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카메라를 쓰시면서 의외로 이 측광이란게 뭔지, 대체 어떻게 측광이 이뤄지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노출계가 그저 0에 가있으면 적정노출이라 생각하시기 쉬운데 정작 찍어보면 사진이 이상하다고 투덜대시고 평균, 평가, 스팟, 중앙중점..등 별의 별 측광모드가 다 뭐가 다르고 어떤때 뭘 써야 하는지를 몰라 사진을 망치거나 하시기 일쑤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카메라가 보는 노출, 카메라가 기준으로 삼는 노출이란게 사람 눈과 달라 잘 모르시는 초보분들이 사진을 찍기 어려워하시고 원하는대로 찍어내지못해 뜻한바를 다 보여주지 못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에 제가 어줍잖으나마 이런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새로이 스물여덟자를….아니 이게 아니라…-_-;;
이런걸 굳이 억지로 풀어 설명드리기보다는 오히려
“애초에 카메라를 만든 인간들이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
라는 원점으로 돌아가, 역지사지. 카메라를 만드는 입장에서 나라면 어떻했을까, 왜 이렇게 만들어지게 된것일까를 생각해보면 의외로 쉽게 답이 나오고 이해가 되시리라 생각되어 간단히 간이강좌를 적어봅니다.
카메라는 색맹입니다. 정확히는 노출계가 색맹이라는거죠. 노출계는 색에 관계없이 무조건 대상의 반사율만을 보고 빛의 경중을 따집니다. 이게 대전제가 됩니다.
그래서 이런걸 카메라 노출계에 들이대보면 카메라 노출계는 이걸 이렇게 봅니다.
색이 아니라, 흑백으로..오직 명도만을 따진다는 소리죠.
자…대전제는 이쯤 해두고 이제 카메라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봅시다. 노출계라는 기계로 빛의 경중은 따질 수 있게 되었는데
“아무나 셔터 그냥 막 눌러도 얼추 노출 대강 맞는 사진이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간단합니다. 얼추 노출 대강 맞는 사진들을 흑백으로 놓고 분석을 해보면 됩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요.
이런 사진을 그냥 서터 막 눌러 나오게 하려면 이사진을 픽셀단위로 분해해서 각 픽셀의 “명도”값만 가져와 다 합친후 평균값을 내어 그값이 기준이 되게 하면 된다는거죠.
이게 바로 그 결과입니다. 저사진을 분해해서 평균내어보면 이 회색이 저 사진의 “평균밝기”입니다. 요컨데, 카메라로 하여금 사진찍기 직전 들어온 빛을 낱낱이 분석해 평균값을 순간적으로 계산하여 그값이 저정도 회색이 되게 하면 무난한 사진이 찍히게 된단 결론이 나옵니다. 유레카!
그리고 이것이 노출계 바늘이 0에 가있다 라는 말의 참된 의미입니다.
“이사진의 전체평균밝기가 지금 딱 18% 그레이다”라는거죠.
카메라가 주장하는 적정노출이라는건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닙니다. 딱 잘라 말해 카메라의 측광이란, 어떤 사진을 분해해서 분석했을때 그 평균밝기가 딱 저정도 회색이 되도록 만드는것입니다.
그렇게 해서..들어온 빛을 분석해 특정 회색(18%그레이)영역이 되도록 감도, 셔속, 조리개의 일부, 혹은 전부를 카메라가 자동으로 조정하도록 하면 최소한 망하는 경우는 없을거라는 전제하에서 만들어진 알고리즘이 바로 AV, TV, P모드들입니다.
자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사진 전체가 무난한 평균값이 되도록 하다보니 사진사가 조금 더 밝게 찍었으면, 조금 어둡게 찍었으면 하는 경우에 카메라는 대응을 할 수 없다는거죠. 역시 예를 들어보죠.
보시다시피 위 사진은 아주 밝은 사진입니다. 근데 만약 이 사진을 카메라의 노출계가 지시하는 평균값대로 찍었다면..?
아마 짐작이 가실겁니다. 배경이 잘나오는 대신 아이가 시커멓게 나왔을테죠. 하지만 카메라는 의기양양할겁니다. 평균값 내보면 18% 그레이라고 말이예요.
반대로, 이런 사진을 카메라의 노출계가 지시하는대로 찍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카메라가 보기에 저사진은 지나치게 검은 평균값일테고,
따라서 진탕 밝은 사진이 되어 18%그레이가 되도록 하겠죠. 대신 달의 분화구따윈 다 날라가고 그저 밝은 덩어리만 남긴채요.
무난한 노출값(18% 그레이) 으로 무난한 사진은 얼마든지 찍을 수 있지만, 대신 특수한 노출값의 사진은 절대로 카메라의 노출계만 바라보다간 찍을 수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게 바로 카메라가 지시하는 적정노출과, 우리가 원하는 적정노출이 달라 초보분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걸 아주 간단히 요약해보면 이렇게 됩니다.
우리가 찍고 싶은 사진
카메라가 찍으려 드는 사진
여기까지 이해하셨으면 90%를 이해하신겁니다.
이제 다시 카메라를 만든 사람의 입장으로 돌아가봅시다. 기껏 무난한 사진 잘 나오는 카메라를 만들어 내놨더니..저렇게 특수한 사진을 못찍겠다며 유저들이 화를 냅니다. 물론 경험풍부하고 장비에 대한 지식이 기본이상인 사람들이라면 자기들이 알아서 해결합니다. 어떻게? 바로 메뉴얼모드의 사용 혹은 노출보정을 하는거죠.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대략적인 감을 바탕으로요.
그러나 초보에게 대뜸 그렇게 하라고 한들 가능할 리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그럼 만드는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를 아주 간단히 해결해 줄 수 있을까요?
그것이 측광모드의 세분화입니다. 화면 전체의 평균을 내려 하다보니 이런 문제가 생겼다면 화면 전체가 아니라 화면의 일정영역, 예를 들면 아이 얼굴이라던가 하늘의 달에 대해서만 딱 영역을 정해 측광하여 그부분의 평균값만 18% 그레이값이 되게 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그것이 스팟측광입니다. 아주 작은 영역만 지정해 거기에 대해서만 측광하면 만사OK라는거죠. 거기에 AEL다시말해 *버튼을 써서 노출고정을 하면 완벽해집니다.
인물의 뺨에 스팟측광하고 노출고정해서 구도변경후 찰칵. 하늘의 달에 스팟측광하고 노출고정해서 구도변경후 찰칵.
이것이 스팟측광 + 노출고정을 통해 원하는 노출과 구도, 두마리 토끼를 잡는 기본공식입니다.
우와. 대단합니다. 근데 욕심이 좀 생깁니다.
스팟측광 꼭 안하고도..어느정도 이제 발전된 노출계가 화면의 영역을 나눠 분석해(비싸고 좋은 카메라는 영역을 한 70개쯤까지도 나눕니다) 필요에 따라 특정영역에 가중치를 두고 측광을 한다면? 혹은 핀맞은 영역에 가중치를 두고 측광한다면 ‘핀맞은곳 = 사람얼굴’ 일테니 보다 편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측광을 해 사진도 더 잘나오고 찍는 사람도 편하지 않을까요?
이것이 중앙부 중점 측광과 평가측광입니다. 중앙부중점은 구도변경 안한다는 전제하에 중앙부에 가중치를 두고 전체평균을 내며 평가측광은 측거점 맞은 영역에 가중치를 두고 전체평균을 내어 노출을 정합니다. 현재의 가장 발달된 시스템으로서 캐논의 기본측광모드죠.
근데 이렇게 순서대로 그 발달을 짚어보면 평가측광이란게 왜 있고 어쩔때, 어떻게 써야할지 바로 알겠는데..
앞부분을 생략하고 대뜸 쥐어주니 이거 뭐 이해도 안되고 왠지 카메라가 자기 멋대로 하는것같고..속만 타고 뭐 그런거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 강좌를 한번 써보았습니다.
과연 이해하기 쉬우실런지 확신은 안서지만…도움이 안되진 않으실거예요….;; 그리고 나서 참고자료로 이런거도 봐주시면 좋습니다.
원문: 마루토스의 사진과 행복이야기
ps) 기본적으로 캐논 카메라를 쓰면서 초보분들이 가장 무난하면서도 마음에 드는 노출은 특수한 상황 제외하면 평가측광모드 + 노출보정 + 1/3스탑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모르시겠는 분들은 일단 이렇게 찍으시다 이해도가 높아지시면 다른 방법을 찾으시면 좋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