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그 속에는 별별 사람이 다 있다. 별별 사람이 다 많은 만큼 별별 속옷들도 다 있다. 놀라운 속옷의 세계로 오신 것을 환영한다.
1. 방귀 정화 팬티
주변에 혹시 방귀만 뀌었다 하면 화생방 경보가 터지는 사람이 있는가? 혹시 그 사람이 당신 본인인가? 그렇다면 방귀 정화 팬티가 필요할 것이다.
영국의 슈레디즈(Shreddies)라는 회사는 조어플렉스(Zorflex)라는 활성 탄소 섬유 재질이 포함된 속옷을 생산하는데, 이 조어플렉스라는 활성 탄소 섬유가 방귀 냄새를 효과적으로 흡수한다고 한다. 얼마나 효과적이냐고? 평균적으로 200회 정도의 방귀는 문제없이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2. 사슬갑옷 속옷
판타지물에서 나온 것 같은 속옷들. 실제로도 입을 수 있다. 자신 혹은 애인이 판타지 매니아라면 사슬갑옷 속옷을 입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단, 살이 찝히면 많이 아플 수 있으니 주의.
3. 화생방 브라
화생방 상황에 얼굴에 착용할 수 있는 방독면 브라도 있다. 착용 시에는 한쪽 컵은 제거하고 브라 끈을 방독면 기능을 하는 컵에 연결하여 쓰면 된다.
4. 과식 주의보 브라
사람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피질에서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코르티솔은 식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성 과식의 원인이 된다. 그에 따라, 과식 경보 브라는 컵 내부의 센서가 착용자의 심장 박동 및 피부 온도를 측정하여,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간다고 판단되면 스마트폰의 블루투스를 통해 “과식 주의보” 메시지를 보낸다.
5. 트위터 브라(…)
벗을 때마다 트윗을 날리는 브라도 있다. 참 잉여스럽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조금만 더 읽어보도록 하자. 이 브라의 후크에는 블루투스 송신기와 연결된 센서 기능이 있다. 후크가 풀리는 것이 감지될 때마다, @tweetingbra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이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연동된 트위터 계정에 자동적으로 “잊지 말고 유방 검사를 하세요, 여성 여러분(Don’t forget to check your breasts women) #tweetingbra.”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보낸다. 유방암 의식 향상의 달인 10월에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이다.
6. 남성용 가슴근육형 푸쉬업 브라
7. 식용 속옷
속옷을 먹어서 벗긴다는 아이디어부터가 흥분되지 않는가? 그래서 실제로 다양한 식품 성분으로 만든 팬티가 존재한다.
물론 침실 밖에서는 별로 실용적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착용 부위가 부위니만큼 실전에서 먹을지 말지는 당연히 먹을 사람의 선택에 맡기는 바이다.
8. 2인용 팬티
“펀디즈”(Fundies)라는 제품명의 이 팬티는 보시는 바와 같이 다리 들어갈 구멍이 4개인, 2인용 팬티이다. 2인용 팬티라는 것만 봐도 용도가 뻔하지 않은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9. 강력 살균 팬티
모나크(Monarch)라는 이름의 칠레 소재 회사는 구리가 들어간 속옷을 생산한다. 금속이 들어간다니까 굉장히 불편할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구리를 폴리아미드와 결합하여 만든 실로 짠 섬유로 만든 것이므로, 앞서 본 사슬갑옷 팬티 같은 건 전혀 아니다.
그 뿐만 아니라, 구리의 효과적신 살균 효과 덕분에 자연적으로 팬티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및 곰팡이류의 99%를 죽이고 그에 따른 악취 역시 예방할 수 있다. 그래도 주기적으로 빨래는 해주어야 한다.
번외편. 당신이 라쉬반을 입어야 하는 이유
이미 모두가 예상하셨다시피 라쉬반이 등장했다. 물론 라쉬반 속옷이 이런 속옷들과 비교될 정도로 독특한 속옷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분, 앞서 본 속옷들을 입고 싶은가? 공자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君子中庸, 小人反中庸.;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군자는 중용이고 소인은 중용에 반한다”
이는 눈에 튀는 속옷보다, 기본에 충실한 속옷이 더욱 좋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바로 라쉬반 속옷이 좋은 이유와 같다.
中庸其至矣乎!;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중용은 지극한 것이다!”
民鮮能久矣; 사람들은 능히 오래 행할 수 있는 자가 드물다.
이 역시 라쉬반의 위대함을 설파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용이야말로 침대에서 “오래 갈 수 있는” 속옷이 아니겠는가.
素隱行怪, 後世有述焉, 吾弗爲之矣;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숨은 것을 찾고 괴이한 것을 행하면 후세에 그것을 기록함이 있을 것이나, 나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
즉, 튀는 속옷도 좋지만 뒤돌아 생각하면 망측하다는 것이다. 결국 공자께서는 일찍이 좋은 속옷의 조건을 중용의 도로 설명하셨던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절찬리에 판매중인 라쉬반 뉴히트라는 제품을 보도록 하자. 고급 내복에 주로 사용되는 텐셀 재질로 만들었으며, 5부 길이의 기장으로 추위에 민감한 허벅지를 감싸주어, 핏감과 스타일을 살리면서도 체온 유지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우수한 기능을 뽐내면서도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이 제품을 공자께서 보셨다면, 실로 군자를 위한 속옷이라 이르시지 않았겠는가.