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소개하는 것은 심리학자 아서 아론(Arthur Aron)의 논문 「The Experimental Generation of Interpersonal Closeness: A Procedure And Some Preliminary Findings」에 나온 낯선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질문입니다.
뉴욕타임즈의 칼럼니스트 맨디 캐트론(Mandy Len Catron)의 글 「To Fall in Love With Anyone, Do This」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모양인데요. 어쨌든 캐트론 본인은 실제로 생판 모르는 남자와 이 질문으로 이야기하다 연애를 시작했다며 효과를 인증(?)했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읽은 절친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논문을 찾아서 전체 36개 질문 중에서 첫 번째 세트인 12개를 번역했습니다. 이들이 사랑의 주문서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두 사람이 이 질문을 놓고 서로 대답하면 됩니다. 어느 한쪽이 질문하고 상대가 답하는 형식이 아닙니다. 둘 다 대답해야 합니다.
- 지구상에 사는 사람 중에서 누구든 상관없이 당신이 원하는 사람 한 명을 저녁 식사에 초대할 수 있다면 누굴 선택할래요?
- 유명해지고 싶어요? 만약 그렇다면 어떤 방면으로 유명해지고 싶어요?
- 전화하기 전에 전화로 할 말을 미리 연습해본 적이 있나요? 그랬다면 무슨 이유였어요?
- 당신에게 ‘완벽한 날’ 이란 어떤 날이죠? 그 조건을 말해주세요.
- 마지막으로 당신 자신을 위해서 노래를 불러본 게 언제였어요? 다른 사람에게 바치는 노래를 부른 건 언제가 마지막이었나요?
- 만약 90세까지 살 수 있는데 30세 때의 몸과 마음 둘 중 하나를 90세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뭘 선택할래요?
- 당신은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에 관해서 뭔가 남몰래 가지고 있는 예측 같은 게 있나요?
- 당신과 당신 파트너(상대방) 사이에 드러나는 공통점 세 가지만 대보세요.
- 당신 인생에 있어서 가장 감사하는 건 뭐예요?
- 당신이 키워진 방법 중에서 아무거나 바꿀 수 있다면 뭘 바꾸고 싶어요?
- 시간을 4분 드릴 테니 당신 파트너(상대방)에게 당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최대한 자세하게 해주세요.
- 현재 당신이 가진 능력이나 수준 중에서 하나가 향상된 상태로 내일 아침에 일어날 수 있다면 그게 뭐였으면 좋겠어요?
그럼 왜 이 질문들이 사랑을 끌어내는지 심리학적으로 분석해보자면… 평소 다른 사람에게 할 기회가 없었던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도, 평가받거나 추궁받는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중립적이고 개방적인 질문이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즉 질문에 서로 답하다 보면 다른 누구와도 공유하지 못했던 나의 내면을 공유하는 상대가 하나 생기는 거죠. 상대방 역시 나와 같은 수준의 공유를 하고요. 오랫동안 사귄 친구와 쌓아 올릴 수 있는 수준의 친밀감에 상응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셈입니다. 그 결과 사랑이 싹틀 수 있겠죠.
같이 이 이야기를 들은 제 선배는 “진작에 이걸 알았더라면” 하고 한탄했습니다만. 마치 이걸 몰라서 아직 싱글인 것처럼… 음… 안 될 사람은 안 되는 거라는…
원문 : 싸이코짱가의 쪽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