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은평구 아파트에서 종로구 가회동 단독주택으로 이사했습니다. 새 공관은 대지 660㎡ (199평)의 단독주택으로 박원순 시장은 28억의 전세 계약으로 2년간 사용하게 됩니다.
서울시장 공관은 원래 혜화동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양도성 성벽과 너무 붙어있기에, 문화재청에서느 한양도성 보수와 세계문화 유산 등재를 위해 비워달라고 계속 요청했었습니다.
혜화동 공관은 ‘한양도성 순성 쉼터’로 활용되고, 박원순 시장은 전세 28억의 2년짜리 새 공관에 입주한 것입니다.
박 시장이 28억 전세로 가회동 새 공관으로 들어가자, 일부 보수단체는 ‘황제공관’이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언론에서도 너무 호화롭다고 비판을 합니다. 박원순 시장의 새 공관이 진짜 ‘황제공관’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박원순 199평 VS 부산시장 5,400평
박원순 시장이 입주한 가회동 새 공관은 199평입니다. 그러나 장관급 서울시장의 공관으로 본다면 규모 자체가 크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가회동 박원순 서울시장 공관 근처에 있는 정홍원 국무총리 공관은 15,014㎡ (4,542평)입니다. 외교관 만찬이 많은 외교부 장관 공관이나 경비 인력이 있는 국방부장관 공관은 제외하고, 구기동 감사원장 공관과(3,084㎡ (933평)) 비교해봐도 현저히 적습니다.
지자체장의 관사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일어난 후에 정리된 관사를 제외한, 단독주택만 있는 지자체장 관사와 비교해봐도 김관용 경북지사의 59평 다음으로 적습니다. [1]
숫자로 보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아 그래프로 만들어봤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관사가 제일 큰 지자체장은 부산시장입니다. 부산시장의 관사는 땅만 대략 5,400여평에 건물만 736평입니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관사도 대지 456평에 건평만 79평으로 서울시장 공관보다 훨씬 큽니다.
장관급 대우를 받는 서울시장의 위치를 놓고 본다면 ‘황제공관’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2]
서울시장 공관으로 헛돈 쓴 오세훈
구 혜화동 서울시장 공관을 박원순 시장이 사용할 수 있었다면 ‘황제공관’ 논란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혜화동 공관이 낡아도 수리해서 사용했으면 되는데, 수리가 아닌 아예 문화재와 연관되는 바람에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쩌면 박원순 시장은 전임 오세훈 시장 덕분에 이런 논란에 빠져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2006년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세훈은 2007년 한남동에 서울시장 새 공관 건축을 시작합니다. 대지면적 750평에 건축비만 59억 원이 드는 계획이었습니다. [3]
2009년 오세훈 시장은 돌연 한남동 새 공관을 중소기업을 위한 ‘비즈니스 센터’[4] 로 바꾸고 자신은 혜화동 서울시장 공관에 계속 거주합니다. 이후 사퇴하면서 서울시장 공관은 구 혜화동 공관만 남게 됩니다.
오세훈 시장이 처음부터 서울시장 공관을 제대로 짓던지, 아니면 아예 중소기업 센터를 짓던지 정확히 했어야 하는데, 예산은 새 공관으로 받아 놓고, 이도저도 아닌 엉뚱한 예산을 지출했습니다.
시장공관 신축 예산을 받지를 말던지, 예산은 받아 자기 멋대로 마음을 바꾸는 바람에 후임 시장만 골탕 먹은셈입니다.
두 집 살림 국무총리 공관은 왜 가만히 있나?
박원순 시장의 ‘황제공관’ 논란을 보면서, 예산 낭비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전세 28억이 아니라 316억짜리 예산 낭비가 있는데도 그다지 비판하는 언론이나 단체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삼청동에도 총리공관이 있고, 세종시에도 있습니다.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총리 공관도 건축했는데 대지면적 2만㎡ (6,049평)으로 토지매입비 138억을 포함해 총 31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삼청동 총리공관과 세종시 총리공관 두 개나 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에 총리실은 총리를 방문하는 국내외 귀빈들이 있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5]
삼청동 서울 총리공관이 업무상 꼭 필요하다면 세종시 총리공관의 규모를 줄여 건축했으면 됐지만, 세종시 총리공관은 삼청동보다 오히려 1,5배나 더 크게 지었습니다.
관리비용과 건축비용이 이중으로 낭비되는 총리공관이야말로 예산 낭비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세 28억이 황제공관인가?
박원순 시장이 전세 28억의 새 공관에 입주한다고 비판하는 언론을 보면 조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전세는 말 그대로 돌려받는 금액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MBC는 전세 보증금이 ‘2년 전세가격이 기존 은평뉴타운 아파트 공관의 10배인 28억 원에 달합니다.’라는 멘트를 삽입하여, 박원순 시장이 엄청나게 낭비를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서울시 평균 전셋값이 2년 전보다 5천만 원이 증가했습니다.[6] 요새 전셋값이 매매가의 70%를 넘는 것과 비교하면[7] 그다지 높은 금액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 매매가 60억= 전셋값 대략 40억)
MBC는 보수단체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사진까지 삽입하며 보도하면서 작정하고 ‘박원순 죽이기’에 나섰습니다. 한 마디로 서민 박원순이라는 이미지를 헐뜯기 위한 언론의 악의적인 왜곡이라고 봐야 합니다.
구 혜화동 서울시장 공관은 시세가 120~150억 원입니다. 가회동 새 시장공관은 전세 28억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120억짜리 집에 살다가 28억 전세로 쫓겨난 셈입니다.
혹자는 얘기합니다. 그냥 아파트에 살면 되지, 왜 굳이 단독주택으로 들어가느냐고, 그러나 서울시장은 대한민국 수도의 시장으로 해외 지자체장이 방문하면 꼭 만나는 사람입니다. 아파트에 외국 귀빈이 온다고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8] 입주민이나 서울시장 서로가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문제는 2년 뒤에 돌려받는 28억 전세금이 문제가 아니라, 서울시장 공관을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한 시민 공청회나 서울시의회의 예산 배정입니다.
전세 28억에 난리 치는 언론과 사람들이 오세훈 시장의 59억 한남동 공관 신축 공사 때는 왜 그리 조용했었는지 묻고 싶어집니다.
원문: 아이엠피터
- 경북지사의 관사는 1980년 준공된 5262㎡ 규모이지만, 호화 관사 논란으로 기존 관사를 대외통상교류관으로 바꾸고, 지사 공관이 건물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 신동아 2015년 1월호 ↩
- 1년 예산: 서울시 24조 VS 경북 6조 9천억 VS 7조 5천억. 예산이 많으니 그만큼 업무량도 많다는 의미이다. 다른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은 차관급. 서울시장은 장관급 대우를 받는다. ↩
- 서울시장 한남동 공관, 건축비만 59억원 투입. 매경뉴스 2007년 10월 2일. http://goo.gl/Bh7N2u [본문으로] ↩
- 정식명칭은 ‘서울파트너 하우스’ 카드뉴스 속의 비판 여론은 금융위기와 오세훈의 친기업 정책을 의미한다. [본문으로] ↩
- 세종시 주민된 총리, 삼청동 공관은? 아시아경제 2013년 3월 7일. http://goo.gl/GFhxc3 [본문으로] ↩
- 서울 아파트 전셋값 1년만에 2천700만원 올라…전세난 심화.연합뉴스 2014년 11월 4일. http://goo.gl/w34Czd [본문으로] ↩
- 수도권 전세가율 70% 초과 속출…‘깡통전세’ 우려. 한겨레 2014년 10월 13일 http://goo.gl/5t6oRn [본문으로] ↩
- 공관이나 집으로 초대하는 것은 외교상 중요한 관례이다. [본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