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는 등장하자마자 판을 바꾸며 ‘문화대통령’에 등극했고, H.O.T는 1집 하나로 사실상 ‘아이돌’ 자체를 정의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일은 매우 드물다. 최근 1집에서 바로 뜬 경우는 미쓰에이(정작 그 이후 죽을 쑨 게 함정), EXO 정도다.
그들에게도 인고의 세월이 필요하고, 그동안 각종 예능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야 비로소 음악도 함께 뜨는 구조가 확립됐다. 여기서 에이스의 중요성이 부각됐는데, 역사를 이뤄낸 이들을 소개한다.
1. 슈가 아유미
진정한 대기만성형 그룹, 슈가의 발자취에서 읽을 수 있듯 슈가의 역사는 황정음도 박수진도 아닌, 아유미가 만들었다. 아유미는 “아이돌 그룹이 뜨는 건 예능에 달렸다”는 공식을 가장 먼저 확립한 아이돌이다. 그녀의 어설픈 한국어 발음은 귀여움의 대명사로 부각됐고, 슈가는 듣보잡에서 전국민 그룹으로 자리잡았다.
2. 쥬얼리 박정아
나름 최장수 걸그룹이다. girl이 없는 건 함정 하지만 데뷔 초기에는 그저 무명일 따름, 이를 벗어나기 위해 박정아는 월드컵 특집 기획에서는 쥬얼리의 보컬이 아닌, 일반인으로 나서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 굴욕을 통해 한국인 보컬로 발탁되며 기회를 얻고, 공중파 3사 MC로 나서는 등의 활약으로 팀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이는 박정아가 탈퇴한 후에도 쥬얼리가 이어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3. 카라 한승연
듣보라는 말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이는 ‘드보르잡’으로 불린 변희재 선생이었으며, 이 단어의 대명사는 한듣보, 바로 한승연이다. 한승연은 메인 보컬 김성희가 나간 카라를 성공시키기 위해 각종 케이블 프로그램에 등장하며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카라를 하드캐리, 결국 ‘미스터’로 인기를 끌며 한류스타로 등극하기에 이른다.
4. 걸스데이 민아
예전에 친구에게 걸스데이 봤다고 자랑하자 “뭐? 거시기?”라는 메시지가 돌아왔다. 그런 걸스데이의 성공 뒤에는 민아가 있었다. 민아는 머리도 좋지만 대단한 노력파다. 보통 걸그룹은 PD나 작가들의 발렌타인데이 등을 챙기지는 않는다. 그런데 민아는 ‘스승의 날’에 초콜렛을 보냈고, 이에 PD는 마음씀씀이가 어른스러움에 감동 받았다고 한다.
5. 시크릿 전효성
전효성은 딱히 예능을 통해 팀을 캐리했다는 느낌은 크지 않다. 하지만 이 하나의 연관 검색어로 모든 설명이 가능하다.
6. 에이핑크 정은지
에이핑크도 성공하기까지 긴 시간을 필요로 했고, 외모에서는 에이스라 할 수 있는 손나은을 강력하게 밀었다. 그러나 정작 팀을 끌어올린 멤버는 정은지였다. 특히 응답하라 1997에서 부산 사람들도 잘 쓰지 않을 정도의 강력한 부산사투리로 엄청나게 그룹의 인지도를 끌어올린다. 이후 NoNoNo, Mr. Chu, LUV까지 에이핑크가 1위를 휩쓸어 버린 것은 물론이다.
7. 포미닛 현아
이쪽은 그야말로 진정한 하드캐리의 끝을 보여준다. ‘패왕색기’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포미닛의 현아가 아닌, 현아의 포미닛과 다름 없는 모양새다.
8. 미스에이 수지
이쪽도 유사한 케이스다. 굳이 따지면 여기는 미스에이가 존재감이 없다는 차이가 있다. 수지는 2013년 이미 매출 100억을 기록했다(…)
9. EXID 하니
위의 다른 아이돌에 비해 EXID는 데뷔 시기도 늦었고, 존재감도 정말 없다시피 했다. 그렇게 3년을 보낸 후, 슬슬 해체를 생각해야 할 시기. 단 하나의 직캠이 화제가 되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어느새 1천만 뷰를 넘어버리고, 모든 EXID 멤버는 예능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인생은 한 방이니,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열심히 살아가야 함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
10. 나인뮤지스 경리
나인뮤지스는 놀라울 정도의 잠수함 레벨을 갖고 있다. 뭐가 딱히 부족하진 않은데, 죽어라 뜨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탈퇴한 멤버만 무려 6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이 그룹에 끊임없이 존재감을 불어넣어주는 것은 바로 경리다. 그녀의 섹시함은 현아의 뒤를 이을 레벨로 평가 받았으며, 예능은 물론 각종 CF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보너스. 경리와 프리허그를 하는 법
나인뮤지스의 경리는 최근 남성의류 브랜드 엠비오 웹드라마에 깜짝 출연했다. 착한 몸매와는 달리 굉장히 나쁜 여자 모습으로 나오지만, 경리니까 그냥 덮어두자. 아무튼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해당 영상은 80만 뷰를 기록했는데, 200만 뷰를 기록하면 경리가 ‘프리 허그’ 이벤트를 한다고 한다.
아마 당일의 경험은 전국 2천 5백만 남성에게 가장 기쁜 날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위 영상을 클릭하고, 또 열심히 공유하자. 여러분의 작은 움직임이 반드시 이 세상을 아름다운 곳으로 바꿀 것이다.
여러분의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 경리나 봅시다. 하악하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