 지식서비스업을 하시는 분들은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보셨을 것이라 생각된다.
본인이 강사로 나가는 것과 강의사업을 하는 것은 다른 종류의 비즈니스다. 전자의 경우 퍼스널브랜딩이 중요하고 후자의 경우 비즈니스 모델링이 중요하다. 우선 이 사업을 하기 위해 중요한 몇 가지를 짚고 가보자.
1. 강연사업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기획력, 신뢰도, 영업력이다.
기획력은 지금처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교육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강조되는 부분이다. 남들과 다른 고유의 교육컨텐츠를 만들 수 있는 능력과 그에 적합한 검증된 강사풀을 자유자재로 조립할 수 있는 능력이 곡예적으로 조화되어야 한다. 다른 업체들도 쉽게 모방할 수 있는 대체가능성(replaceability)이 있다면 차별화에 실패하게 된다.
신뢰도는 비단 교육사업뿐만 아니라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사업의 핵심이다. 이 중에서도 여러 이해관계자들간의 네트워크 신뢰도가 중요한데 이것은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결국 오랜 노력과 브랜딩을 통해 완성된다. 따라서 교육사업을 하기 위해 새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맨땅에 헤딩하듯 많은 시간과 자원을 소모하게 되므로, 사실상 기존에 네트워킹 채널이 구축된 사람이 이 사업을 하기에 적합하다.
영업력이 현실적으로 가장 부딪히는 부분이다. B2B사업의 경우 얼마나 많은 기업이나 단체의 교육 담당자와 신뢰관계를 유지하느냐가 관건이고, B2C사업의 경우 얼마나 많은 대중 동원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역으로 이를 담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무모하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컨텐츠는 좋아서 개설하면 많이 올 것이라 예상하지만 요즘은 유료공개강연에서 10명만 모아도 성공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2. 대부분의 수익은 B2B에서 발생한다.
교육사업은 타겟에 따라 기업(B2B), 단체/기관(B2G), 학교, 대중(B2C) 들로 나뉘는데 B2C로 돈을 벌 수 있는 업체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건 업체의 역량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다. 대부분의 큰 수익은 기업강연 혹은 단체나 학교기관등의 계약을 통해서 발생한다.(그것도 일회성이 아닌 연간계약 등 장기계약일 경우가 그러하다)
그래서 B2C는 브랜딩의 목적으로 열고 그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B2B를 공략하는 전략이 거의 공식처럼 되어 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공개강연은 사실상 대관비와 강사료를 제하면 실비 이상 나오기 힘들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초에 사업 설계시부터 B2B를 목표를 두고 모델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는 공개강연은 애초에 수익을 포기하고 마케팅이나 영업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대신 실제 수익은 본 사업에서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도 널리 쓰이고 있다.
3. 강연사업의 수익구조
일반적으로 공개강연의 경우 강사와 회사는 5:5의 비율로 수익을 나눈다. 하지만 회사몫 50%중에서도 40%는 장소대관비로 나가고 남은 10%로 마케팅 및 세금 등을 내야 하니 실제로 수익률은 대단히 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대관비가 나가지 않는 초청강연 혹은 자체 강의장을 가지고 있는 업체가 유리하다. 물론 시작부터 그렇게 할 수는 없으니 기반이 없다면 공간대여업체와 제휴 계약을 통해 지출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대관비를 최소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반면 전용 강의강을 갖추고 있는 업체라면 임대료를 커버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강의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수익배분이 아닌 고정비로 강사비를 지출하는 경우에는 B2B의 경우 강사료를 제한 나머지가 수익으로 잡히지만 B2C의 경우 모객이 되지 않으면 그만큼 손실을 회사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B2C는 모객에 따라 강사료와 대관료가 고정비로 지출이 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B2B에 비해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사업의 기본은 수입을 높이는 것보다 손실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4. 그렇다면 강연사업을 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은?
1) 평소 예비 강사진들 또는 기업이나 단체의 교육/인사 담당자들과의 신뢰 네트워크를 잘 구축해 놓는다.
2) 우리 회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성있는 강의 컨텐츠를 기획한다. (트렌드에 편승한 주제가 아닌 대체불가능한 고유의 영역을 만들어낸다)
3) 원래 사업과 교육사업이 상호보완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마케팅 계획을 수립한다.
4) 지향하고자 하는 강의주제에 대한 전문성을 쌓는다. 그래야 실력있는 잠재강사들을 발굴할 수 있다.
원문 : 최효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