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에는 ‘2015년 기능성게임 제작지원 사업공고’가 올라왔습니다. 기능성 게임의 개발과 제작이 가능한 업체를 모집해 관련 분야의 게임을 만드는데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공공 부문의 재난안전교육이나 문화 부문의 한글 부분은 이해가 되지만, 교육 부문에 ‘새마을운동 기능성 게임’이라는 항목이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한 새마을운동 정신 이념 교육 등 경제 활성화 기능성 게임으로 ‘수출용’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제2의 새마을운동 홍보 사업을 게임으로 만들어 알리겠다는 내용입니다. 지원 금액은 최대 1억6천만 원입니다.
컴퓨터도 없는 나라, 게임은 어떻게 구동하나?
새마을운동을 게임으로 교육하겠다는 생각 자체도 웃기지만, 수출이라는 얘기를 적어 놓으면서 어떻게 현실을 이렇게 모를 수 있는지 참으로 황당합니다.
새마을운동을 보급하겠다는 나라는 미얀마,라오스,르완다와 같은 나라입니다. 이곳은 언어 자체가 영어가 아닙니다.언어는 번역을 한다고 해도, 게임을 구동시킬만한 컴퓨터가 있을 리 만무합니다.
게임회사로 유명한 넥슨도 미얀마에 책방을 무료로 설립하면서 겨우 노트북 몇 대씩 보급하는 형편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게임을 만들어 보급한다고 과연 활용할 수 있겠습니까? 책자로 만들면 이해가 되겠지만, 게임이라니 황당하기만 합니다.
단순히 ‘새마을운동’을 게임으로 만들어 수출한다는 홍보 효과를 노린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표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 해외봉사와 별 차이 없는 지구촌 새마을운동, 왜 하나?
박근혜 정부는 지구촌 새마을운동을 통해 한국의 새마을운동 정신을 보급하고, 저개발 국가의 발전에 도움을 주겠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하는 새마을운동에 대한 장점과 다르게 지구촌 새마을운동 사업을 보면, 기존의 해외 봉사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지구촌 새마을운동을 위해 ‘새마을운동중앙회’나 ‘새마을세계화재단’ 등은 르완다, 라오스,미얀마에 사업을 벌였습니다. 보통 새마을회관을 건립하거나 농장 운영, 도로 포장, 주택 개보수, 지하수 개발 등으로 일반적인 해외 자원봉사와 뚜렷한 구분이 없을 정도로 유사합니다.
‘경운대새마을아카데미’가 르완다와 하는 사업을 보면 KOICA에서 주관합니다. 새마을운동이라는 이름만 붙었지, 실제로는 기존의 해외봉사단이 활동하는 것입니다.
초기 새마을운동 관련 단체가 르완다와 라오스,미얀마를 방문해도, 3단계 통합형 프로젝트는 모두가 KOICA가 담당합니다. 과연 새마을운동이라는 명목으로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지구촌 새마을운동 예산 531억, 과연 필요한가?
새마을운동이 과연 효용성이 있었느냐는 찬반이 갈립니다. 아무리 좋은 운동이라도 그 운동을 누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고, 과거 새마을운동을 박정희가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던 내용도 있습니다.
‘새마을운동의 실체- 농촌이 그렇게 잘 살았으면 왜 도시로 떠났을까?’
박정희와 새마을운동을 추앙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민간 운동을 벌인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막대한 국가 예산을 쏟아 붓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자체를 포함한 박근혜 정부의 지구촌 새마을운동 관련 예산은 2014년에만 531억 원입니다. 이 예산은 2013년 대비 14.3%가 증가한 금액입니다.
531억원이라는 돈은 무시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이 돈이면 모자라는 서울시 무상보육을 충당할 수 있고, 무상급식이 사라진 경상남도가 부담했던 329억을 내고도 남습니다.
새마을운동을 지구촌에 알리는 사업에 531억이라는 예산을 투입해 과연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기존의 해외봉사단이라는 이름 대신에 ‘새마을운동’이라는 글자가 박힌 기념사진뿐입니다. 이런 낭비되는 예산을 정부가 막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대통령의 관심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를 따라가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국민의 세금을 함부로 낭비하는 행위는 반드시 감사원의 집중적인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원문: 아이엠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