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잔에서부터 T셔츠,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아인슈타인이 말했다’는 인용구들이 도처에 넘쳐난다. 그러나 이 위대한 물리학자가 정말로 그런 말을 했을까? 아인슈타인의 말과 짝퉁을 한번 가려내 보자.
“Imagination is more important than knowledge. Knowledge is limited. Imagination encircles the world.”
Quiz
1. 나는 어렸을 때, 발가락이 커서 양말에 빵꾸가 나곤 했다. 그래서 나는 양말을 신지 않기로 했다.
2. 내가 경외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별이 가득한 하늘이고, 다른 하나는 내 안에 있는 도덕적 우주다.
3.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4. 제3차 세계대전에서 뭐가 무기로 사용될지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제4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될 무기는 안다 ― 그건 짱돌이다!
5. 미친 짓이란, 똑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을 말한다.
6. 수학을 못한다고 걱정하지 마라. 분명히 말하는데, 나는 당신보다 훨씬 더 많이 걱정한다.
7. 종교가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고, 과학이 없는 종교는 맹인이다.
8.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9.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지식의 힘은 제한적이지만, 상상력은 세상을 품에 안을 수 있다.
10. 이런 식으로 상황을 설명할 수도 있다. “신은 매우 고차원적인 수학자로서, 우주를 만들 때 엄청난 고등수학을 사용했다.”
11. 누구나 때로는 어리석음의 제단에 제물을 바쳐야 한다.
12. 유명하지만 늙은 과학자가 뭔가를 가능하다고 말한다면, 그건 거의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뭔가를 불가능하다고 말한다면,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Solution
1. 나는 어렸을 때, 발가락이 커서 양말에 빵꾸가 나곤 했다. 그래서 나는 양말을 신지 않기로 했다. (O)
사실이다. 아인슈타인은 양말을 싫어했다. 그의 비서인 헬렌 듀카스에 의하면, 아인슈타인은 전혀 양말을 신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초대받아 백악관에 갔을 때도 양말을 신지 않았다고 한다.
2. 내가 경외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별이 가득한 하늘이고, 다른 하나는 내 안에 있는 도덕적 우주다. (X)
아인슈타인의 이름에 자주 따라붙는 멋지고 감성적인 문구지만, 이것은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1788년 『실천이성비판』에서 한 말이다:
“Two things fill the mind with ever new and increasing wonder and awe, the more often and the more seriously reflection concentrates upon them: the starry heaven above me and the moral law within me.”
3.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O)
맞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이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 단지 확률만을 다룬다는 점을 비판하기 위해 이 말을 한 것이다. 독일의 이론물리학자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회고에 의하면, 1927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아인슈타인은 이 말을 너무나 많이 반복해 다른 물리학자들을 질리게 만들었다고 한다.
4. 제3차 세계대전에서 뭐가 무기로 사용될지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제4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될 무기는 안다 ― 그건 짱돌이다! (O)
아인슈타인이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을 맨 처음 한 사람은 아인슈타인이 아닌 것 같다. 다른 문헌에 의하면, 신원불명의 군 장교가 아인슈타인보다 먼저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고 한다.
5. 미친 짓이란, 똑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을 말한다. (X)
많은 사람들이 아인슈타인의 말로 알고 있지만, 그가 이 말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 마크 트웨인이나 벤자민 플랭클린이 했다는 설(說)도 있지만, 그것 또한 사실이 아니다. 가능한 출처는 1983년 미국의 작가 리타 메이 브라운이 쓴 『Sudden Death』지만, 그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한 사람들은 있다.
6. 수학을 못한다고 걱정하지 마라. 분명히 말하는데, 나는 당신보다 훨씬 더 많이 걱정한다. (O)
아인슈타인이 한 말 맞다. 그는 종종 동료들에게 가벼운 쫑코를 줄 때 이 말을 했다고 한다. 사실 이 말은 그가 바버라 리 윌슨이라는 여학생의 편지에 대한 답장에서 한 말이다.
7. 종교가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고, 과학이 없는 종교는 맹인이다. (O)
1940년대에 뉴욕에서 열린 “과학. 철학, 종교가 민주주의에 정보를 제공하고 발전시키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에서 한 말로, 아인슈타인의 영적 성향을 잘 드러내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특정 종교에 애착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가 인용한 많은 경구들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우주의 질서에 대해 – 거의 종교에 가까운 – 경외감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8.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X)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이 이론물리학의 궁극적 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말은 아인슈타인이 아니라, 리처드 파인만이 한 말이다. 파인만은 미국의 이론물리학자로, 양자론과 전자기학을 통합하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이 그러하듯, 파인만 역시 양자론의 확률적 성격을 받아들이고 계속 연구했을 뿐이다.
9.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지식의 힘은 제한적이지만, 상상력은 세상을 품에 안을 수 있다. (O)
1926년 조지 실베스터 비렉과의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로, 《The Saturday Evening Post》에 실렸다. 그러나 비렉은 아인슈타인을 더욱 멋지게 묘사했다. “나는 그와 인터뷰하면서 노트 이구석 저구석에 멋진 문장들을 휘갈겨 적었다. 나중에 노트를 들여다보고, 내 어리석은 머리로 그의 환상적인 꿈을 해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10. 이런 식으로 상황을 설명할 수도 있다. “신은 매우 고차원적인 수학자로서, 우주를 만들 때 엄청난 고등수학을 사용했다.” (X)
아인슈타인의 성향으로 미루어볼 때, 그가 한 말일 것 같지만 아니다.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폴 디랙이 한 말이다. 디랙은 양자역학과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통합한 인물이다.
11. 누구나 때로는 어리석음의 제단에 제물을 바쳐야 한다. (O)
‘자신을 인정하는 희생양’이라는 개념으로 미뤄볼 때 필 맥그로가 한 말일 것 같지만, 아인슈타인이 1920년 9월 9일 동료 물리학자인 맥스 본에게 한 말이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필립 레너드(독일의 물리학자이자 나치당원으로, ‘유대 물리학’을 거부하라고 요구했음)를 모욕하는 기사를 신문에 썼던 것을 후회하며 이 말을 했다고 한다.
12. 유명하지만 늙은 과학자가 뭔가를 가능하다고 말한다면, 그건 거의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뭔가를 불가능하다고 말한다면,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X)
아인슈타인이 아니라, 과학소설 작가인 아서 C. 클라크가 1962년 발표한 『Profiles of the Future』에서 한 말이다. 이것은 클라크가 제시한 3개의 법칙 중 제1법칙이다. 참고로, 제2법칙은 “가능한 것의 한계를 발견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을 지나 불가능한 것에 이르는 작은 우회로를 찾아 시도해 보는 것이다. 제3법칙은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술과 구별할 수 없다”이다.
원문: 양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