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네이버에 뉴스가 뜨는걸 혐오한다. 네이버 뉴스는 기사 읽는 재미를 떨어뜨린다. 어느 언론사에서, 어떤 기자가, 무슨 기사를 썼는지 확인하는걸 즐기는 나에게 그걸 구분짓기 어렵게 만들어 버리는 네이버 뉴스는 똥덩어리 같은 존재다. 네이버 뉴스가 전반적인 기사들의 품질을 떨어뜨리는데 일조했다는 점도 혐오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안타깝게도 비슷한 일이 미국에서도 일어나려 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언론사들의 뉴스를 호스팅하려 하고 있다고 한다. (당연하게도) 이를 우려하는 글들이 꽤 많은데, 그 중 하나를 전문 번역했다. Fusion에 올라온 Felix Salmon이 쓴 글이다.
내 예상이 사실이 되는듯하다: 페이스북이 뉴스 기사들을 자사의 앱 내에서 보여주길 원한다. 링크를 클릭하지 않아도 되고, 구식의 외부 웹사이트가 뜨는 걸 기다리지 않아도 될 테니 페이스북의 독자들에겐 좋은 일이다.
또한, 페이스북에도 좋은 일이다. 페이스북은 독자들을 자사의 생태계 내에 붙잡아두고 그들이 정확히 어떤 종류의 기사를 읽고자 하는지에 대해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즈피드 같은 회사에도 좋은 일이다. 버즈피드의 CEO, Jonah Peretti는 “우리의 콘텐츠가 어디에 있는가는 점점 더 중요해지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Peretti는 Peter Kafka에게 다른 누군가의 플랫폼 — 그 플랫폼이 핀터레스트이든 스냅챗이든 페이스북, 유튜브, 혹은 다른 것이든 상관없이 — 에서 데이터를 얻을 수만 있다면 버즈피드의 기술팀이 그 플랫폼에 맞춰 콘텐츠를 최적화하는 걸 도와줄 거라고 말했다. 그 콘텐츠에는 다른 브랜드를 위해 돈을 받고 만든 콘텐츠도 포함된다.
내가 작년에 말했듯이, 버즈피드의 다양한 제품들을 이해하는 최고의 방법은 그들의 제품을 컨셉의 증명으로 보는 것이다: 버즈피드가 광고주들에게 자신들이 다수의 젊은 모바일 및 소셜 독자들에게 수많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도달하는 능력은 광고주들에겐 성배와 다름없다. 그래서 광고주들은 누구든 그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준다면 기꺼이 가장 많은 돈을 지급하려 한다.
버즈피드가 다양한 뉴스 제품들(editorial products)로 폭넓은 독자들에게 도달할 수 있다면, 버즈피드는 그 비밀의 소스를 광고주들에게 팔 수 있을 것이고, 광고주들이 똑같은 독자들에게 동일한 도구를 이용해 도달할 수 있게 도움을 줄 거라는 생각이다. 여기서 핵심은 도달이다 — 앱 기반의 세상에서 도달은 트래픽과는 아주 다른 동물이다.
따라서 버즈피드가 페이스북의 새로운 네이티브 뉴스 플랫폼에 첫 번째로 합류하려는 퍼블리셔 중 하나가 되려 한다는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뉴욕 타임즈가 그들 중 하나가 되려 한다는건 놀라운 일이다.
왜냐하면 NYT와 버즈피드는 아주 다른 비지니스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버즈피드는 어떤 종류의 콘텐츠든 자신들이 의도한 가능한 많은 타겟 독자들에게 도달하게 하는 능력을 기반으로 자사의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콘텐츠가 고양이 리스티클이든 광고든, 아님 뉴스 기사든 상관 없다.
반면 NYT는 다른 비지니스 모델을 갖는다. NYT가 최고 수준의 뉴스를 전달해 줄 거라고 믿는 충성스러운 독자층을 만든 후, 그들에게 구독료를 부과하고 자사의 뉴스 기사 옆에 광고를 팔아 독자층을 수익화 하는 비지니스 모델이다.
그래서 네이티브 페이스북 [뉴스] 유통이 버즈피드의 비지니스 모델에는 아주 잘 들어맞는 반면, NYT가 돈을 버는 방식에는 거의 들어맞지 않는다.
하지만 아마도 NYT는 재앙의 전조를 봤을 것이다. 독립적인 뉴스 패키지 — 모든 뉴스가 종이를 기준으로 맞춰져 있고, 아침 시간 당신의 집 문 앞에 깔끔하게 배달된 패키지 — 의 시대는 끝나고 있다. 뉴스는 분산되고 있고, 사람들이 공유하는 것은 신문이 아니라 뉴스 기사다.
뉴스 기사는 어디에서든 나올 수 있다. 20년 전엔 독자들이 기사를 읽으면, 비록 바이라인에는 거의 아무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자신들이 어떤 신문이나 잡지를 읽었는지는 기억했다.
오늘날 독자들은 기사를 읽으면 자신들이 그 기사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봤다는건 기억하지만, 바이라인이나 언론사(publication)엔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중요한 건 정보가 어디에서 왔느냐 보다도 정보 그 자체다.
그런 세상에서 언론사들(publications)은 가능한 쉽게 자신들이 기사를 읽고 공유할 수 있게 되를 원하게 된다 — 자신들의 브랜드를 대가로 제공해서라도 말이다. 만약 페이스북이 효과적으로 NYT의 도달율을 10배 정도 증대시킬 수 있다면, 새로운 페이스북 독자들이 NYT의 구독자들이 그랬던 것보다 뉴스의 출처에 대해 덜 신경쓰게 되더라도, NYT는 그 이상의 것을 얻게 될 것이다.
게다가 페이스북에서 보게 되는 NYT의 기사는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의해 전달되기 때문에, 페이스북에서는 사실상 [진짜] “NYT를 읽을 수” 없게 된다 — 그래서 나는 NYT가 페이스북의 길을 선택한다고 해서 구독자 손실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불리한 것들은 잠재적으로 엄청나게 많다. 페이스북에서 오는 트래픽을 잃는 것 뿐만이 아니다. 비록 트래픽을 잃는다는게 페이지뷰에 기대어 수십만 달러 어치의 광고를 파는 사이트에게 큰 걱정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는 콘텐츠가 정확히 어떻게 보여지고 전달되는지에 대한 통제를 잃는 문제이기도 하다 — 뉴스 브랜드를 인상적이고, 독창적이게 만드는 대부분의 것을 잃는다는 얘기다. 어느 순간이 되면, 브랜드보다도 재능 있는 개인들이 페이스북에서 “정말 잘 먹히는” 뉴스 콘텐츠 같은 것을 만들어내 괜찮은 수익을 내는 세상을 예측하기 쉬워질 것이다.
만약 그런 측면에서 페이스북이 새로운 유튜브가 되고, 계속해서 다른 이에게 의지하지 않은 채 신뢰받는 뉴스 소스로 성장해 나간다면, 편집자나 팩트 체커, 명료한 윤리 지침 같은 구식의 것들을 가지고 있는 뉴스 기관들은 존재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편집자나 팩트 체커, 윤리 지침 같은 것들은 많은 비용이 드는 일이고, 페이스북의 독자들이 특별히 그것들을 중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위험은 그들이 중개자의 역할에서 도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