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추수감사절 쇼핑시즌을 맞이한 미국의 TV뉴스를 보다가 알게된 유튜브의 어린이 스타들. 우선 NBC Nightly News에 소개된 Evantube의 에반.
- NBC Nightly News
에반은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사는 8살짜리 꼬마다. 이 꼬마는 새로운 장난감이 나올때마다 직접 써보고 장단점을 소개하는 리뷰채널을 유튜브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채널 가입자가 거의 1백만명에 이르고 전체 동영상 조회수가 거의 9억뷰에 달한다.
아빠가 직접 촬영하고 제작한다. 여동생도 가끔 쇼를 진행하고 엄마도 수시로 얼굴을 내민다. 온 가족이 방송출연중인 것이다.
이 에반튜브의 인기가 워낙 높다보니 보니 장난감회사에서 많은 상품들을 리뷰해달라고 보낸다고 한다. 이 꼬마의 일거수 일투족이 콘텐츠다. 워낙 잘 나가다 보니 장난감TV광고에까지 출연할 정도가 됐다.
얼마나 잘나가냐하면 연간 수입이 1백만불쯤 된다고 아예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한다. 부모도 일을 그만두고 아예 전업으로 나선 것 같다. 지금 이 꼬마는 약 3년전부터 동영상을 공개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4백여개가 유튜브에 올라와있다. 3일에 1개이상 공개한 셈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영상의 수준이 꽤 높다. 컴퓨터그래픽은 물론 특수효과까지 쓴다.
- 에반튜브 소개 동영상
흥미롭게도 우연의 일치인지 CBS Evening News도 비슷하게 장난감 리뷰로 성공한 가브리엘(8살)과 가렛(6살)형제를 며칠전 소개했다. 위의 에반보다 이쪽이 유튜브채널은 1년정도 먼저 시작한 것 같은데 가입자수(23만명)와 누적동영상조회수(약 2억9천만뷰)는 좀 떨어진다. 물론 그래도 엄청나다.
- CBS Evening News
여기서도 아빠가 동영상을 찍고 엄마가 매니저 역할을 한다.
가브리엘과 가렛의 아빠는 이 보도에서 “트래픽이 하루 1백만뷰정도 나온다”며 “1천뷰에 몇달러 정도 버는 셈이니 우리가 얼마 벌지는 한번 계산해보라”고 한다. 그래서 CBS뉴스는 보수적으로 1천뷰당 2불(즉, 2 CPM)으로 계산해봤다. 하루 2천불 수입이니 365일을 곱해보면 연간 73만불을 버는 셈이다. 즉, 8억원쯤 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 가브리엘가족은 캘리포니아 샌 브루노에 산다. 유튜브본사가 있는 곳이다. (샌프란공항 바로 앞) 아마도 그래서 유튜브가 CBS뉴스에 인터뷰를 주선해준 것 같다.
어쨌든 미국에서는 요즘 유튜브에서 뜨면 이 정도로 돈을 번다. 바꿔말하면 그만큼 유튜브로 사람들이 동영상을 많이 시청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과 틴에이저들이 엄청나게 유튜브를 시청한다. 이들은 일반 TV채널은 거의 보지 않는다. 랩탑, 타블렛, 스마트폰으로 자기가 보고 싶은 유튜브채널에 가입해서 보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을 즐긴다. 당장 미국에서 5년간 살다온 우리 아이들부터 그렇다.
지난 8월 미국의 엔터테인먼트잡지인 버라이어티지는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1500명의 미국틴에이저(13~18세청소년)에게 어떤 인기인들이 더 그들에게 영향력이 있는지 설문조사를 한 것이다. 그 결과를 버라이어티지는 “Survey: YouTube Stars More Popular Than Mainstream Celebs Among U.S. Teens”(설문조사결과 유튜브스타가 일반 대중스타보다 더 미국의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다)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여기 소개된 것처럼 1위부터 9위까지의 영향력있는 스타중 6명이 온라인 스타였다. 1위인 Smosh는 코미디듀오인데 1천9백만명의 유튜브채널 가입자를 자랑하고 있다. (채널가입자가 1백만명이 안되는 위의 에반튜브의 예에 비춰볼때 연간 수입이 가볍게 수백만불은 되겠다.)
참고로 11살짜리 우리 둘째에게 위 그림을 보여주면서 얼마나 알겠느냐고 하니 (대충 슥 보더니) 유튜브스타는 1명빼고 다 알겠고 대중스타는 케이티 페리 빼고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
쿠퍼티노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 온 큰 녀석에게 물어보니 정말 그렇단다. 학교에서 애들이 유튜브스타 얘기만 하지 일반적인 영화배우나 TV스타얘기는 잘 안한단다.
아직도 지상파나 케이블TV채널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절대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는 위에 소개한 사례들이 잘 실감나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방송으로 유튜브에서 88만명의 채널가입자와 2억6천만뷰를 올린 대도서관님도 있고 고수익을 올리는 아프리카TV의 BJ들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대중스타를 압도하는 유튜브스타들이 앞으로 속속 등장하지 않을까.
이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미디어파워가 기존 전통미디어에서 개인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저런 유튜브스타들은 그야말로 ‘자력으로’ 스타덤에 오른 사람들이다. TV방송국에 잘보이기 위해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
어쨌든 장난감 리뷰로 억대를 버는 꼬마들을 보면서 TV미디어 지형도가 이렇게 급속하게 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오랜만에 블로그포스팅을 한번 해봤다. 지금의 틴에이저들이 성인이 되는 5년뒤 TV업계는 도대체 어떻게 변해있을까.
원문 : 에스티마의 인터넷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