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거의’라고 해도 좋을 만큼 게임과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 kini'(네, 저한테도 이런 시절이 있던 겁니다.)라면 사정이 달랐습니다. 이렇게 ‘크면서 했던 게임 Best 20‘ 정도는 쓸 수 있었으니까요. (이 글에 댓글을 남겨준 초·중학교 동창 웅연이는 결국 만나보지 못했는데 잘 살겠죠?)
더 자라서도 그 시절 게임을 맛보기로 하고 싶은 때가 가끔 있었는데 기회가 잘 닿지 않았습니다. 막상 실행 파일을 구해 설치해 보면 이제는 컴퓨터 성능이 너무 빠르니 옛날 그 맛이 잘 안 살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넷 박물관 ‘아카이브‘에 MS-DOS 게임을 모아 놓은 페이지가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정말 반가웠습니다.
이 페이지에서는 크롬이나 사파리 같은 웹 브라우저에서 실행할 수 있는 게임 2385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터넷 익스플로러도 안정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합니다.) 일단 베타판이기는 한데 해외 누리꾼들 반응을 보면 아예 엉망으로 돌아가는 게임은 없는 분위기입니다.
스크롤을 조금만 내려봐도 ‘무도관‘을 필두로 ‘페르시아의 왕자‘, ‘퍼즐 보블‘, ‘스턴츠‘, ‘검은 고양이(얼마나 너를 찾아 헤매었던가!)’, ‘레밍즈2‘, ‘듄‘, ‘듄2‘, ‘듀크 뉴켐 3D‘, ‘고인돌‘, ‘카발‘, ‘둠‘, ‘남북전쟁‘, ‘알카노이드(벽돌깨기)’, ‘건십 2000‘, ‘황금도끼‘, ‘오프로드‘, ‘심시티‘, ‘동키콩‘, ‘배틀체스‘, ‘F-14 톰캣‘, ‘백 투 더 퓨처 3‘, ‘스트립 포커 2 플러스‘(응?), ‘릭 데인저러스‘, ‘스트리트 파이터 2‘, ‘팰콘 3.0‘, ‘(티터스) 폭스‘처럼 주옥 같은 게임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 올라온 게임은 ‘도스 박스’라는 에뮬레이터에서 돌아갑니다. 도스가 돌아가는 가상 환경을 만들어 거기서 게임을 실행하는 방식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실제 AT 시절처럼 속도가 느립니다. 지금 컴퓨터가 얼마나 빠른지 새삼 또 느끼게 되는 순간이죠.
어린 시절 여러분 마음을 가장 사로잡았던 게임은 무엇이었나요? 이 사이트에서 찾으셨나요? 지금은 휴대전화만 가지고도 이 시절보다 더 대단한 게임을 할 수 있는 시절이 됐지만, 키보드 하나를 둘이 나눠 쓰면서 게임했던 그 친구들이 문득 그리운 새벽입니다.
출처: kini’n cre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