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시행착오 비용은 개발에서 온다
앱/웹 서비스 스타트업에서 가장 많은 시행착오 비용이 발생하는 영역은 어디일까요?
아마도 개발비 아닐까 싶습니다.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확보한 개발자가 원하는 퀄리티를 내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개발자를 도저히 못 구해서 외주를 줬는데 외주사가 퀄리티를 내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기대했던 퀄리티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돈은 돈대로 깨지고, 사람에 대한 실망도 생기고, 런칭하고 싶었던 타이밍도 놓치고, 갈아엎으려면 또 하세월에, 더 빨려들어갈 개발비는 또 어디서 구할지 돌아버리겠고…
그런 면에서 개발자 출신의 창업자가 초기 진입에 아무래도 경쟁력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초기 팀 빌딩 단계에서 든든한 개발자를 만나면 그건 정말 복 받은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해의 시작: 서비스 기획의 부재
이 단계에 걸려있는 창업자라면 외주 개발은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외주 개발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개발이 잘 되려면 그 전 단계로 서비스 기획이 잘 되어야 합니다.
서비스 기획이란 개발할 목적물의 설계도를 그리는 것입니다. 개발자는 서비스 기획서를 실물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 단계에서 ‘실력있는 개발자’란 남이 열 줄로 짤 프로그램을 한 줄로 짜내는 신공을 가진 사람을 말하는 것이지 기획서의 행간을 읽어서 문일지십의 경지를 펼쳐보이는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따라서 개발 외주가 성공하려면 좋은 서비스 기획자가 내부에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외주 개발사들은 서비스 기획안대로 개발을 해주는 것이지 기획안을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기획안이 두리뭉실~하면 당연히 개발 결과물도 두리뭉실하게 나옵니다.
그러면 개발을 의뢰한 사람은 ‘내가 원한 게 이게 아니다’라고 하고 개발자는 ‘나는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줬다’고 하면서 싸움이 시작됩니다. 냉정하게 보면 개발사 잘못이 아니죠. 일부 외주 개발사들은 의도를 다 이해했으니 기획까지 다 해주겠다고 하지만 그건 대부분 ‘뻥’입니다. 정리하면 탁월한 서비스 기획자가 내부에 없다면 절대로 외주를 줘서는 안 됩니다.
사업기획과 서비스기획을 구분하라
안타깝게도 상당수의 창업자는 서비스기획과 사업기획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서비스기획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은 사업기획이고 그 중에 태반은 아마도 ‘그냥 아이디어’일 확률이 높습니다.
서비스기획자가 없다면 절대로 외주를 주지 마시고 서비스기획과 사업기획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면 자본금을 투자하는 창업은 보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창업 단계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게 사업모델이고 서비스모델인데 외주개발사가 그걸 어떻게 따라오겠습니까. 개발이 사업의 핵심역량이라면 외주를 줘서는 안 됩니다.
스타트업의 1계명: 핵심 역량에 집중하라
그렇다고 창업을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개발자가 구해질 때까지 마냥 기다리라는 뜻도 아니구요. 창업을 결심할 정도라면 뭔가 나만이 가진 역량이 있으실텐데, 그것에만 집중해서 린하게 접근하시는 게 좋습니다.
영업에 자신이 있는 창업자는 영업에만 집중하면서 그걸 알리고, 글 쓰는 데 자신있는 사람은 글을 써서 자신과 서비스를 알리고, 영상 편집에 자신이 있으면 페북과 유투브에서 알리면 됩니다.
창업하는 사람은 누구나 ‘나만의 서비스’를 가지고 싶어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환상입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게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돈 안 들이고 쓸 수 있는 다른 플랫폼을 활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는 비즈 모델이라면 별도의 앱을 개발해야겠지만, 커머스나 컨텐츠나 트래픽 기반의 서비스라면 돈 안 들이고 사용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 이미 많이 있습니다.
잘 하는 것에만 집중하면서 가능한 방법으로 알려간다면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팀 빌딩을 위해 인재를 찾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이디어나 사업기획만 쥐고 있을 때 절대 개발을 외주에 맡겨서는 안 됩니다. 그 단계에서 개발이 잘 나왔다면 그건 기적이지 정상이 아니거든요.
원문: 양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